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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세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4년...해로 5년 됐네요.

 

일병 휴가 복귀 날 편마비로 쓰러지셨다는 얘기를 듣은지가

 

벌써 14년이나 됐네요.

 

모든 어머니가 그렇겠지만 저희 어머니는 유독 음식솜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제대로 갖추지 않은 재료를 넣어도 신기하게 맛이 나더라고요.

 

제 고등학교 친구가 유독 저희 어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을 정말 잘 먹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날도 자식인 저보다도 더 많이 통곡을 하더라고요.

 

10여년을 집에만 누워계시고 제대로된 나들이 한번 못 가봤네요.

 

사실 계실 땐 귀찮고 짜증나는 날이 대부분이라 아버지나 저나...그리고 시집간 누나들도

 

힘들어했던건 사실 입니다.

 

집안에 아픈사람 하나 있으면 모든 가족이 그 사람 위주로 돌아가죠.

 

그렇다고 어머니가 온순하신 성격도 아니고...평생을 힘들게 남편과 자식들 먹여살리며 살았는데

 

본인에게 돌아온건 당뇨로 인한 합병증과 그로 인한 뇌경색이라는 병을 얻으셨으니 얼마나 억울하셨을까요.

 

그걸 알지만 제대로 한번 이쁘게 꾸며드리질 못한 접니다.

 

결혼 할 여자가 생기고 처음 인사를 드리러 집으로 데려간 날...

 

처자가 이쁘다고 좋아하셨어요.

 

제 아내에게 고마운게 결혼해서 월세방이라도 얻어서 나가사는게 어떻냐는 장모님의 말에도

 

시어르신들 나이도 있으시고 시어머니 몸도 안좋으신데 어떻게 그러냐고...

 

같이 살아도 상관없다며 결혼의 꽃이라 하는 신혼생활을 버렸습니다.

 

그 부분은 미안하면서도 지금까지 고맙네요.

 

결혼을 하던 날...

 

아내는 신나서 싱글벙글...저는 어안이 벙벙...그 상태에서 집에서 사설 엠뷸런스를 타고 오실 어머니 생각에

 

복잡하기도 하고...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네요.

 

양가 부모님들 자리 모두 인사를 드리며 그렇게 결혼식은 잘 마무리를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2달만에 한쪽마저 뇌경색이 오셔서 응급실로 가시고...

 

3일이 고비라는 말에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고비를 넘기도 괜찮다라는 의사소견에 따라 퇴원을 하면서 집에서 가까운 요양원에 모시게됐어요.

 

퇴근하는 길에 자주 뵙겠다 약속 드렸지만 일에 치이고 귀찮고 하니 또 사람 마음이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결혼 1년만에 첫아이를 가지게 되고 우리 가족에게는 또 다른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일상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첫째 태어나기로 약속한 달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그 전 주에 아내와 찾아뵜을 때 만삭인 아내의 배를 계속 쳐다보셨어요.

 

요양원으로 오신 날부터 어머니 목소리 들은적도 없고...사람 인식조차 안되셨는데...

 

그 날만큼은 아내의 배만 보시더라고요.

 

여느 때와 다르지않게 퇴근하는 길에 어머니나 보고 갈까 하다가 집에 계신 아버지 식사 먼저 챙겨드리고

 

가야겠다 했는데...막내누나에게 전화가 오데요.

 

그 전화 진짜 받기 싫었습니다. 사람이 느낌이라는게 참...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신 날...그 날 퇴근하면서 들렸더라면 임종이라도 지켜드렸을텐데...

 

도착해보니 두 눈 감지도 못하시고... 아들 왔다고 손으로 감겨드리니 감으셨습니다.

 

3일장으로 치루고 집에 온 날...참...뭔가 허망하더라고요.

 

아까 어떤 분이 잔치국수 영상을 올리셨는데...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나서 넋두리 좀 해봤습니다.

 

너그러히 이해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둘째 딸도 3살이고...

 

아버지와도 가까운곳에 살면서 잘 지내네요.

 

오늘 저녁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보세요.

 

이제 남은 퇴근시간까지 화이팅 하시고 좋은 저녁 보내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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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kK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