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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와이프를 동경에 보냅니다....(ㅋㅋㅋ 아님)

수목금 3일 연차를 썼습니다. 아이 키우느라 고생한 아내가 젊었을때 어학연수갔던 동경으로 여행을 보냅니다.
저도 다른 남편들처럼 외로웤, 아내가 없는 밤 어떻게 보내야할까욬 ㅋㅋ 이런글 적고 싶긴합니다.
하지만 41개월짜리 아이는 냅두고 가!!! 내가 볼께, 당신이 여행가는데 연차3일 정도야 뭐~ 하고 아내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 아이가 저랑 엄청 무지 잘 놀고, 미리 아빠랑만 네밤잘꺼야 해도 '응' 하고 재밌게 놀자 하는 아이라 크게 걱정은 안합니다만...
잘때 한번씩 엄마 찾을까 좀 우려스럽긴하네요.
 
사실 이 여행의 시작은 둘째때문입니다.
저희 가족은 아내, 딸,  고양이 재인이, 저 이렇습니다. 큰딸을 낳고 나서 줄곧 둘째를 가지고 싶어했던 제 아내의 성화에
답을 제대로 못했던 저는 올 초에 그럼 봄에 둘째를 한번 가져보자고 선언했고,
둘째가지면 많이 힘들거니까 혼자 여행이라도 다녀와라 라고 먼저 제안을 했었습니다.
 
얼핏 이해가 안가실수도 있습니다. 제가 사정사정 둘째 가지자 빌고 빌어서 여행 한번 다녀와 그 다음에 둘째 갖자가 아닌~
그 반대의 상황이니까요.
제가 둘째를 안가지려 한 이유는 경제적인것도 있지만 육체적인것이었어요.
제 아내는 독박육아였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제 어머니도 일을 하고 계셨구요.
단 하루도 품에서 놓아본적없는 독박육아였어요. 엄청 많이 힘들죠. 독박육아란게...
또 하나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마 육아에 관심이 너무 많아서 더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육아를 함께 하면서 내 아이는 지금 눈앞에 이토록 이쁜 딸 하나다라고 다짐의 다짐을 ㅎㅎ
제 나이가 마흔이 넘어서 육체적으로 버틸 수 있을까? 아기 열심히 잘 키우고 싶은데,
육체적으로 힘들면, 짜증도 날거 같고, 내 아내, 내 아이인데 짜증 내고싶진않거든요.
 
제 아내는 진짜 한 3년을 조르고 조르고 했어요~ 둘째는 좀 편할꺼야 옛날처럼 오빠가 힘들진 않을거야 하면서요.
그래도 눈앞에 선합니다. 저도 둘째는 좀쉬울거 같긴해요. 근데 지금 딸아이 아기때 너무 힘들더라고요.(체력이 ㅎㅎ)
첫째때는 회사 바로 앞에 집이 있어서 점심때도 집에 가서 먹고 애도 잠시 잠시 봐주고 칼퇴근해서 애 보고 설겆이하고 밥차리고 했으니까요
근데 이젠 집도 멀고 해서 아내 혼자 다 해야되요. 이게 너무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혼자 얼마나 힘들까...
잘 할 수있다곤 하지만....제가 걱정이 좀 많은 편이에요 ㅎㅎ
 
그래서 여행다녀와서 리프레쉬하고~ 아내 기분 최상일때 둘째 가지고 싶어요.
제 아내도 30대 중후반이지만 덕질도 많이 하고 젊게 살고싶어하는데 아이 보고 남편 뒷바라지한다고 많이 못 논거 실컷 놀다 왔음 좋겠어요.
사실 아직도 딸아이가 너무 너무 좋아서 둘째 낳으면 그 사랑을 함께 줘야된다는게 미안하다는 미친생각(?)도 합니다. ㅎㅎㅎ
 
한 10년 있으면 저도 "아내가 여행을 갔어요 ㅋㅋㅋ " 할 수 있을까요??
 
여보 건강하게 잘 다녀오고, 우리 딸나무 선물 많이 사 오고, 나는 뭐 필요한거 없어.
긴타마나 나루토 원피스 굿즈나....도쿄바나나 말고...로이스초코도 말고...히요코 만주도 필요없고.....딸기모찌도...
생각해보니 정말 바라는게 없어.
 
잘 다녀와~
 
 
 
 
 
 
 
댓글
  • 상냥한엄마곰 2017/03/27 16:38

    아내 되시는 분 보세요!
    남편분께서 긴타마, 나루토, 원피스 굿즈와 도쿄바나나 +로이스초코+히요코 만주+딸기모찌 사오라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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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껀어디에 2017/03/27 17:57

    그래 마지막문단이었군
    ㅋㅋㅋ가 없다길래 설마했는데
    ㅋㅋㅋ대신 다른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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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시대4 2017/03/27 18:20

    "응!! 오빠!! 시킨 대로 빈 손으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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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시대4 2017/03/27 18:20

    "오빠도 이제 내가 시킨 대로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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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하대디 2017/03/27 18:56

    힘내세요
    셋째 키우고 있는데
    첫째는 가슴으로 안아 키우고
    둘째는 손으로
    셋째는 발로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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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illluvu 2017/03/27 18:59

    섬세하게 가족 생각하는 그 마음이 ㅠㅠ 제가 다 찡~~ 하네요. 아내분도 남편분의 그런 마음을 알아서 힘들어도 둘째 갖고 싶어 하시는거 아닌가 싶어요.
    순딩이 둘째 낳으시고 행복 두배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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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배가고프다 2017/03/27 19:12

    저도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하니까 진짜 빈손으로 왔더군요.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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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득찬방 2017/03/27 19:49

    왜 괜히 제가 다 마음이 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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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나무이야기 2017/03/27 22:43

    저야말로 독박육아였어요.ㅎㅎ
    남편따라 무연고지에 와서 시댁,친정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데다가 친구 하나 없었거든요.
    또 심지어 남편의 새 발령지가 아주 몹시 바빠서 남편은 늘 밤늦게 들어와서 아침 일찍 왔었구요.
    참 고된 육아였습니다.
    그치만 힘든만큼 아이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형제를 만들어주고픈 마음에 하나 더 낳았는데요,
    첫째보다 정말 훨씬 쉬워요~^^
    아니,어렵고 힘들긴한데 마음의 여유가 있달까요?ㅎ
    물론 두 놈 컨트롤 하기가 보통이 아닙니다만ㅎ
    첫 아이만 작성자님께서 완벽히 컨트롤하신다면 좀 나을거예요ㅎㅎ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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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커쓰단장 2017/03/28 07:49

    엄... 고양이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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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글덩글 2017/03/28 07:59

    아주 건강하고 이쁘고 순둥순둥한 둘째 낳아서 다섯 가족이(냥이까지^^)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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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빵 2017/03/28 08:00

    와 보통은 반대 케이스가 더 많지 않나요? 남편분이 아내분의 독박육아를 걱정해서 둘째를 꺼려하고 아내분이 그래도 괜찮으니까 낳자!! 라고 하는 건 진짜 보기 드문 케이스인 것 같아요.
    그만큼 작성자님이 아내분을 사랑하시고 배려한다는 얘기겠죠. 거기다 이렇게 혼자 여행 가는 것도 흔쾌히 찬성하시고... 아내분이 진짜 부럽습니다ㅎㅎ
    예쁜 둘째 가지시길 바라고 앞으로도 네 가족 계속해서 화목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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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리동물이다 2017/03/28 08:04

    연년생아빱니다
    첫째 키울때는 이러다 죽겠다 싶었는데
    죽진... 않습니다 ㅋ
    대신 행복은 몇배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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