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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mm 에 대한 소고小考
05~06년으로 기억합니다.
캐논 5D 와 85mm F 1.2, 이른바 만두라고 불리우는 렌즈로 한창 사진을 찍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렌즈를 영입하기 전에는 렌즈가 갖고 있는 광학적 특성이 단순하게 해상력과 디스토션,
그리고 색수차의 억제 등 말 그대로 하드웨어가 갖는 측정 가능한 수치가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만두(초기 모델)와 135L 을 영입하여 RAW 로 촬영한 원본을 두고 보았을 때
하나의 렌즈는 단순한 하드웨어적 특성 외에 고유한 발색값을 갖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한참 위의 선배들이 라이카 현행 렌즈가 아닌 구형 렌즈를 비싼 값을 지불하며
흑백용으로 사용할 때 속으로 혀를 끌끌차던 저의 모습이 회상되며 한참을 부끄러워 했습니다.
당시 만두의 발색은 투명함을 넘어 색을 투영한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가 보는 색, 결국 우리가 담아야 할 색은 무채색의 농도 위에 색상과 채도가 입혀진 것인데
그 색상의 입자를 뿌려준다고 하면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느꼈습니다.
보케의 아름다움과 투명한 발색이 그야말로 캐논을 대표하는 인물렌즈, 캐논의 발색을 상징했지요.
그래서 85MM 1.8 과 1.2 는 단순하게 한 스톱 차이일 뿐인데 2~3배를 주고 사야하느냐고 묻는다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렌즈입니다.
최근 사진 보정 프로그램들의 우수한 발전으로 말미암아 사진가들의 색에 대한 커버리지가
굉장한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색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즈가 기본적으로 뿌려주는 발색이 있습니다.
공기를 담는다고 하면 조금 간지러울까요.
소니의 85mm 1.4 를 몇 번 만져보았을 때 만두의 그것처럼 투명한 발색은 분명 아니었으나
그렇게 좋은 광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표현력으로 담아주는 것에 굉장히 마음이 동하였습니다.
물론 그것은 오로지 렌즈만의 역량은 아니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a7r2 의 놀라운 해상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가능한 것임은 증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이키와 파스텔의 색감도,
해 질 녘의 높은 대비와 끈적한 공기, 그리고 색온도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85mm 가 갖는 장점은
인물사진에서 어떻게 찍어야 할 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저처럼 와이프를 주로 찍는 경우 두 가지만 살펴보면 됩니다.
ㄱ. 빛이 사광에서 들어오는가,
ㄴ. 뒷 배경의 컬러가 어떠한가.
자연스럽게 흐려지는 보케의 아름다움은 우리들이 와이프를 어떻게 이쁘게 찍어줘야 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거리를 상쇄시켜 줍니다. 또 85mm 1.4 렌즈를 구매하기에도 용이한 경우의 수를 제공해줍니다.
준망원의 밝은 렌즈를 쓸 때는 항상 코사인 오차 때문에 핀트 나가는 일이 잦았습니다.
물론 제가 5D 이 후에 사진 생활을 하지 않아 지난 수 년간 최신의 카메라가 얼마나 핀트를 잘 맞추는 지에 대한
기기적 발전을 알지 못하기에 촌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A7R2 와 85MM 를 조합하여 제가 촬영하는 매커니즘은,
ㄱ. A 모드에서 스팟측광하여 해당 측광 부위의 존시스템을 뇌피셜로 계산, 노출보정을 한 후 노출 고정,
ㄴ. 가장 작은 영역의 초점 구간으로 원하는 영역을 포커싱 후 반셔터 상태로 구도를 맞춘다.
입니다.
저는 초점 구간을 이동하는 기능을 나름 숙지하였지만 습관의 무서움으로 계속 중앙에만 두고 촬영을 합니다.
따라서 AF -> 반셔터 상태로 구도를 잡는 과정에서 카메라의 상하이동이 일어나니까 코사인 오차가
나야 정상인데 집에와서 핀트를 확인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핀트가 훌륭합니다.
이는 최대개방으로 두고도 마음대로 촬영하여도 핀트가 나갈 염려를 적게 해도 된다는 뜻이기에
오직 피사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입니다. 왜 코사인오차가 적게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85MM 1.4 꼭 한번 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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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담아갑니다.
85mm가 인물렌즈에 좋은 이유는 80mm구간부터 인물의
왜곡이 거의 없다는 점이죠.
35mm나 50mm이도 좋지만 미세한 인물왜곡이 나타나게 됩니다.
85mm는 전신샷 담기도 좋고 참 좋은 렌즈입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85mm 로 하여금
포트레이트 렌즈로 손꼽는 주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 외 몇 가지를 제가 사용하며 느낀 것으로 유추해보면
ㄱ. 대화가 가능한 범위에서 얼굴 클로즈업 시 왜곡없이 실내 촬영이 가능
ㄴ. 준망원으로 자주 사용되는 135mm 에 비해 비교적 근거리에서
촬영이 가능하고 밝은 조리개값에서 오는 구경의 크기와 렌즈의 무게를
고려하였을 때 135 보다는 85가 유리, 마찬가지로 피사계심도에서 부드러운
보케를 유도하여 배경을 지우기가 낫다
ㄷ. 85가 스탠다드가 되니 서로 경쟁적으로 85를 만드니 135나 200 보다는 렌즈의
구성에서 한결 여유롭다.
팔오금 참 좋은렌즈이지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요즘 '가성비' 많이들 얘기하시지요.
얼마전 출시한 85.8도 사이즈도 작고 충분히 좋은 렌즈이구요
가격도 착하고 실제로 좋은 화질을 가지고 있는 55.8도 가격대비 참 좋죠.
하지만 결과물에 있어 타협하지 않는분들이라면
두배를 더 넘는 가격을 더 지불하시고라도 85.4gm이나 fe50.4
가 써보니 더 좋더라구요
수치나 무게를 제외하고 말로 무언가 표현할수 없는
위에서 표현하신 '공기를 담는다' 라는 부분에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글 잘 읽고 많은 생각과 공감을 하고 갑니다.
어느 렌즈가 담아내는 특유의 느낌.. 공기를 담는다는 말씀이 참 좋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