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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을 위한 작품 분석 : 원피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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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기획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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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품 분석 및 활용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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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편 연재 스토리를 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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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품의 재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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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캐릭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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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플롯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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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플롯 심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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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작가의 마음가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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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작품 분석 - 신세기 에반게리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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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작품 분석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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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작품 분석 - 블리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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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육다니 씹다니 하지만 명실상부 현세기 일본만화 탑을 꼽으라면 '원피스'라는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무려 100권이 넘어가는 권수에, 권당부수만 100만 부를 넘어 200만 부에 육박하는 만화인데, 어떻게 원피스가 탑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단순히 만화책 판매량 뿐만이 아니라, 굿즈와 같은 IP사업에서도 원피스는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나루토, 블리치보다는 압도적인 성적인데, 오늘은 이 '원피스'라는 작품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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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라는 제목에는 다양한 추측이 있다. 루피가 여정을 떠난 결과, 벽이 사라진 자유로운 한 바다(One Piece)가 될 거라는 추측 등등...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추측은 뒤로 제쳐두고, '원피스'라는 작품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작중 등장하는 원피스는 보물의 일종이다. 독자들와 주인공, 그리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 못하는 보물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피스에 대해 아는 것은 딱 하나이다.

 

'원피스를 찾는 자는 이 세상의 전부를 얻을 것이다.'

 

작중 최고의 떡밥인 골드 로저의 대사다.

이 세계의 전부?

사람들은 로저의 보물을 찾기 위해 여정을 시작하고

루피는 그런 세상 속에서 해적왕이 되려는 캐릭터이다.

독자들이 단번에 알아낼 수 있는 작품의 개성.

즉, '원피스'라는 작품의 로그라인은 이러하다.

 

'망망대해를 떠도는 루피 일행의 유쾌한 액션활극!'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루피 일행은 바다를 여행하며,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루피 일행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간다.

지극히 단순한 구조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로그라인만으로는 단순한 이야기밖에 쓸 수 없다.

주인공이 여행하는 이야기 자체로는 독자들의 흥미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100권이 넘는 원피스를 아직도 읽는 걸까?

그 사실을 알기 위해 우리는 원피스를 더욱 깊게 파고 들어야 한다.

 

2.

원피스의 서사 구조는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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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건 몇 년 전, 우스개소리로 돌아다니던 짤방이다.

나루토는 계속해서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곁가지가 많다.

루즈해질 수도 있으나, 이건 왕도적인 서사 방식이다.

블리치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원피스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확장해나간다.

그럼 한 번 생각해보자.

서사란 무엇인가.

서사란 스토리인가?

그렇다면 서사의 진행은 나루토처럼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 정석이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서사라는 것은 꼭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야 하는 걸까?

그에 대한 좋은 예시가 바로 '원피스'라는 작품이다.

원피스는 '원피스'라는 거대한 비밀을 풀어가는 대서사극임과 동시에 도라에몽과 같은 옴니버스 형식을 띄고 있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원피스의 에피소드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알리바스타편', '하늘섬편', '워터세븐편', '임펠타운편' 등등...

물론 다른 만화도 에피소드를 구분할 수 있지만, 원피스는 유독 철저하게 이 에피소드들을 구분 가능하다.

게다가 이 에피소드에 들어간 기승전결 또한 구분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은가?

나루토는 한 사건이 다음 사건에 영향을 주고, 그 사건은 또 다음 사건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원피스는 그러한 경향이 적다.

알리바스타 이야기는 알리바스타에서 대부분 끝난다.

하늘섬 이야기도 하늘섬에서 대부분 끝나고.

그냥 생각날 때 그 에피소드 시작 권을 뽑아서 에피소드 종결 권까지 읽으면, 그냥 재밌다.

그러한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원피스는 몰아보면 재밌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원피스의 에피소드는 옴니버스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작과 끝을 단번에 읽으면, 더더욱 재밌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순히 이뿐이라면, 원피스는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옴니버스는 뛰어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구조다.

도라에몽의 작가인 후지코 작가급이 아니면, 독자들을 밑도 끝도 없이 작품 속에 몰입시킬 수 없다.

그래서 오다 작가는 새로운 구조를 도입한다.

그것이 바로 '원피스'라는 비밀에 관련된 서사이다.

고대 병기, 포네그리프, 고대 왕국, 조이보이와 같은 작중 중요 떡밥들...

우리는 옴니버스라는 아이디어와 함께 원피스와 관련된 서사를 통해, 이 작품에 계속해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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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피스'의 구조)

 

나는 이러한 구도를 보고 굉장히 기겁했다.

옴니버스 한 편을 쓰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하지만 재밌는 옴니버스를 계속해서 써내는 건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다.

정말 작가의 손끝으로 진행되는 진검 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오다 작가는 그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러버린 것이다....!

게다가 오다 작가는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피스라는 작중 핵심 떡밥을 계속해서 흥미롭게 풀어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옴니버스 구조를 이용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동시에, '원피스'라는 핵심 서사를 풀어낸다고?

이건 정말 작가가 천재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옴니버스 구조의 장점과 서사 구조의 장점을 모두 취합한 작품을 만들어내다니...

하지만 이로 인해 원피스는 100권이 넘어가는 초장편 작품이 되었고, 수많은 정보로 인해 루즈해진 감이 있으니 무조건 장점이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3.

우리는 원피스라는 작품의 구조가 얼마나 독특하게 구성됐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그것이 원피스를 '좋은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사실까지.

하지만 '좋은 작품'과 '성공한 작품'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좋은 작품은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은 상상 이상으로 드물다.

그런 상황 속에서, 원피스는 '좋은 작품'임과 동시에 '성공한 작품'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가 원피스 속 '캐릭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옴니버스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옴니버스 구조의 대표적 작품은 역시 도라에몽이다.

진구, 도라에몽, 이슬이, 퉁퉁이, 비실이, 이 다섯 명이 주연이 되는 옴니버스 이야기이다.

다른 여러 캐릭터도 나오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 건 이 다섯 명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옴니버스의 핵심은 '캐릭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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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캐릭터 다섯)

 

다른 옴니버스 작품도 생각해보자.

카우보이 비밥? 톰과 제리? 뽀로로? 짱구는 못말려?

성공한 옴니버스 작품에는 그에 걸맞는 캐릭터가 존재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원피스에는 그러한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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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매력을 가진 밀짚모자 일당)

 

원피스라는 작품이 가진 크나큰 매력은 바로, '옴니버스 이야기에서 활약하는 밀짚모자 일당'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따로 봐도 매력적이지만, 도라에몽처럼 뭉쳐 있을 때야 말로 가장 빛이 나는 캐릭터들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도라에몽과 그 친구들에 흥미를 갖는 것처럼, 우리는 밀짚모자 일당에 흥미를 갖게 된다.

이건 동시기 연재된 나루토나 블리치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소년점프의 기라성 같은 만화인 '드래곤볼'만이 해낸 일이다.

그렇다면 '나도 이런 캐릭터를 만들면 성공하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지망생이 있을 것이다.

맞다.

이런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는 에피소드부터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

즉, 이러한 방식은 옴니버스 구조를 다룰 수 있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 가능한 일이다.

거기에 캐릭터 디자인 역시 곁들어져야 할 테고.

그러한 상업적 성과로 봤을 때, 원피스라는 작품은 그야말로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원피스는 성공한 작품이다.

그리고 모든 성공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오다 에이이치로 작가는 최근 육다, 씹다라는 조롱 섞인 멸칭으로 불린다.

확실히 전성기에 비하면, 폼이 떨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리 폼이 떨어져도 그래도 원피스는 원피스다.

오다 에이이치로라는 이야기꾼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건 정말... 천재라는 말도 부족한 재능이다.

앞으로 원피스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전개를 봤을때, 에피소드 2, 3개 이내로 끝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중이다.

(그래도 권수로 30권이 넘겠지만...)

작가가 완결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재를 하는 만큼, 나를 포함한 모든 독자는 그 끝을 기대하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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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1. 원피스 서사 구조는 옴니버스 구조를 취한 대서사시이다.

2. 옴니버스 구조 덕분에 원피스는 '밀짚모자 일당'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3. 이것들은 어렵다. 정말 어렵다.

 

* 질문이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로 받고 있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 세븐즈 세븐 2021/08/31 17:01

    작가지망생인데 굉장히 도움되는 글인듯 한번 찬찬히 정독해보겠슴다

  • 지나가는작가A 2021/08/31 17:02

    오다라는 이름의 괴물....

  • 죄수-8606656365 2021/08/31 17:02

    4억 9천만부 찍었다던데 미친거같아요...
    최소 상업작품이란 측면에서만큼은 정말 터무니 없는 작품인듯


  • 유우타군
    2021/08/31 17:00

    씹다니 뭐니 해도 20년 넘은 만화가 아직도 앙케이트 5위권 안에 드는건 대단한 일이죠

    (sZ7Uzp)


  • 지나가는작가A
    2021/08/31 17:02

    오다라는 이름의 괴물....

    (sZ7Uzp)


  • 세븐즈 세븐
    2021/08/31 17:01

    작가지망생인데 굉장히 도움되는 글인듯 한번 찬찬히 정독해보겠슴다

    (sZ7Uzp)


  • 죄수-8606656365
    2021/08/31 17:02

    4억 9천만부 찍었다던데 미친거같아요...
    최소 상업작품이란 측면에서만큼은 정말 터무니 없는 작품인듯

    (sZ7Uzp)


  • 국산고릴라
    2021/08/31 17:03

    모험물에 로드 무비 같은 방식의 서사구조는 의외로 단순한데도 개 빡쌘 이유가 세계관에 맞는 그 지방 특유의 느낌의 설정을 어색하지 않게 짜는데 있는거 같음, 기존 인물들의 특성은 유지하되 새롭고 입체적인 인물들이 주인공들이랑 재밌게 대치하는 설정에 대한 빡쌤이 모험물 연재할때 가장 큰 골칫거리 같음
    육다 칠다 거리지만, 오다는 20년 넘게 그짓을 계속 해왔고

    (sZ7Uzp)


  • 지나가는작가A
    2021/08/31 17:05

    진짜 작가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진검 승부인데, 오다는 그걸 계속한다는 게 진짜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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