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83187

엄마랑 술한잔 했어요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아빠랑 절연한지는 마지막으로 사과받으러 찾아가서
사과는 커녕 싸대기만 맞은 후로 4년 정도 됐어요
오늘 엄마랑 술한잔 하다가 옛날 얘기가 나왔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나 가졌을 때 얘기도 해줬어요
아빠는 엄마를 많이 때렸어요  아빠가 엄마 다리를
담뱃불로 지진 상처도 그대로 흉터가 돼서
아직 엄마 몸에 남아있어요 그런건 예전에도 들어서 알고 있어요
엄마가 나 가졌을 때 아빠가 어떻게 했는지는 처음 들어요
아빠는 엄마가 배가 남산만할 때도 엄마를 때렸대요
엄마가 배를 보호하려고 배를 감싸고 웅크리면
그게 못마땅해서 더 집요하게 배만 발로 찼대요
임신해서 배가 남산만한 엄마를 수치심을 들게 하려고
팬티만 입혀서 알몸으로 밖에 세워둔 적도 있대요
한 날은 아빠가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와서
엄마한테 담배를 한갑 주면서
지금 이 담배 한갑을 다 피지 않으면 때리겠다 했대요 
그때 엄마는 나를 임신 중이었고 
엄마는 살면서 한번도 담배를 펴본적이 없었대요
엄마는 아빠한테 맞아죽을까봐 처음 펴보는 담배를
그 자리에서 한갑을 다 폈대요
그 후로 엄마는 내가 기형아로 태어날까봐
나를 낳고 품에 안아보는 그 순간까지 걱정했대요 
나를 가졌을 때 아빠한테 맞은것
담배 한갑을 다 피운것
그게 두고두고 나한테 미안하고 죄스러웠대요 
미안하고 죄스러워야 할 씨.발놈은 따로 있는데 말이에요
엄마한텐 미안하지만 엄마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겠지만
저는 정말 이 얘기는 안 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엄마가 아빠를 떠나 산지 17년 정도
제가 아빠를 떠나 산지 7년 절연한지 4년 정도 되었지만
아빠라는 끔찍한 기억이 아직도 종종 우리 모녀를 너무 힘겹게 해요
아빠를 생각하면 가슴에 차가운 불덩이가 타는 것 같아요
아빠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미안합니다 
답답해서 글로라도 풀어내고 싶었어요

댓글
  • 유성반지 2017/04/15 23:04

    헐~~~~~
    할말이 없네요...
    아빠라는 사람하고 연 완전 끊어버리시고
    엄마랑 매일매일재밌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래요...
    저도 이래저래 죽을만큼
    힘들어서 술김에 댓글 남깁니다..
    아이들한테 부끄럼 없는 엄마가
    되고자 노력하며 사는데
    사실 좀 힘드네요
    그래도 엄마는 위대하다!!!

    (Pe4umg)

  • 허접단속반 2017/04/16 00:11

    제가 처음 기억하는건 국민학교 1학년 입학하기도 전이었습니다
    무서워서 옆방에 숨어 있었는데 엄마 비명 소리와 그림자는 보였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울다가 잠든것 같은데 다음날 다 잘려져 있는 엄마 머리카락과 온통 피로 물든 방을 봤어요
    그림자의 모습은 아빠가 엄마를 칼로 찌르는 모습이었죠 어깨 등 이런곳에 여러차례 상처입으셨고 그 후가 어떻게 됬는지는 기억이 전혀 나질 않네요
    저희 엄마도 임신전부터 임신기간과 출산후 끊임없이 폭력에 시달리셨어요
    울집 거실은 항상 발 디딜틈도 없는 아수라장이었죠
    국민학교때 한번은 얼마나 심하게 맞으셨는지 한쪽 입이 찢어지셨어요 귀 아래까지... 너무 큰 충격이었죠
    집엔 생활비를 안주셔서 항상 굶는게 일상이었습니다 그 육상회비도 재때 못내는 그런거 아시죠 ㅎㅎ..
    돈이 없으니 엄마가 빵을 사오셔서 가끔 먹었는데 우리 삼남매는 그게 좋았어요 빵이 넘나 맛있었거든요
    엄마는 미안하다며 울기도 하시고 그러셨는데 ㅎㅎ..
    밤에 우리끼리 있다가 아빠 구두굽 소리가 들려오면 너무나 무서웠어요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이 소리가 거짐 30년 지난 지금도 너무 생생하고 무섭고 그러네요..
    겨우 국민학교 나이에 우리 삼남매는 매맞고 걷어차이고 아침 해가 떠오를 때까지 아무런 잘못없이 무릎을 꿇고 있다가 등교를 하곤 했죠
    중학교 1학년이 되니 형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밖으로 자주 나가 버렸고 형 없을때 엄마가 아빠에게 맞고 있으면 울며 말리다 혼자 부엌으로 가선 부억칼을 들었다 놨다 를 반복 했어요 중학교 1학년 때요...
    아빠는 외도를 하셨고 어찌나 당당하셨는지 여자를 집으로 대리고 오기도 하셨어요 ㅎㅎ...
    그리고 늦게 보내곤 하셨는데 그것도 하다 보니 더 당당해 지셨는지 아빠엄마 방에서 같이 잠을 자기도 하시더라구요
    엄마는 우리 삼남매 방에 같이 와서 주무시면서 많이 우셨어요  엄마 우는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중학교 2학년 이었어요 엄마에게 칭찬받을 일이 있어서 진짜 뛰어서 집에 왔어요 토요일이었고 날씨도 너무 좋은 날이엇어요 모든게 다 좋은 날이었죠... 집에 도착했는데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고 신발들 사이로 부서진 물건드이 보이더군요 뭔가 불안한 분위기에 덜덜 떨면서 현관문을 들어 섰는데 현관 입구에 엄마가 大 자로 누워 계시고 여동생이 옆에서 울고 있더라구요 아빠는 방에 누워서 문열어놓고 거실 티비를 보고 계셨어요
    뭔가 심상찮다 해서 보니 엄마 입에서 하얀 토사물이 있었어요 그리고 눈알도 올라가 있었고요 우리집에 쥐가 몇마리 있어서 쥐약을 샀었거든요 그걸 드신거에요.. 이모랑 이모부가 소식듣고 한 걸음에 와주셔서 대학병원으로 실려가셨어요 다행히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나셨죠.. 너무나 고마운 우리 이모랑 이모부... 지금도 세상에서 엄마 다음으로 가장 존경하시는 분들이에요^^ 그때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이혼하셨어요.. 잘된거죠 정말..
    형은 집을 나갔고 여동생은 엄마 따라 갔고 저는 아빠랑 같이 살게 됬어요 날마다 맞았죠 ㅎㅎ 너무 무서웠어요 그렇게 몇달인가 지내다 술드시고 오신 아빠가 절 죽인다며 소리 질럿고 전 방문을 잠궜죠 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방문 열라며 득득 긁고 때리시더군요 창문열고 신발도 안신고 새벽에 도망쳤어요 무작정 뛰다가 어느 순간 진정하며 걷는데 새벽 공기가 너무나 상쾌하고 좋았어요 그때 하늘을 봤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던거로 기억해요
    그날 후로 우리 가족은 모두 뿔뿔히 흩어졌고 전 혼자 힘으로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도 입학했어요 물론 나쁜짓을 많이 했죠.. 경찰서에서 유명인이 되었을정도로.. ㅎㅎ  어린시절 참 힘들었네요 고등학교땐 절정에 달해서 폭력 절도 이런거 서슴치 않았었어요 퇴학 당하기전 자퇴도 했죠 자퇴하기 얼마전 엄마를 다시 만났어요 엄마랑 같이 있던 여동생도 만나고 ^^ 너무 좋았어요 그치만 저는 많이 변해있었고 그렇게 힘들게 만난 엄마에게 못된 모습만 보여드렸죠
    어느날 재판을 받는데 엄마가 보호자로 동행 하셨어요 재판정에 서서 엄마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어리둥절 계셨는데 그 재판관이란 넘이 엄마에게 심하게 화를 내더군요 뭐 자세가 그게 뭐냐 모자 벗어라 뭐 그런거였어요 엄마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시면서 머리를 조아리시더라구요 그때 그 모습을 보고 맘 잡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엄마를 위했고 검정고시도 봤고 착하고 성실하며 남에게 피해한번 안주고 살았습니다 결혼도 했고 이쁜 딸도 생겼고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삶이 너무 감사해요
    아참.. 아빠는 15년 정도 후에나 다시 만나게 됬고 다시 만났을때 아빠는 폐암 말기 셨어요 힘이 없으셨죠 가진것도 없으셨구요 그 힘 쌔던 아빠가 뼈밖에 안남을 정도로 말랐을땐 불쌍해 보였어요 제 마인드가 맞는건지 모르겠지만 자식된 도리로 아빠 돌아가실때 까지 5개월 정도 병수발 했습니다 그 5개월 사이에 있었던 제 결혼식에 참석도 하셨고요
    돌아가실때 까지 삶에 대한 미련은 없으셨던것 같기도 하고 그 5개월동안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때 그 엄청난 일들을 다 묻고 아버질 용서 했습니다 아버지 옷가지를 태울땐 형과 함께 좋은 기억만 생각하자 라고 이야기 했어요 상주인님 이야기를 읽다가 과거 기억이 떠올랏네요
    걍 위로만 해드려야 하는데 제가 제 이야기를 찌껄이고 있었네요 전 지금 행복합니다 제 행복은 제가 만들수 있다는걸 알게되었구요 힘내세요 화이팅 입니다 ^^

    (Pe4umg)

  • 방울방울팝팝 2017/04/16 01:03

    토닥토닥.. 앞으로는 좋은 일, 행복한 일만 있을 거예요.

    (Pe4umg)

  • 똥강아지키움 2017/04/16 01:21

    이제 가시밭길 끝에서서 계신겁니다
    발 털고 이제 꽃길 걸어가시게 신발갈아신으실게요

    (Pe4umg)

  • 분홍해 2017/04/16 03:02

    지금까지 너무 잘 버텼네요.잘했어요.
    앞으로 어머니랑 꽃길만 걸으실거에요:)

    (Pe4umg)

  • MBCFM 2017/04/16 03:07

    아비로부터 가정폭력 경험자입니다. 작성자님만큼은 아니지만. 술만먹고 평생 백수로 지내며 우리에게 밤새 술주정과 폭력을 일삼은
    아비 밑에서 자랐습니다. 죽이고싶고 어떻게든 같이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대는 엄마가 한심해보였고
    집에서 진동하던 소주냄새가  30대중반이 된 지금도 가끔 소주를 마실때면 역겹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아버진데..라고 하는 사람은 우리를 이해할수 없습니다. 지금은 늙고 기운이 빠져 아무도 챙겨주지않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정말 지나가는 개만큼도 취급하지않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내가 바라던 꿈꾸던  그런 모습입니다. 앞으로도 그럴것이고요.
    정말 다른사람한테는 손톱만큼도 저의 행동이 부끄럽지않습니다.
    당해보지못한 사람은 이해못합니다. 저는 작성자님을 이해합니다.
    그나마 이제 떨어져서 사신다니 참 다행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성자님께서 그런 환경속에서 삐둘어지지않게 자라주셔서  참 다행입니다.

    (Pe4umg)

  • 구월동뚠뚠냥 2017/04/16 03:15

    마음에 약을 발라드리고싶어요

    (Pe4umg)

  • ▶◀니미랄 2017/04/16 03:21

    비슷한 경험이 있는 1인 입니다.
    더 잔인한 경험인지라 옮기지는 못하지만~
    (저 역시 아버지가 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어요.)
    작성자님~ 힘 내시고 사랑하는 어머님과 행복하게 살
    날만 생각하고 사세요~

    (Pe4umg)

  • 바쁜꿀물 2017/04/16 03:23

    문제많은 아빠들이 많네요.
    우리 집은 아빠에게 자녀들이 많은 폭력을 당하진 않았지만 몇번 맞은 기억은 있어요.
    엄마가 맞는 걸 많이 보고 자랐어요.
    폭력에 외도에
    엄마가 생계를 다 책임졌었고 살면서도 아빠로 인한 빚이 생기면 모두 엄마에게 전가됐었죠.
    그렇게살다가 15년 전 쯤 이혼하시고 아빠랑 따로 살면서 너무 행복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2년 전 엄마가 자궁경부암으로 돌아가셨어요..
    뭐랄까.. 아빠란 인간이 마지막엔 엄마 목숨까지 가져간 기분이랄까?
    젊을 때부터 빌붙어살던 사람이라 그런지 늙어서는 더 힘없고 초라해보이는데 나랑 동생은 대단한 일 아니면 연락안해요.
    정말 죽게 생겼다그러면 어디 요양병원이나 데려다줄 생각이예요.
    어릴 적 기억 떠올리면 간접폭력도 직접폭력만큼 무섭단 생각이 들어요.

    (Pe4umg)

  • 마시멜로쥬스 2017/04/16 03:28

    힘내요 이해해요. 그래도 부모인데 그런말을 하냐 그런 소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말 못해요...

    (Pe4umg)

  • 파리대제 2017/04/16 03:33

    다들 그렇게 살아온 듯 합니다.
    지금은 범죄지만 그 당시에는 대부분의 생각과 행동이 당연시되어지던 시절이었죠.
    그리고 그런 악순환이 대대로 되풀이 되던 일이었죠.
    저도 별짓을 다해봤지만 결국 지금은 평온해졌습니다.
    군대에서 고참들이 괴롭힐때는 저런짓 안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고참이 되어서는 대부분 그 환경에 동화되는 것처럼 자연스런 일입니다.
    다만 어렸을때는 그것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불합리함이 있었지만
    성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때는 서로 화목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소한 그것들에 얽매여서 자신의 인생까지 망치면 안됩니다.
    아이는 내가 키울 의무가 있지만 부모에 대한 효는 의무가 아닙니다.
    아이는 나에게 원인이 있지만 부모는 나와는 상관없는 인연입니다.
    최선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자신의 인생이라도 건져야 합니다.
    힘내세요.

    (Pe4umg)

  • 보더군 2017/04/16 03:33

    그런놈은 죽어도 되요.. 마지막까지 사람이라고 인정마시고 절대로 마음 열지마세요...

    (Pe4umg)

  • 난여전히 2017/04/16 03:37

    본문글 보다 울고.. 리플들보다 울고..합니다.
    힘든날.
    나에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길가다 어깨부딪친 정도의 사람이
    그냥 내곁에 와서 . 잠깐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
    내얘기 묻지말고 그냥 잠깐만 나 좀 안아주면 좋겠다.
    그 품에 나를 숨기고 억억 토하며 울고 싶다..
    생각 했었는데.. 간절히..
    그냥 안아드리고 싶어요.
    울음 그칠때까지 묻지 않고.

    (Pe4umg)

  • Jelly 2017/04/16 03:54

    힘내요

    (Pe4umg)

  • boba419 2017/04/16 04:08

    저랑 비슷하시네요.
    다른점은 아빠가 엄마를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엄마에게는 손을 들지않고 대신 저에게 화풀이 했다는거랑 의처증때문에 일을 하러가지 않아서 임신중에 굶어서 제가 약하게 태어난거,  아빠가 외가 재산 훔쳐다가 도박으로 다 날리고 엄마가 참다 못해서 절 친척집에 맡기고 도망간거요.
    정말정말 뭐 다 쓸 수 없을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엄마가 다시 절 데려갔지만 엄마도 병들어 있었고 절 원망했어요. 말괄량이였던 절 정신병자로 보일만큼 자존감 떨어트린게 엄마였거든요. 엄마는 자기딴에는 절 사랑해줬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지만요... 제 행동을 이해 못하고 서운하게 생각하더라구요.
    그런 부모를 겪고서 이 세상엔 정말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많구나 생각했어요... 부모도 있고 이복형제도 있지만 세상에는 나 혼자였고 나는 제정신도 아니었고... 올림픽에서 남들은 평범하고 끽해야 좀 완고한 가정에서 자라서 스타트 라인이 평범한 곳에 있는데 나는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타인과는 아예 인사조차 나눌수 없는 병신이 되버렸고 내 스타트 라인은 아예 경기장 밖에 있다는것...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나가는것조차 자존감 낮은 나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고통이었고 심지어 그건 집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저는 누구와도 대화하기가 싫었어요. 남하고 대화하려고 하면 육안으로도 확연히 차이날정도로 긴장때문에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셔서 시체처럼 변했거든요...
    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 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장 근원적인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을 부모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면 가장 안쪽에 핵심이 되고 사람이 살아갈 힘이 나게하고 성격의 근원을 만드는 가장 근원적인 부분이요. 잘못된 부모를 만난다면 그 곳에 상처가 나거나 아예 제대로 된 그것이 만들어지지 않고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 있게끔 하는거예요. 그렇지만 드라마나 만화처럼 부모와의 화해나 용서로 거짓말처럼 그걸 채운다는건 불가능하다는걸 알았어요. 그건 이미 미완성인채로 남겨졌고 쌓으면 흩어지는 모래성처럼 난 그걸 내 손으로 계속 세우고 실패하고를 반복해야했어요. 남하고 말을 하는것도 불가능한데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까요? 엄마는 아빠없는 자식소리 듣는걸 창피해했기 때문에 전 엄마앞에선 줄곧 평범한 사람인척 해야했어요. 엄마친구 자식하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그애한테 맞았는데 창피하다고 엄마한테 맞은적도 있거든요. 그렇게 엄마앞에서 연기를 했던건 엄마한테 버림받을까봐 두려워서였어요. 엄마는 나 때문에 개인생활이 없는걸 싫어했어요. 내가 잠들면 새벽에 나가서 놀곤했는데 전 옆에 누가 없으면 바로 깨버렸어요. 이상하게도 아무 소리도 안나고 기척도 없었는데요... 그 뒤로 계속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두통이 심하게 날정도로 피곤하고 괴로운데도 새벽에 잠을 못자요. 학생때도 두시간 세시간자고 등교하고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 새벽에 못자요... 일주일동안 총 15시간조금 넘게 자고 출근한적도 있어요.
    어느날 어떤 이유때문에 초본을 뗐는데 호주가 바뀌었더라구요. 아빠가 죽었더라구요. 그 간 전혀 근황을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 그걸 알고 나서도 아무 느낌이 안들더라구요. 슬프거나 하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아무 느낌조차 안들었어요. 스무살 이후로 출가해서 계속 엄마와 떨어져 살아왔지만 보고싶지 않더라구요. 연락을 제가 먼저 한적이 없어요. 엄마한테 내가 멀쩡한 사람인척하는게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용기내서 얘길 해봤는데 왜 과거에 운운하냐 앞으로를 생각해라 이런 소리나 들었어요.  그 뒤에 전 그냥 연락을 끊어버렸어요. 어차피 제가 사는곳도 모르니까요. 몇년 그냥 없는듯이 사니까 너무 편하더라구요.
    지금은 저 스스로도 놀랍지만 그냥 보통사람처럼 일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그래요. 상담같은거 받은적도 없어요. 그냥 처음 사회 나갔을땐 문화권이 다른 남의 나라에 뚝 떨어진것처럼 정말 기본적인거 하나도 몰랐었는데 남들 하는거 관찰하면서 필사적으로 사니까 제 본래 성격이라는것도 조금씩 나오고 말도 할 수 있게되고 그냥 정말 보통사람처럼 됐거든요. 그래도 우울증만은 심각하게 남아있었는데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고 거짓말처럼 나아졌어요. 남자친구가 남들처럼 엄청 잘해주는것도 아니고 스트레스에도 약해서 남자친구가 저에게 많이 의지하는데 심리적으로만 보면 저도 남자친구에게 정말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행복해지니까 우습게도 엄마가 다시 생각나더라구요. 지금은 다시 연락하고 지내요. 여전히 용서한것도 이해하는것도 아니지만 그냥 살고있어요. 이것도 많이 줄이려고 했는데 너무 구구절절 해졌네요. 전 그냥... 부모라는 이유로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것도 미워하는것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더라구요... 내가 너무 힘들어져요. 그리고 미워하더라도 내가 그를 생각하는 만큼 집착하고 상대에게 휘둘리게 되더라구요. 설령 부모라도 나를 휘두르게 해선 안돼요. 내가 나로 서있기 위해서는 미움조차 온전히 내것이어야해요.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Pe4umg)

  • 다돌개울 2017/04/16 04:48

    ㅠㅠ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어린 나이에 얼마나 충격을 받고 상처가 되었을까요..
    힘겹게 살아 오신 어머님도 너무 슬픕니다.
    정말정말 이제부터는 그 지옥같은 아버지의 망령을 떨쳐 버리시고 두 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남은 상처는 정말 정성스럽게 잘 치료하셔야 흉터가 남지 않아요.
    아프고 힘들다고 그냥 나두면 상처는 곪고 더 커질지도 모르니까요.
    이제 절연도 하셨으니 아버지를 아예 지우셨으면 좋겠어요.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요.
    그 아버지는 단언컨데 그 죄값을 받으실거에요.
    그리고 두 분도 그 상처받은 보상을 꼭 받으실 겁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앞으로 좋은 분들만 만나시길!

    (Pe4umg)

  • boxboxbox 2017/04/16 05:14

    마음으로 깊이 위로합니다. 앞으로는 두 분께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Pe4umg)

  • 토비어스 2017/04/16 05:20

    앞으로 어머님과 작성자님께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ㅠ

    (Pe4umg)

(Pe4u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