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사 관두게 된 계기

전에다니던 회사 관둔게 바로 윗선임 한놈이 존나 지랄같아서 관둔거였는데, 사실 그 망할인간이 좀 지랄맞긴 했어도 회사 관둘생각까지는 없었음.

맨날 뒤에서 욕만하고 뭐같다 푸념만 했지 이직을 어떻게 간봐야하는지도 잘 몰랐고 나갈 용기도 없었거든.

근데 내 밑에 후임하나가 있었음. 걔랑 나랑 차이는 얼마 안나서 사실상 둘이 막내였는데 신입이 한명 더 들어오게 되는 일이 있었음.

그 신입이 좀 어리버리하긴 했는데 나름 열심히 했음. 근데 입사한지 일주일만에 일이 터짐.

방금 말한 그 윗선임이 걔를 붙잡고 존나 갈군거임. 근데 그러다 나온말이 너희 어머니 김밥말아판다며? 너 하는꼴보니 앞으로 30년은 더 말아야겠다. 라고 한거임.

회식때 어머니랑 아버지가 같이 김밥천국 하고있다고 했었거든. 그말듣더니 얘가 빡쳐서 그대로 책상가서 자기 물건 챙기더니

바로 과장한테 가서 부모욕 듣고 참으면 자식된 도리가 아닌거아니냐며 관두겠다고 하고 나가버림.

그렇게 한참 다들 벙쪄있는데 과장이 그 선임 따로 부름. 난 밖에있어서 모르지만 당연히 과장이 존나 지랄했겠지.

어쨌든 신입이 나갔으니 한명을 더 뽑았는데 이번엔 좀 똘똘한 놈이었음.

이 선임새키는 당연히 제버릇 누구 안주고 며칠 안가서 건수 잡히니까 존나 갈궜는데 이 신입은 가만히 듣고만 있더니 다음날 과장에게 문자로 통보하고 관둠.

사무실로 자기물건 가지러오지도 않더라. 알아서 버려달라고 쿨하게 문자옴.

당연히 또 과장은 얘를 갈궜는데 이새키가 신입들 건드리다가 하도 갈굼당하니까 이제 신입은 안건드림

또 사원 한명 입사했는데 이젠 나랑 내 후임에게 지랄하는거임. 근데 나와 같이 백년만년 참고 지낼것 같던 놈이 갑자기

아 X발! 나도 관둔다! 관둬! 네가 이러니까 다들 관두지! 하고는 과장한테 달려감.

과장이 존나 설득했는데 이놈도 나가버림. 신입들 패기있게 나가는거보고 용기가 생긴거같은데 과장이 나와서 그 선임에게 너때문에 이게 몇명째냐며 한번만 더 이러면 너도 나가라고 함.

그러고 그날은 퇴근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제 이새키가 나를 붙잡고 지랄할거같은 생각이 들더라

아 앞으로 어쩌지 하며 고민좀 하다보니 나도 좀 용기가 생겨서 에라모르겠다 하고 껀수생기면 바로 나가야지 하고 출근함.

아니나 다를까 출근하자마자 지가 했어야 할 일 미뤄놨다가 나한테 왜 안했냐고 지랄하더라. 그전엔 참았는데 나도 바로 과장실가서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저 나갑니다. 하고 나와버림.

나중에 그 선임에게 전화왔었는데 그냥 쌩깜. 그렇게 몇번 쌩까니까 문자가 왔는데 미안하니까 다시 출근하라고 하더라.

과장에게 뭔 소릴 들었는지는 몰라도 정말로 나한테 미안해서 그럴인간이 전혀 아니라는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흔들리지도 않았음.

고향내려갑니다. 한마디 답장했더니 다시는 연락없더라.

그 이후로 고향내려와 쉬다가 지금은 쿠팡지게차 나가는데 몸은 좀 힘들어도 그 인간 밑에서 고생할때보다 훨씬 만족함.

그때 걔네들 아니었으면 뛰쳐나올 용기도 없었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약간 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