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초중반 블랙베리는 그 누구도 뚫을 수 없는 보안을 자랑했고
그렇기 때문에 당시 기업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이었다.
당연하게도 뛰어난 보안은 개인정보를 강화해주지만
역설적으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2011년 런던폭동 당시 테러범들을 잡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에 영향을 받은 범죄조직들은 캐나다의 기업과 결탁해
블랙베리 전화기 자체를 해킹해 블랙베리 서버를 거치지 않고
블랙베리의 뛰어난 보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스텀된
블랙베리 커스텀 전화기 + 암호 메신저를 만들어 사용했고
전세계의 경찰들은 이 앱을 사용하는 범죄자들을 잡을 수 없었다.
2018년. FBI는 캐나다에 있는 팬텀시큐어 CEO를 체포했고
팬텀시큐어 제작사는 문을 닫았으며 대표는
마1약밀매 공모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FBI는 이걸 기회라고 생각했다.
마침 팬텀시큐어의 개발자 역시 공범으로 붙잡혀있었고
그는 조사에서 "팬텀 시큐어의 빈틈을 타 그 자리를 다른 많은 기업들이 노리고 있다"
"이미 내 쪽에서도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암호 메신저를 만들고 있다" 라고 밝혔다.
그렇게 FBI에게 알려진 것이 ANOM 메신저였다.
팬텀시큐어의 개발자는 FBI와의 사법거래를 통해 ANOM 메신저의
모든 메시지를 복호화 할 수 있는 암호화키를 FBI에게 넘겼고
사용자가 누군지 특정할 수 있는 고유코드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까지 주었다.
ANOM이 완성되었을 무렵, 때마침 호주에서는
범죄단체의 범행으로 힘들어했고 호주연방경찰은 FBI와 협업해
ANOM 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ANOM의 효과는 확실했다.
2018년 이후에도 블랙베리을 쓴다면 수상해보이겠지만
평범한 바 형 스마트폰이라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고
ANOM은 아이콘부터 그냥 실행까지 단순한 계산기 앱으로 보였다.
계산기 앱에 특수한 숫자와 기호를 입력하면 초대형 암호메신저인 ANOM 으로 작동했고
6개월마다 250만원을 지불해야 했음에도 너도 나도 물건을 구하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는 이와 유사한 가격을 가진 구독형 암호메신저가 퍼져있었고
오히려 몇몇 서비스는 블랙마켓이 아닌 '공식적' 으로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범죄자들은 이보다 뒤에서만 살 수 있는 ANOM을 더 선호했다.
이윽고 호주에서 유럽과 아시아를 통해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하자
호주연방경찰과 FBI는 판을 키워보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지나 또 하나의 암호 메신저인 스카이글로벌의 스카이ECC 역시
사법당국에 적발되어 폐쇄되면서 겨우 50대로 시작한 ANOM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범죄자들의 ANOM 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높았는지
이들은 대화의 대부분을 평문으로 대화했고
마1약 거래의 시간이나 장소, 그들의 비밀기지나 보관창고 등을 알아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때가 충분히 무르익었을 무렵
FBI는 수확에 나섰다.
12000개의 ANOM 전화기
2700만건의 메시지를 전부 조사해
전세계 300여개의 강력범죄단체를 적발해
800명의 조직 간부들을 구속하고
코1카인 8톤
대1마초 22톤
필1로폰 2톤을 포함한
총 38톤의 마1약류
고급 자동차와 오토바이 55대
총기 250정
현금과 가상화폐 4800만 달러, 한화 535억원을 압수했다.
루리웹-2717604724 2021/06/14 11:15
비트코인 가격 올라서 단속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