로아를 어느정도 한 사람은 아는 캐릭터 니아 족장의 모습이다.
원래 권력자의 승계에는 선대의 입김이 아주 중요한데 작 중에서 선대 족장은 갑자기 서거하게 된다. 그렇게 선대 족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니까 현 족장은 기반이 약할 수 밖에 없다. 선대가 아직 15살에 불과한 이 어린 족장에게 제대로 된 후계교육을 하지 못한 것은 현 족장에게 큰 과제로 남겨지게 된 것이다.
거기에 파푸니카에는 자경단이라는 무력집단이 존재하는데 그 규모가 부담스러운 조직이라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는 너무 비대해진 자경단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게임에서 나오는 자경단규모가 과연 단순히 "자경단"라고 정의내릴 정도의 규모가 아님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니아 족장은 이 무력집단의 조정이 필요불가결이었다는건 분명한 사실.
더욱이 게임상에서도 선대 족장 운운하면서 현 니아 족장을 비꼬는 인물들이 많은 것을 보아 누가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 아닌지를 구별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래서 이 어리고도 영악한 족장은 한 가지 계책을 짜내게 된다. 실제 고대 중국 초장왕의 삼년불비우불명이나 흥선대원군의 일화처럼 일부러 무능한척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끝임없이 노력한다는 제스쳐를 취함으로써 선량하면서도 우직한 몇몇의 인물(하리야나 나기, 자하라, 샤나 등)을 발굴하는 신묘한 계책을 부린다.
때마침 악마가 쳐들어오자 니아 족장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자경단이라는 무력을 적절히 청소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자경단 청소를 하면서도 걱정하는 발언을 통해 자신의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악마의 탓으로 여론전을 시도하는 것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본의아니게 니아족장을 도와 자경단을 처단하는 '청소부'가 된다.
물론 니아 족장마저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지긴 했다.
니아족에게 가장 중요한 조화의 씨앗이 손상된 것. 이 조화의 씨앗은 파푸니카에 살아가는 니아족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국보 중의 국보이다.
하지만 거물 정치인의 새싹답게 플레이어가 외부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니아는
"조금"이라는 어휘를 써서 위기를 무마시키고 더 큰 위협(신수)이 급하다는 것을 알려 플레이어의 의식을 씨앗->신수로 돌려버린다.
...외부인인 플레이어는 조화의 씨앗이 정말로 무사한지 아닌지 모른다. 그저 15살 소녀의 말을 믿고 신수를 쫓아갈 뿐.
나중에 신수는 니아가 노을의 노래를 불러 안정시키고 족장은 그렇게 파푸니카의 혼란을 잠재운다.
그런데 이 장면은 다시 한 번 보면 의미심장하다.
1. 사람들이 몰려있는 축제시기의 파푸니카 마을에서
2. 전승에서나 나오던 파푸니카의 수호수 알비온이 나타나고
3. 거기서 초대 족장이 그랬던 것 처럼 노을의 노래를 불러 모든 사태를 해결한다?
이런 최적의 상황에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무능한 족장'이라 여기지 않고 '초대 족장의 재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거 하나면 부족한 입지따위는 메우고도 남는 것이다.
이렇게 짜놓은 듯한 빌드업에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축제를 재개하여 모든 사태가 끝났다는 선언을 대신하는데 눈 앞의 성과에 통찰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그 결정에 그대로 따르기만 했을뿐 죽은 자경단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없다. 즉 신수 알비온과 함께하는 파푸니카 축제라는 거대한 사건이 자경단의 죽음을 묻어버린 것이다.
자경단장 리루는 무력은 출중할지언정 정치적 판단력은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다. 자기조차 니아 족장의 계책에 휘말린 것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그저 책임감 넘치는 이 자경단장은 자경단의 공백이 강한 이럴 때일수록 자기가 마을을 잘 방비해야 한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니아족장은
1. 자신의 부족한 입지확보.
2. 구세력의 정리.
3. 몇몇의 충직한 인물들을 포섭.
4. 신수의 확보(이건 어부지리).
5. 자신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인물들 색출.
이라는 성과를 모두 거머쥐었다. 이렇게 무서운 행보는 악마 카마인마저도 혀를 내두를 것이다...
니아의 눈물에 속지마라. 이 눈물은 조선 영조의 눈물만큼이나 계산된 것이다. 15살의 머리라고는 생각하기도 힘든 책략을 짜내는 것을 보면 조조의 할아버지 조등만큼의 판단력을 가진 괴...그만둬! 나는 진실을 쓸 ㅃ
족장님의 업무를 방해하지마십시오
아앗.... 파풋닙마을이 아니라 정치의 신의 손에 놀아난건가
알비온님 당신이 옳았습니다. 파푸니카는 망하는게 맞아요.
Na?! 2022/02/14 17:43
아앗.... 파풋닙마을이 아니라 정치의 신의 손에 놀아난건가
죄수번호279935495 2022/02/14 17:43
화백
칼리제 2022/02/14 17:43
족장님의 업무를 방해하지마십시오
와사미의 여자 2022/02/14 17:43
알비온님 당신이 옳았습니다. 파푸니카는 망하는게 맞아요.
대마법사지향중 2022/02/14 17:44
그리고 이 글을 쓴 작성자는 파푸니카 해안가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에르키스 2022/02/14 17:48
축제 열기전에 죽은 자경단 추모하는 작은 행사하나 열고나서 축제를 열었으면 감정선이 나름 매끄러웠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너무 컸어.
바로 앞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경단 둘다 사망하는 퀘스트 클리어했는데, 갑자기 축제라니...
수정탑 2022/02/14 17:48
사슴 울음소리 들리면 도망치시오
중복말복소복 2022/02/14 17:53
와 .. 혹시 광기군단 소속 기자 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