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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0년 올해의 외국영화 Best 20 (간단한 리뷰, 스포 포함)
아무런 자격이나 권위는 없지만
영화 감상을 무척 즐기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2020년 외국영화 Best 20"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2019년 12월 19일부터
2020년 12월 18일까지 개봉한 외국영화들을
그 선정 대상으로 하겠습니다.
이 기준에 의해 관람한 영화들을 세어보니
120편이 조금 넘는군요.
부분 개봉조차 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만 릴리스된 영화는 제외했지만,
공식 개봉 없이 VOD 시장으로 직행한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는 포함시켰습니다.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도
국내에서 처음 개봉된 경우에는 포함시켰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과 함께 2월 중순 이후
극장가가 초토화되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양질의 영화를 만나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1위부터 3위까지만 별 네 개 반,
4위부터 11위까지는 별 네 개,
12위부터 20위까지는 별 세 개 반을 부여했으니,
작년의 대풍작에 비교되는 엄청난 흉작입니다.
순위 선정은 당연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상과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그 선정에 못마땅하신 점이 있다 할지라도
너그럽게 넘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순위는 역순으로 감독을 명시하고
순위에 비례한 길이의 소감을 첨가하겠습니다.
글 전개의 편의상 경어를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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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위) [런] (아니쉬 차간티)
스스로 설정한 한정된 공간과 최소한의 포맷으로
점프 스케어 한 번 없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가는 유려한 솜씨는
전작 [서치]의 성공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
사라 폴슨의 눈빛이 뿜어내는 공허한 악마성은
지금도 새벽에 종종 생각이 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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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위) [다크 워터스] (토드 헤인즈)
유독물질을 배출하는 대기업의 거악(巨惡)에 맞서
2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바친 어느 변호사의
고독하고도 집요한 투쟁.
마크 러팔로, 그 신뢰의 얼굴이 전하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감동.
Still here? Still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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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위) [더 플랫폼] (가터 가츠테루-우루샤)
위층에서 내려보낸 음식으로 아래층 사람들이
연명하고 생존하는 수직 감옥.
그 안의 인간 군상을 관찰하는 윤리 실험실.
흥미롭고도 파격적인 설정에 비해
전개는 다소 반복적이고 상투적이지만
엔딩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한 줄기 희망의 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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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위) [썸원 썸웨어] (세드릭 굴라피쉬)
우울과 고독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하여...
가슴 깊은 곳의 상처를 직시하기.
누군가를 상대로 그 상처를 말하기.
때로는 상처를 울음으로 씻어내기.
제대로 이별하기.
근거없는 죄책감 덜어내기.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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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위) [테넷] (크리스토퍼 놀란)
플롯의 마술사, 시간 편집의 마스터는
몇 번을 관람하고 아무리 많은 자료를 검색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로
자신을 신봉하는 신도들의 충성도를 시험한다.
지적 쾌감이 아니라
지적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지만
그러면 어떠랴. 재밌긴 또 무지하게 재밌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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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위) [미안해요, 리키] (켄 로치)
이 사회에 존재하는 또 다른 리키들을
단순히 위로하고 응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리키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이 사회가 나서야 함을, 영화는 간절히 호소한다.
한 인간과 그의 가족의 행복이
그들의 최선을 다한 노력의 범위 밖에 있을 때,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해 국가가 존재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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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위) [사마에게] (와드 알-카팁)
베이비 캐리어에 사마를 안은 와드가
폐허가 된 도시를 걷는다.
한 손엔 일기장과도 같은 카메라를 꼭 쥔 채.
엄마가 목숨을 걸고 지킨 영상과 역사는
언젠가 딸에게 전달되리라.
하늘 저 위에 카메라가
모녀를 까마득히 직부감으로 잡으면
모녀는 하나의 점이 된다.
포기하지 않았던 신념이 끝끝내 만들어낸,
절망 속 희망의 한 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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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소년 아메드] (다르덴 형제)
각성이나 구원의 시점을
찰나의 한 순간으로 포착함에 있어
다르덴 형제를 능가하는 감독을 알지 못한다.
무지한 소년은 그릇된 종교적 신념에 오염돼
세상을 향해 예리하게 벼린 칼 끝을 들이대지만
땅으로 추락한 그에게 손을 내미는 건
결국 평범한 사람의 사랑과 용서다.
그 사랑과 용서 앞에 속죄한 소년이
다시 세상의 품에 안길지, 영화는 침묵한다.
답을 할 책임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몫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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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조조 래빗] (타이카 와이티티)
동심을 다치게 하지 않은 채
참담하고 치욕적인 역사를 아이에게 전달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하여...
비틀즈와 데이빗 보위의 적절한 활용과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따뜻한 유머를 잊지 않는
낙관적 휴머니즘의 정서가 매력적이다.
나치 독일의 전체주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조조를 비롯해 꿈과 희망을 억압당한 자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대처하고 성장하는 메시지는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현시점에도 여전히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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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 [문신을 한 신부님] (얀 코마사)
종교의 본질, 성직자의 자질, 속죄와 용서,
한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이중성...
존재론적, 윤리론적 질문들을 영화는 묻는다.
영화의 엔딩... 소년원 목공소엔 불이 붙고
가짜이긴 했지만 잠시나마 사제였던 다니엘은
성(聖)의 얼굴을 완전히 거두고
속(俗)의 세계로 귀환한다.
어디에서 왔는지보다
어디로 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자신과 세상을 애써 기망하던 가짜 예수는
자신이 떠나온 그 곳을 향해 되돌아가려 한다.
소년원 벽에 붙어 있던 여섯 개의 카드들 중
가짜 예수가 끝내 선택한 카드는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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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환상의 마로나] (안카 다미안)
개의 감각 하나하나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정성과 노력은 그저 감탄스럽고 경이로울 뿐.
몽환적이고 신비로우며 환상적인 씬들은
위대한 전시회를 관람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관계의 시작과 끝을 후각으로 인지하고 예감하는
이 영리한 견공의 서글픈 삶을 통해
관계맺기의 무거움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반려견을 키우거나 키운 적이 있는,
그리고 어떤 이유로
사랑하는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견디기 힘든 슬픔을 안길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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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맹크] (데이빗 핀처)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가 집필되는 현재와
집필의 동기가 되는 과거를 두 개의 축으로 삼아
1930년대 할리우드의 빛과 그림자를 응시한다.
핀처다운 날카로움이
핀처답지 않은 애상의 정조를 만나 만들어내는
클래식한 질감의 화면에 마음을 빼앗긴다.
[시민 케인]의 영화적 방법론을 그대로 차용하고
그 윤리적 미덕을 그대로 계승한 영화는,
씁쓸한 냉소와 신랄한 유머 속에
권력과 자본과 이념 앞에 무력하고 좌절했으나
예술가로서의 존엄만큼은 끝내 지켜낸
한 영화인에게 애틋한 위로의 메시지를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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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공포분자] (에드워드 양)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이페이 트릴로지의 가운데 작품.
익명으로 무장한 도시인들은
무관심과 외면으로 서로를 등지지만,
그들을 묶는 우연이란 이름의 연결고리는
어느새 그들의 발목에 사슬을 채우고
그들 모두를 파국으로 이끌어간다.
허구와 현실, 창작물과 실재를 오가는
시대적 욕망과 고통이 허무하고 섬뜩하다.
그러나 가장 큰 두려움은
1986년의 타이페이와 2020년의 서울이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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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마틴 에덴] (피에트로 마르첼로)
1909년 출간된 잭 런던의 반자전적 소설을
20C 중반의 이탈리아를 무대로 각색하다.
시대의 격랑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침몰시키는지에 대한 놀라운 목격이자
계급의 장벽과 사랑의 역학관계에 대한
냉정하고도 가슴시린 성찰.
아카이브 푸티지의 절묘한 활용이 선사하는
영화적 마법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루카 마리넬리.
제 76회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그 상대는 무려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였다.
순수와 열정의 눈빛에서
환멸과 허무의 눈빛으로의 변화는
같은 배우에게서 가능한 차원을 넘는다.
예술과 문학에서 새로운 세계를 찾았으나
고독의 늪에 빠져버린 황폐한 철학자.
그의 이름은 바로 마틴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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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작은 아씨들] (그레타 거윅)
성격도 재능도 꿈도 다 다르고
때로는 서로 미워하거나 다투기도 했지만
네 자매가 함께였기에 이겨낸 가난과 고난.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지금의 새로운 고난을 이겨내게 하는 동력임을,
더 나아가 위대한 문학은
현실의 삶에 든든한 뿌리를 내려야 함을,
감독은 플래시백의 절묘한 활용으로 역설한다.
조에 의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화는 세밀하고 꼼꼼하게 놓치지 않는다.
조가 완성된 책을 조심스레 들어
소중하게 가슴으로 품는 그 순간은
인생과 문학이, 인생과 영화가, 문학과 영화가
하나가 되는 기적의 시간이니...
"우리의 인생은 모두가 한 편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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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더 라이트하우스] (로버트 에거스)
화면이 잉그마르 베르히만을 떠오르게 한다면
서사는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들과
애드가 앨런 포의 소설들을 떠오르게 한다.
성경의 일곱 가지 원죄를 다루던 영화는
엔딩에서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예언 그대로
파멸을 향해 달려간다.
피투성이의 몰골로 등대의 꼭대기를 향해
필사적으로 계단을 기어오르는 웨이크.
자신을 구원해 줄 등불을 차지하기 위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등불...
그러나 너무도 강한 구원의 빛은
구원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인간에겐
너무도 찬란하고 강렬했으니...
무지하고 오만했던 광기의 인간은
그 구원의 빛에 눈이 멀어
기어올랐던 계단을 따라 그대로 추락한다.
그 다음의 일은 당연히 갈매기들의 몫.
죄의식의 심연 속에서
헛된 구원의 빛을 갈구하며
참회도 속죄도 없이 그대로 미쳐서 눈 먼 자여,
영원히 지옥에서 고통받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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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페인 앤 글로리] (페드로 알모도바르)
이제는 병들고 늙어버린 살바도르의 회상이
단순한 자기연민과 회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진정한 화해,
고통과 영광의 동시적 수용을 통해
미래로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예술가의
새로운 탄생을 낳는 지점에서
이 영화는 비로소 위대해진다.
삶의 고통이 삶의 영광을 낳고
그 영광의 대가로 새로운 고통이 수반되며
새로운 고통이 다시 새로운 영광을 낳는,
삶과 예술의 영구적 순환...
그 이치를 터득한 순간
고통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영광 속에서도 오만하지 않을 수 있음을...
파테르나에 극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어린 살바도르의 첫 번째 소망은
늙은 살바도르에 의해 끝내 이루어지고
죽음의 순간까지 지켜 드리지 못했던 어머니는
영화 속 주인공 자격으로 예술의 자리에 봉헌되니,
그를 구원한 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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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트랜짓] (크리스티안 펫졸드)
유럽의 난민문제를 재조명한 사회드라마에
아련하고 쓸쓸하며 몽환적인 러브스토리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이 영화는,
시대착오(anachronism)의 방법론을 이용하고
떠남과 남겨짐의 화두를 중심축으로 삼아
인간의 실존적, 숙명적 딜레마에 대해
진지하고 심오한 성찰을 일으킨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알베르트 카뮈의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낀 듯한 사람이 나뿐일까?
이 세상과 이 세상에서의 삶을
부조리하고 불가해한 것으로 인식하는 점에 있어
나는 알베르트 카뮈의 철학을 공유한다.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하는
세상의 부조리에 결연하게 맞서
인간은 결단을 하고 그 결단을 실행으로 옮긴다.
그 동력은 선의(善意)이고
선의의 동력은 양심과 죄책감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선의가 때로는
더 큰 비극을 잉태하기도 한다.
게오르그의 양심과 죄책감에 근거한 선의가
마리의 죽음을 야기했듯.
그렇기에 삶은 여전히 불가해하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인간 존재의 숙명적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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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셀린 시아마)
남성들은 부재하지만
남성들에 의해 정해진 규칙, 관습, 이념이
여전히 절대적인 세계 속에서
화가와 피사체는 지배, 피지배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교류와 공감의 관계로 점점 진입한다.
그 교류와 공감은 계급의 벽까지 뛰어 넘는다.
이 영화는 수없이 반복된 오르페우스 신화에 대해
신선한 의문을 제기하며 변주를 시도한다.
아내의 안위가 걱정됐기에 돌아본 게 아니라
에우리디케가 불렀기에 돌아본 것으로.
바로 이 지점에서 한 여성의, 아니 한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와 선택, 그리고 용기가 개입한다.
예술과 문학의 영화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그러나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영화다.
짧게 타올랐지만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멸의 사랑.
시선으로 나누던 사랑은 몸으로 옮겨지고
몸으로 나누던 사랑은 영혼 속으로 스며든다.
위대한 예술이 영원성을 얻듯
그들의 사랑도 영원성을 획득한다.
마리안느에 의해 그려졌으며
엘로이즈의 나신에 기대 세워진 거울을 보며
스스로의 나신을 그린 마리안느의 자화상은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에게 준 책,
엘로이즈의 발화로 선택된 28페이지에 새겨지며,
마리안느가 연주했던 비발디의 사계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엘로이즈를 울게 한다.
그런 엘로이즈를 건너편에서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을 마리안느 역시
뜨거웠던 사랑을 기억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엘로이즈를 지켜보면서
똑같이 눈물을 흘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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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1917] (샘 멘데스)
아름다운 별을 관측하고 감상할 목적으로
누군가가 최첨단 천체망원경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별을 볼 생각은 않고
그 망원경의 기술적 우월함만 이야기한다.
보고도 믿겨지지 않는 원 컨티뉴어스 숏,
죽음의 전장을 구현한 완벽한 프로덕션 디자인...
그 기술적 성취를 뛰어넘어
별을 보기 위해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삶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하는 전쟁터에서
영화는 하필이면 왜 블레이크를 죽이고
스코필드를 살렸을까?
지도를 읽을 줄도, 길을 잘 알지도 못하고
자신을 동료로 선택한 전우가 야속할 뿐이며
훈장을 와인 한 병과 서슴없이 바꿀 만큼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인 스코필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서 빨리 전쟁을 끝내고
가족에게 돌아가겠다는 절박한 꿈도 없이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잃은 사람이다.
그랬던 스코필드는 한끗 차이의 운명으로
생사가 갈리는 전장의 비극과 모순을 체험하며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점점 회복해 간다.
지도의 길도, 삶의 길도 잃은 그를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로 이끈 건
시나리오의 작위성이 아니라
각성한 자에 대한 운명의 구원이다.
적군의 총알이 빗발치는 푸른 들판을
아군들과 부딪혀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도
미친 듯 전력질주하는 스코필드...
전쟁의 시험을, 시간의 시험을, 삶의 시험을
버텨내고 이겨낸 이 숭고한 영웅은
이제 지도의 길이 아니라
삶과 구원의 길을 따라 가족에게 귀환하리라.
샘 멘데스, 로저 디킨스 두 거장이 이루어낸,
전쟁과 전장의 일박이일로 축약시키고 치환시킨,
이 위대한 생존과 삶의 서사시가
삶의 길을 잃고 아파하며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영화 속의 푸르디 푸른 여명처럼
한 줄기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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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습니다.
일주일 정도 후에 포스팅할
"제 멋대로 진행하는 시상식"도 기대해 주십시오.
2020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불과 2주의 시간만을 남기고 있네요.
건강하게, 무탈하게, 더 나아가 행복하게
마무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아이돌[트와이스] (공트) 다현 “The First Noel, Silent Night” piano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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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_F_O | 2020/12/18 06:00 |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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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름이20 | 2020/12/17 21:25 | 851
- [Ep5 d25.4]오늘의 저녁은... [6]
- 옹싸 | 2020/12/17 20:19 | 1663
- [만화] 페미니스트 (feat. 제이) [1]
- 앵그리트랩 | 2020/12/17 18:38 | 1597
- Z 6, Z 7 펌웨어 업데이트 됐네요. 3.20 [9]
- 죠스바♥ | 2020/12/17 15:35 | 485
- '뜻밖의 소득' (?) [12]
- ALEX | 2020/12/17 14:18 | 1281
추천감사 저중에본게테넷(이것도이제반봄)뿐인데 다른것도 몇개 봐뱌야겟네요
논논비요리논스톱// 무플 면하게 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 차근차근 두고 보시도록 하세요
영화평론가이신듯요
1917 포함해서 영화보고와서 다시 보겠습니다
정성글 고퀄글은 추천입니다 감사합니다
Dogers급팬// 평론가 절대 아니고 취미삼아 영화 보고 감상 쓰는 사람이랍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하고 2020년 무탈히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이글 기다렸습니다 ㅎㅎ 건강한 연말 보내세요 ㅎㅎ
루크킴// 글 기다려주셨다고 말씀해주시니 기쁘고 글 쓴 보람 느낍니다. 2020년 남은 2주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
열심히 봤지만 저 중에는 5편 밖에 못 봤네요 ㅎ 페인앤 글로리를 놓친게 제일 아쉽네요. 늘 좋은 영화들 추천 정리 해줏셔서 늘 감사합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까미유비단// 다섯 편 보셨담 예년에 비해 조금 적게 보신 편이네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대신 언제든 저렴한 비용으로 편하게 VOD로 보실 수 있으니 천천히 챙겨보세요. 한 해 마무리 잘하시구요
20개중에 한편도 본게 없다니 ㅎㅎㅎ
이 리스트를 쭈욱 보다보니 올해 정말 영화를 안(못)봤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ㅠ
예전이라면 엄청 공감하면서 이 글을 읽었을텐데 안본 영화가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좋았던건 올초에 봤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네요
내년에 더 많은 영화를 원없이 볼수있는 상황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해요~
올해 진짜 영화를 안봤네요 ㄷ ㄷ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Massimo// 헐.... 모 어떻습니까. 천천히 보시면 되죠^^;;
선댄스// 선댄스님마저 보신 영화가 적으시군요. ㅠㅠ 그런데 리스트에 있는 영화들 중 테넷을 제외하면 나머지 영화들은 거의 다 해외에선 2019년에 개봉한 영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2021년 영화계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될 것 같네요. ㅠㅠ 하긴 지금 영화가 문제가 아닙니다. 어쨌든 남은 2020년 무탈하고 보람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노멀한녀석// 무탈하시죠? 영화들 어디 가는거 아니니 천천히 보시도록 하십시오.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구요.
감사합니다. 기억해놨다가 한 편씩 보려구요. 추천드립니다.
이런 영화를 어디서 보시나요?
감사합니다
제취향인 다크워터스랑..테넷..1917세개 봤네요..정성스런 리뷰 항상 감사드립니다.
연말마무리 잘하시고..건강조심하세요.^^
[리플수정]조조 래빗은 아역들 뿐만 아니라 스칼렛 요한슨과 타이카 와이티티의 연기도 좋았음. 좋은 리뷰 글 추천드립니다.
선리플 후감상!
1917, 타여초, 페앤글, 리틀우먼, 조조래빗, 사마에게, 리키, 테넷
올해는 작년보다 너무 못간터라 극장 관람 8편뿐이네요ㅠ 근데 대부분 연초라는게;
맹크랑 라이트하우스는 넷플에서 빨리 봐야하는데..
마틴에덴, 문신을 한 신부님은 극장 가려다 결국 타이밍이 안됐고, 런은 고민하다가 안봤어요.
환상의 마로나, 다크워터스, 더 플랫폼은 취향 맞을거 같아서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제 1위도 1917. 용아맥으로 본게 극장관람 제일 잘한 일이라 생각들구요
그리고 리키, 테넷, 리틀우먼, 조조래빗
VOD 직행 영화중 굿보이즈도 제 취향에 맞더라구요
올해 영화계 타격이 뼈아파서 참 슬픈데
그럼에도 이런 소중한 리뷰글 감사드립니다^^
혁명전야님도 남은 한해 무탈하고 마무리 잘하시길 바랄게요
정보 감사드립니다^^ 때마침 18위에 올라온 더 플렛폼 유플러스 모바일tv 어플에서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누구나 무료로 올라와있습니다 아직 못보신분들은 어플로 보심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스크랩
[리플수정]올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작년 기생충
재작년 로마
매년 인생영화가 나와서 다행이네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막씬은 정말ㄷㄷ
1917도 너무 좋았음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없네요
추천합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이거 보고 느낀건 올해도 차암 페미(페미 사상 영화 뿐 아니라 페미가 만든) 영화가 많았구나... 했네요 ㅎ
좋은글. 그러고 보니 올해는 영화 참 안보고 살았네요.
[리플수정]2020영화추천
올해 정말 영화 몇 편 못 봤네요. 추천하신거 차근히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