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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펌] 진중권 "가덕도 노무현 공항? 모사꾼들의 '盧모독'"

 신문지면에선 2면 양전단에 걸쳐서 게재된 기사입니다.

원칙이성에 관해서 잘 알 수 있으니 전문도 한번 읽어보세요.

https://news.joins.com/article/23929409


신공항도 마찬가지. 조국 전 장관은 신공항을 “토목공약”이라 비난했었다. 유시민씨도 방송에 나와 “공항은 필요 없다. 잘못하면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리게 된다”고 했다. 그들에게 원칙이성이 있다면 4년 전 소신대로 곳곳에 이 노골적 후견주의(clientelism)에 반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은 말을 바꿨고, 한 사람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신공항에 아예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한다. 몇 년 전 녹색당의 김수민 시의원이 현 박정희 체육관을 구미시민체육관으로 개명하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이를 트위터로 리트윗하며 적극 격려한 바 있다. 체육관에서 전직 대통령 이름을 빼자더니 지금은 공항에 전직 대통령 이름을 붙이잔다. 그의 기회이성이 다시 한번 빛난다.

 

노 전 대통령이 총선용 토목공약에 찬성했을 것같지는 않다. 그는 원칙이성의 소유자. 지역주의에 맞서 싸웠던 그는 후견주의의 강렬한 반대자였다. 2003년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총선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개입했던 정부나 대통령이 지금까지 성공한 일이 없다. 특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원칙이성의 소유자들은 개별 사안에 객관적·보편적·추상적 기준을 적용한다. 그들은 원리와 규칙을 모든 경우에 일관되게 적용함으로써 문제의 보편적 해결을 꾀한다. 반면, 기회이성의 소유자에게는 이런 보편적 원칙이 없다. 그들은 매사를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처리하며, 그 처리방식을 다른 사안들에까지 적용할 보편적 원칙으로 가다듬는 데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자유주의는 원칙이성 위에 서 있다. 자유주의자들은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며, 규칙에서 예외는 없으며, 남을 향한 비판은 자기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 전체주의자들은 대개 기회이성에 따라 행동한다. 그들은 모든 상황을 보편적 원칙을 적용할 수 없는 예외상태, 비상사태로 간주하여 매사를 제 편할 대로 처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노무현은 그들처럼 살지 않았다. 그는 당선이 보장된 종로를 버리고 홀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자신의 원칙을 위해 예정된 패배를 감수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 부른다. 그는 원칙이성의 화신. 민주당에 득실거리는 기회이성의 소유자들과는 애초에 종자가 다르다. 그 기회주의자들이 노무현의 이름을 판다.

 

신공항을 어디에 짓든 원칙과 절차는 지켜야 한다. 벌써 기회이성들의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린다. 타당성 예비조사를 면제한단다. 그가 반대했을 사업에 그의 이름을 파는 것은 그를 모독하는 일. 노무현을 기리고 싶은가? 그럼 공항에 그의 이름을 붙일 게 아니라 사업의 시행과정에 그가 대변했던 원칙이성을 관철시킬 일이다.


[출처: 중앙일보] 진중권 "가덕도 노무현 공항? 모사꾼·ㅇㅇㅇ들의 '盧모독'"


댓글
  • 오홍홍 2020/11/26 01:02

    불펜에도 기회이성의 소유자들이 많아서 틈만 나면 열심히 밭을 갈고 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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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로운세 2020/11/26 01:02

    민주당은 이제 분리수거도 안되는 당이예요.
    운동권에 먹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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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신데요 2020/11/26 01:0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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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홍홍 2020/11/26 01:15

    예컨대 일련의 사건들을 구슬 꿰듯이 관통하는 그런 게 있음에도 이 분들은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자각을 못 하거나.
    그래서 늘 뒷말이 앞말을 씹어먹고 그러죠. 지적해도 모르고.
    신용도가 크게 떨어지는 유형이라 밖에서는 여러가지 장치를 해야 그나마 같이 일이라도 할 수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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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rgelang 2020/11/26 11:29

    내가 진중권 글을 추천하는 날이 다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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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lluck 2020/11/26 11:38

    진중권 서민 다음은 누구 밀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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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닐리리야 2020/11/26 11:59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ㅋㅋ 명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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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두로 2020/11/26 12:15

    belluck// 진중권과 서민을 미는게 아니라 저 메시지에 찬성할 뿐인겁니다 진중권 불호인 사람 여기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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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혹헬스 2020/11/26 12:23

    매사를 예외상태로 간주하여 제 편한 대로 처리한다.
    캬~명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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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닝일레븐 2020/11/26 12:36

    belluck// 누구가 아니라 옳은말은 하면 찬성하고, 틀린말을 하면 비판하는거죠.
    다른 사람들은 님처럼 종교화 되어서.. 조국,유시민처럼 말바꾸고, 위선행위하고
    앞뒤 다르고, 매번 잣대바꿔대는 비겁한 행동을 해도 무조건 지지하는 짓은 안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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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아르마스 2020/11/26 12:36

    너무 맞말이라..추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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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워치 2020/11/26 12:42

    저 위에 클베충은 개인에 대한 호오를 떠나 메시지 자체에 찬성 또는 공감하고, 아니면 반대하는 그 당연한 사고 방식을 평생 이해하지 못하겠죠.
    한다는 소리가 '진중권 서민 다음은 누구 밀거에요?ㅋㅋ'라니. 당신과 같은 클베충과 같은 한 표라는 게 참 끔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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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치스포도 2020/11/26 12:58

    belluck// 차라리 당신이 알바였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님처럼 생각하는 수 많은 일반인들이 있단 사실만으로도 갑갑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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