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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가 생각하는 한국 역사교육의 문제점

개인적으로 역사의 가치는 과거를 돌이켜 보는 것을 통해 더 나은 현재를 사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관에 입각하여 볼때 역사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과거의 사건들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사학과는 아닙니다만 한국에서 성실히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여러 시험을 준비하면서 국민 평균보다는 더 많이 역사를 공부하였는데, 제가 받은 교육을 돌이켜보면 한국의 역사 교육은 교훈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 역사 교육의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근현대사입니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일제의 만행,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에 대해서 배우는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일까요? 저는 왜 우리가 나라를 잃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배워서, 다시는 그런 치욕을 겪지 않도록 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행 역사교육에서는 그런걸 도무지 배울 수가 없습니다. 현행 일제강점기 교육은 그저 잔악무도한 일제와 사악한 친일파에 대한 분노의 배설일 뿐, 거기서 그 어떠한 교훈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일제는 분명히 이루 말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당시 제국 주의 국가들 중 안그런 나라가 없습니다. 단지 그들은 승리했을 뿐입니다. 일본이 아니었어도 우리나라는 러시아,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어느 하나한테는 국권을 침탈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조선의 상황이 심각했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우리가 나라를 빼았길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서술이 필요한데, 현행 역사교육에선 일본의 식근론에 반발하기 위해 근대화를 향한 조선의 촛불같은 노력만을 강조합니다. 사실은 이미 망하기 일보 직전이어서 일본이 아니라 그 누구여도 손만대면 꿀꺽할 수 있는 나라였는데요.
그러면서 망국의 원인을 을사오적과 일본에 다 떠넘겨버리는 겁니다. 을사오적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가 맞습니다. 일본은 나라를 강제로 빼았아간 제국주의국가가 맞구요. 근데 그걸 누가 알아줍니까? 헤이그 특사를 보냈다는 사실이 중요한게 아니라 아무도 헤이그 특사의 말이 귀기울이지 않았다는게 중요합니다. 고종이 옥새를 감춘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애들 장난도 아니고. 나라를 도장 하나에 나라 넘어갈 만큼 처참한 상태로 만든 쓰레기 같은 군주였다는게 중요한겁니다. 을사오적이 도장을 찍었지만 이들이 없었던들 나라가 유지가 됐을까요? 아니요 을사오적이 기개와 절조를 지켰어도 어차피 그 밑에 누군가가 새로운 이완용이 되어 나라를 팔았을 겁니다.
친일파를 잊지 않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 것보다 중요한게 친일파 몇놈 때문에 나라가 넘어갈 상황이 됐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현행 역사교육에서는 그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망국의 책임을 죄다 이완용 한 사람에게 떠 넘겨버립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나라를 뇌사상태로 만든 고종보다 호흡기 뗀 이완용이 더 나쁜놈인줄 알고 큽니다. 이러면 반성할 수가 없죠. 그냥 속편하게 이완용 xx놈 조선인 불쌍해 하면 끝이니까요.
6.25 전쟁을 비롯해 북한의 도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한국전쟁을 통해서 기억해야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북한이 언제든지 같은 민족 몸에 총알을 박아 넣을 수 있는 괴물들이고, 화해를 위한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김신조를 투입하고 연평해전을 일으키는 쓰레기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행 역사교육에서 배우는 것은 북한은 한민족이고, 보수정권이 정권유지를 위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창조했다는 식입니다. 그따위 교육이 몇십년째 이어진 결과, 한국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유도로 발생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전쟁 영웅들을 기억에서 지우고, 그들을 죽인 전범 김원봉을 현충원에 안치하느니 마느니 하는 상황이 와버렸습니다.
한국의 위대한 점을 다뤄 민족적 자긍심을 키우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와 똑같이 한국의 치부와 실책도 다뤄야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교육은 한국의 실패는 죄다 몇 명의 악인에게 덮어 씌우고 잊어버립니다. 이런 역사를 배우면서 후손들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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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L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