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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량특집, 스압) 호텔에서 일하면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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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좀 큰 규모의 온천호텔의 프론트에서 일한지 몇년 됐는데 

 

베스트에 올라온 놀이공원 괴담 썰 보고 날도 요새 더우니 서늘해지라고 

 

나랑 회사 동료들이 실제로 겪은 썰 몇개 풀음

 

딱히 유머는 아니고 실제 체험담이라서 일단 자작탭에 올려봄

 

 

 

 


1.  존재하지 않는 손님한테서 걸려온 전화

 

 

 

동료와 파견직원이 어느 겨울 밤에 겪은 이야기.

 

우리 호텔은 야간 경비원이 출근하기 전까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프론트 직원이 오전출근 오후출근 쉬프트를 짜서 자리를 지킴

 

내가 일하는 지역은 성수기가 4월~11월 인지라 겨울같은 비수기나 손님이 많지 않아 바쁘지 않은 날에는 따로 전화받고 물건 가져다주는 담당이 출근 안해서 

 

손님한테 전화오면 프론트에서 전화를 받고 용건을 처리하거나 원하는 물건을 갖다주거나 해야함

 

 

 

마침 그 날은 유독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1월의 겨울밤이었지

 

주변에 손님도 없어서 한가하게 프론트에서 잡담이나 하고 있던 동료와 파견직원은 프론트로 걸려온 내선전화를 받게 됨

 

전화는 파견 직원이 받았는데, 왠 할머니의 목소리가 "여기 수건 한장만 가져다 주쇼" 라는 말만 하고 전화가 바로 끊겼음

 

그런데 전화기에 찍힌 번호는 높은 층에 있는 특실의 번호였지만 그 날은 분명 특실층에는 아무도 묵지 않았었지

 

이게 뭐지, 싶었던 파견 직원은 동료에게 특실에서 이런 전화 왔다고 전하자, 동료 직원은 웃으며, 

 

"여기 가끔 전화선이 합선이 나서 윗층에 있는 온천에서 전화를 걸면 특실의 실내번호로 나온다"

 

라고 말했고 파견 직원에게 수건을 들려 온천으로 향하게 했지

 

 

 

그러나 잠시 후 파견 직원은 그대로 수건을 들고 돌아오더니

 

"온천 안에서부터 대합실까지 샅샅히 살펴봤는데 할머니는 커녕 아무도 없었다"

 

라며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음

 

둘이서 이게 뭔 일인가 싶어 고민하던 와중에 또 다시 할머니한테 전화가 걸려왔어

 

"지금 여기서 20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아직도 수건 안가지고 오는거요?"

 

라고 말하고는 또 다시 전화가 끊겼지

 

아니나 다를까 전화기에 표기된 전화번호는 역시 특실 번호였음

 

근데 분명히 특실층에는 아무도 묵고 있지 않고 방 열쇠도 모두 카운터에 있었음

 

게다가 절전 한답시고 특실층 복도 불도 다 끈 상태였지

 

조금 무서워진 동료는 일단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며 온천으로 향했지만 역시 소득 없이 돌아왔음

 

먼저 퇴근한 상사한테 전화해서 보고를 하니 "다음번에 다시 전화가 오면 어디 있는지 물어보자" 라길래 기다렸지만

 

결국 그 이후로 그 할머니한테서는 다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는 그런 이야기.

 

 

 

 

 

2.  벽 안에서 소리가 들려요

 

 

 

이건 내가 작년에 겪은 이야기.

 

다른 호텔들도 다 있겠지만 우리 호텔에는 통칭 '승무원실' 이라는 객실이 있음

 

단체 손님의 운전수나 승무원, 간사들이 주로 묵는 방으로, 일을 위해 묵는 방인지라 1인실에 좁고 낡고 창문 밖 경치도 나쁜 그런 방이지

 

방 수도 고작 10실 정도로 적지만 단체 손님이 없는 경우 일반 손님도 엄청 싼 값에 받는 그런 방이었음


때는 작년 가을로, 한창 GOTO 트래블 캠페인으로 미치도록 바빴던 시기였음

 

국가에서 여행경비의 5할을 지원해준다니 평소에는 이쪽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들까지 다 묵으러 왔는데 

 

특히 이 시즌의 승무원실은 절반 지원받고 하면 4성급 호텔을 고작 실가 4만원에 묵을 수 있어서 꽤나 인기가 많았지

 

 

 

그러던 어느 날 승무원실에 체크인 한 남성 손님이 세 시간쯤 후인 오후 6시경에 프론트에 전화를 해서 

 

"침대와 맞닿은 벽에서 주기적으로 아기 우는 소리와 쿵쿵 소리가 들려 쉬지를 못하겠다" 라고 클레임을 걸어왔음

 

마침 체크인 러쉬도 어느정도 완화된지라 내가 직접 그 손님방에 찾아가 확인을 했는데 벽에선 아무 소리도 안들렸음

 

마음 같으면 방을 바꿔주고 싶지만 말 그대로 모든 객실이 꽉 차서 방도 못바꿔주는 상황

 

일단 예의상 사죄를 하고 다음에 또 소리가 나면 전화를 달라고 설명하고 프론트로 돌아왔음

 

10분 후에 바로 다시 전화가 걸려와서 도저히 못참겠다며 히스테릭하게 짜증내는 손님

 

"나는 지금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갈테니 당신네들이 들어와서 원인을 찾지 못하면 알아서 해" 라는 태도에 할 수 없이

 

원래 손님이 부재중엔 방에 들어가면 안되지만 시설수리직원이 마스터키 까지 가져와서 다시 확인해봤음 

 

역시 아무것도 안들림

 

시설직원이 내게 이 층에 가족단위의 손님이 묵고 있냐고 물었는데 다른 층에는 있지만 이 층엔 또 없고

 

이 벽 안에는 다른 층과 연결된 파이프도 없는데다 애초에 호텔 바닥과 벽이 두꺼우니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아닐 거라고 하더라

 

 

 

결국엔 뭘 할수도 없이 돌아왔는데 두시간 뒤, 그 손님이 굳은 얼굴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프론트에 와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방 열쇠와 숙박비를 말 그대로 나한테 내던지고 나감

 

돈이야 나중에 확인해보니 원래 받아야 할 금액 딱 맞아떨어져서 금전적인 트러블은 없었지만 뭐라 말을 걸기도 전에 던져놓고 나가니 프론트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음

 

손님이 체크인 카드에 써놓은 전화번호로 전화 해도 안받고 사무실 안에 있던 상사한테도 자초지종 설명하니 괴상한 얼굴로 일단 알았다고만 함

 

역사가 수십년된 꽤 오래된 호텔임에도 그 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건 처음이라는 동료 말에 

 

대체 그 아기 우는 소리와 쿵쿵거리는 소리란게 뭐였을까, 하고 끝났던 그런 이야기.

 

 

 

 

 

3.  장기 투숙객을 안받게 된 이유

 

 

 

이건 내가 이 호텔 오기 전에 동료가 겪었던 이야기

 

예전엔 우리 호텔도 장기투숙을 받았었는데 내가 입사하기 꽤 오래 전 부터 개인적인 장기 투숙객은 받지 않되 

 

일 때문에 5박 이상을 하는 손님은 무조건 5박째에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다시 해야한다는 규칙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런 규칙이 왜 생겼는지 문득 궁금해진 나는 여기서 오랫동안 일한 상사에게 물으니 대답은 참 심플하게 "자.살" 이라더라

 

 

 

구체적인 연도는 못들었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전에, 내 상사가 아직 일개 사원일때 무려 35박의 초 장기 투숙객이 들어옴

 

체크인 한 그 손님은 휠체어에 타고 있었고 체크인을 담당한 다른 직원에게 

 

자신은 장애를 얻어 퇴역한 ja위대 대원으로, 퇴직금은 두둑하게 받았지만 부모도 아내도 자식도 없으니

 

당분간 이 호텔에서 묵으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할 예정이다, 라며 푸념 반 자랑 반을 했다고 함

 

ja위대인지 뭔지는 관심없지만 달랑 혼자 묵는데 꽤 비싼 방을 고른 손님 덕에 호텔의 입장에선 꽁돈이 들어온거나 다름이 없는 상황인지라

 

그 직원도 체크인을 성심성의껏 해주고 이야기도 열심히 들어주었다고 함

 

심지어 후불이어도 되는 숙박비까지 체크인 할때 일시불로 지불해버려서 당시 지배인이 아주 싱글벙글 했다고 하더라

 

 

 

문제는 그 다음 날부터 손님이 체크인을 담당한 그 직원을 시도 때도 없이 부르기 시작했음

 

자기는 장애가 있으니 이거 도와줘라 저거 도와줘라 휠체어 밀어줘라 어디 데려가줘라는 기본이고

 

심지어 그 직원이 휴일인 날에도 지명을 해서 안나오면 돈 돌려달라고 반협박까지 하니 

 

지배인이 직접 직원에게 전화해서 미안한데 추가수당 줄테니 좀 나와주면 안되겠니 하는 상황까지 벌어짐

 

지배인도 그 직원이 여성이라면 모를까 남성이었던지라 설마 별 일 있겠어 하는 안일한 마음이었다고 함

 

돈이야 추가로 받지만 휴일에도 하루에 두세번씩 불려나가는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쌓인게 아니었던 그 직원은

 

결국 19일 째에 손님한테 제발 그만 해달라고 요구함

 

 

 

다음 날 식당에도 매점에도 프론트에도 왠일로 그 손님이 안보이나 싶어서 그 직원이 방에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았음

 

그 다음 날에도 안보였고 삼일째에도 안보였음

 

날마다 하는 청소도 손님이 그런거 필요없다고 해서 방 안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뭔가 심각하단걸 깨달은 그 직원은 지배인한테 이야기를 해서 마스터키를 가지고 지배인과 둘이 가보니

 

발견한건 수건을 화장실 문고리에 묶어 목 메달은 손님이었음

 

 

 

결국 경찰도 출동했지만 대대적으로 뉴스에 보도 되거나 하지 않은걸 보면 비교적 은밀하게 일이 처리된 것 같더라

 

그리고 그 손님이 남긴 유서에 자신의 남은 재산을 모두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그 직원에게 물려주겠다 라고 쓰여 있었음

 

경찰에게 나중에 들은 바로는 부패된 속도로 봐선 19일째에 그 직원에게 거절당하고 바로 목을 메달았다는 것 같더라

 

그 직원은 당연하겠지만 유산의 상속도 거절하고 바로 호텔 그만두고 모두와 연락을 끊어버렸다고 함

 

그 후 얼마 가지 않아 장기 투숙객은 받지 않는다는 규칙이 생겼다는 그런 이야기.

 

 

 

 

 

 

 

 

 

 

일단 나와 동료들의 체험담 세 편을 써봤는데

원한다면 다른 무서운 이야기들과 진상 이야기들 같은것도

보따리 안에 많이 있으니 원한다면 쓰고 아니면 말고.

댓글
  • 내팔자야 2021/06/14 18:21

    더갖고와!아니 다 갖고와!!라는 짤

  • 감자맛불알 2021/06/14 18:18

    마지막 얘기는 뭔가 슬프다

  • 바닷노을 2021/06/14 18:18

    이열
    미이ㅣㅣㅣㅣㅣ스테리
    인데 마지막은 좀 슬프다
    재밌게 잘 읽었음 ㄱㅅㄱㅅ 시간나면 더 써주고

  • 중년데드풀 2021/06/14 18:24

    오오 미스테리하면서도 무섭

  • Monlit 2021/06/14 18:19

    이야기 보따리를 조금 더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감자맛불알
    2021/06/14 18:18

    마지막 얘기는 뭔가 슬프다

    (Qsf9jp)


  • 바닷노을
    2021/06/14 18:18

    이열
    미이ㅣㅣㅣㅣㅣ스테리
    인데 마지막은 좀 슬프다
    재밌게 잘 읽었음 ㄱㅅㄱㅅ 시간나면 더 써주고

    (Qsf9jp)


  • Monlit
    2021/06/14 18:19

    이야기 보따리를 조금 더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sf9jp)


  • 중력을못이겨낸콩콩콩귀신
    2021/06/14 18:19

    이런썰 조아

    (Qsf9jp)


  • 리스토란테
    2021/06/14 18:21

    괴담추

    (Qsf9jp)


  • 내팔자야
    2021/06/14 18:21

    더갖고와!아니 다 갖고와!!라는 짤

    (Qsf9jp)


  • ㅁr법으| 소ㄹ}고동
    2021/06/14 18:23

    마지막 직원은 진짜 맨탈 터졌겠다...

    (Qsf9jp)


  • 중년데드풀
    2021/06/14 18:24

    오오 미스테리하면서도 무섭

    (Qsf9jp)


  • 거리의 스누P
    2021/06/14 18:27

    괴담ㅊㅊ

    (Qsf9jp)


  • 분식왕김라면
    2021/06/14 18:29

    이따 새벽에

    (Qsf9jp)


  • 깊은바다나미
    2021/06/14 18:29

    괴담

    (Qsf9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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