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시점이
보다 정확히 세상 사는 이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가 노태우가 대선에 당선되던 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구로구청앞 구로중학교에 다니던 당시
노태우 대선 투표함 부정사건으로 많은 대학생들이 구로구청을 점거하고 시위를 하였으며
다니던 중학교는 휴교를 할정도로 매일 매일 하교시에는 최루탄 안개속을 헤치며 이게 뭔 난리인가 싶었죠.
당시 학생을 인간으로 대접해주시던 선생님들을 만났으나 그분들은 전부 전교조 주홍글씨를 받고 교단에 오래 계시지를 못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한겨례신문이 창간하여 뭣도 모르던 고딩이 매일 한겨례 사설을 탐독하며 사회의 부조리와 이땅의 기생충과 위법자들이 누구인지 알아가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에 진학하였을때,
그때는 문민정부가 들어서서 대학에서 시위나 이념운동은 서서히 사라지던 때였습니다.
'이번 주말에 전경들하고 한판 붙는다니까 편한옷 입고 학교로 나와라' 하면 전경들과 족구시합이나 하던 전후의 화해 시대였죠.
그리고 IMF 시대에 졸업을 하고 취업난을 겪었지만
그 힘들었다던 시기에도 지금의 취업 상황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성세대로서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좀더 나은 세상은 커녕 더 살기힘든 세상을 만들어온 세대이니.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제가 경험하고 공부하고 배워가면서 느낀것이 몇가지가 있는데
첫째, 구새누리당은 그 태생부터 현재의 작태까지 나라를 말아먹어온 기득권 집단일뿐 우리나라를 전진시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둘째, 구민주당은 2등에 만족하며 새누리당이 나라를 말아먹거나 말거나 지 금빼지만 담보되면 간이고 쓸개고 내놓는 집단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셋째, 현정의당은 구 통진당보다는 좀 유연하지만, 이미 그쪽 인사들이 많이 흡수되었고, 심후보도 그렇지만,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진보라는 이유만으로 상수의 지지를 날로 먹고 살아가는게 모토인 진보 엘리트주의자들입니다.
저는 위 셋 모두를 증오해왔습니다.
그 안에서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나라를 전진시켜주었지만
저 틀 안에서는 후퇴하기가 쉽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선이외의 선거에서는
덜 싫은 사람을 뽑아야 하는 어려움도 겪었지요.
이명박이 싫어 어쩔수없이 정동영을 찍어야 했던것 처럼요.
그랬던 저에게
올해는 반평생 정치권 삽질을 보던와중에 가장 행복했던 해였습니다.
제가 증오했던 민주당을 그분이 확 바꿔놓으셨으니까요.
물론 영원히 바뀐건 아닙니다.
겉으로만 바뀌었을수도 있습니다.
권력이란 사람을 참 우둔하게도 악하게도 만듭니다.
하여간,
대한민국의 공당이 이처럼 명쾌하고 건전하게 운영되는 것을 저는 처음 봅니다.
이것 만으로도 제가 문후보를 지지하는 이유가 됩니다.
후보는 이미지나 선호도나 인기로 고르는게 아니다
그 후보의 정책을 보고 객관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라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큰것 한가지를 놓치고 있는데
그 정책을 달성할 의지나 능력이 있느냐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대선때 박그네의 정책이나 공약이 문제였을까요?
그전에 이명박은 어땠을까요?
그들이 모두 공약을 지켰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이 되었을겁니다.
선거가 되면 후보들의 정책은 큰 줄기가 비슷해질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대에 결핍된 것들을 채워주겠다는 선언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박그네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통진당으로 빙의하여 온갖 복지정책을 내놓았던거죠.
제대로 지킨건 없고 서민증세를 위해 담배값으로 삥을 뜯는 짓이나 했던걸 잊으면 안됩니다.
정책 자체는 참고가 될뿐 그 후보가 살아온 삶을 보아야 합니다.
리더는 정의를 지킬 의지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상황을 직시할수 있는 총명함과 혜안과 역사의식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문후보님이 신도 아니고 당선된다고 해서 이나라의 문제들을 다 해결할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정상적인 나라로 만들도록 첫걸음을 내딛을수는 있습니다.
저에게 그거면 문후보님께 한표를 드릴 이유는 충분합니다.
https://cohabe.com/sisa/21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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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금의 더민주와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만일 지금 이 시기라는 시간과 대한민국 이라는 이 공간에 그가 없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저와 동시대를 사시네요.그래서인지 행간의 마음마저 읽힙니다
저도 민주당 개혁 그것 하나만으로도 문후보님을 믿고 지지합니다 .
김병기 의원님 말대로 사람이 좋으면 됐어요. 정말.
좋은글
문재인이 있어서 그 주변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모이는것 같아서 정말 좋습니다~
공감백배입니다
그 정책을 달성할 의지나 능력이 있느냐가 전제가 되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크..... 이 부분에서 크게 공감합니다. 귀감이 됩니다
이런 진지한 고민으로 미안해해주시는 선배님들 덕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부디 제 후배들은 저보다 나은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의 선거이기를 바랍니다
저랑 거의 비슷한 나이인가봅니다.
마지막 학력고사, 김영삼 취임과 대학생활 함께 시작, 그리고 느껴온 것의 순서와 내용이 거의 비슷하네요 ㅎㅎ
같은 뜻을가진 [동지]님. 반갑습니다!!!
저도 같은 연배 입니다만
우리 이후의 세대에도 지금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계승발전
될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우리시대에만 반짝하고 말면 안될텐데..
대충 91이나 92 학번 형님되실 것 같네요. 많은 부분 공감하고 같은 시대를 함께 한 사람으로서 공감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100프로 공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