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사기사건 후기 (장문,노잼)

 

 

 

편의상 음슴체인데 일단 글 개노잼임

첫 시작은 트위터에서 짤캐다가 우연히 들어간 작가 트위터 프로필에 커미션 받는다길래 

메일로 먼저 컨택했었음

이후는 본인이 트위터 DM (다이렉트 메시지)가 연락이 빠르다고 해서 DM으로 연락했고

링크 들어가서 확인하고 견적짜고 신청했는데 캐릭터 일러스트 + 배경 13만원으로 한장, 러프타입으로 다른 캐릭터 1장해서 총 17만 5처넌을 입금했음

입금날짜는 6월 10일

 

 

 

 

본인이 45일 걸린다길래 얼추 그럼 7월 25일이면 맞겠지?

하고 걍 잊고 지냈음

 

 

 

 

 

 

7월 16일 첫번째 그림의 러프가 왔음

DM이 오면 네이버 메일로 xx님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하고 알리미 알려주는데 내가 트위터를 잘 안해서...좀 늦게 보고 걍 대충 피드백 날리고 쫑

완성날까지 1주일 좀 더 남아서 도키도키하고 지냄

러프받은게 나름 맘에 들어서 그림 잘 그려달라는 의미로 무상으로 치킨 기프티콘도 따로 선물하고 그랬음 ㅇㅇ

선물 받자마자 바로 먹드라

 

 

 

 

 

물론 그뒤로 어림도 없지 통수킥

저때까지는 의뢰한 첫번째 그림의 러프만 받았고 두번째 그림은 또 언제 완성될지 기약도 없는 상황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환불받을 생각은 없었다.

개인사정때문에 늦어졌습니다 ㅜ / 죄송합니다 바쁜일이 있었습니다 등 귀신 씨나락도 안먹힐 변명이라도 일단은 한다면 네 그러셨군요 하고 그냥 기다릴 생각이었음

내가 커미션 신청많이하고 다닌건 아니지만 

그림쟁이들 나름 스케줄이나 컨디션조절에 실패하면 회복하는데 오래걸리고, 빨리 그려달라고 들들볶는다고 얼른 완성되는것도 아닌데다

독촉으로 인한 결과물 퀄리티 저하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정을 말한다면 나름대로 배려하고 이해해주고 넘어갈 생각이었음

근데 그게 흑우짓일줄은 그땐 몰랐지

문제는 연락 자체가 그 뒤로 되지 않는거였음.

일단 연락이라도 되야 뭐 사정을 이해해달하지라는지, 바빠서 못할거같으니 환불하겠다든지 이야기라도 하는데

그것조차 할 수 없어서 답답했음.

 

 

 

 

 

근데 내가 확인 DM 보내는 날에도 대답안하고 다른사람 트윗에 좋아요 누르고 다니고

 

 

 

그 와중 부계정으로는 잘만 처놀고 있더라

1차빡침 받았지만 나는 수준높은 현대인이기에 한번 참았음

그렇게 언제 답을주나 하며 심심할때마다 잘 하지도 않는 트위터에 들어가서 DM창을 쳐다보는걸 몇번씩이나 반복하다가 지쳐가던때

10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의를 너무 베푸니 둘리가 되는걸 깨닫는 순간

잘못했다는 소리 듣고싶어서 결국 고소미하게 됨

 

 

 

 

 

대화내역과 이메일주고받은 내역, 은행가서 뽑은 거래내역확인서 등등 들고

날잡고 바로 조지러 감

용어를 커미션이라고 하면 못알아 들으니까 돈주고 그림을 의뢰했다고 표현을 한거 외에는 거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썼음

특이사항이라면 검찰청이랑 법원이 건물하나에 붙어있어서 존~~~나 큼

입구서부터 왠지 개쫄았음

근데 민원받는 직원분이 친절해서 금방 풀어졌음

참고로 고소할때 인적사항 거의 몰랐음.

아는거라고 해봤자 트위터 계정, 예금주, 계좌번호, 은행명,이메일뿐

거주지, 실명, 나이, 주민번호, 휴대폰번호 등 아무것도 몰랐음

(계좌와 실명이 다른, 그러니까 대포통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었기에 ㅇㅇ)

모르면 걍 공란으로 써도 된단다 ㅇ

그러고나서 나 사는곳 주변 경찰서로 수사 떨어지고, 경찰서 소환받아서 조서쓰고 추가증거 제출한 뒤 다시 조용히 지냈음

 

 

 

 

 

두달만에 이렇게 진행되드라

사건번호랑 이름은 노출되면 안되서 가림

대충 수사 흐름도가

1. 내가 최초로 전주지검에 고소미 넣음 (직고소)

2. 전주지검이 경찰서 (고소인 거주지역 관할 경찰서) 로 사건이 배당됨

3. 본인쨩 경찰서에 불려가서 조서 쓰고 1달가량 수사하다가 결과를 전주지검에 올림

4. 전주지검에서 수사결과 보고 피고소인 (그러니까 사기꾼련)이 사는거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인천지검에 송치

5. 인천지검에서 다시 피고소인 거주지역 관할 경찰서로 사건 배당

여기까지는 그냥 순조롭게 왔음

걍 선량한 모범시민이셨나보셔서 대포통장도 아니고 거래내역도 다 남아있으니까 금방 잡을 수 있었음

그러다가 12월 10일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피의자가 변제하고싶다고 연락이 왔음

그래서 내 연락처 알려줘도 되냐고 수사관이 물어보는데

사실 좀 고민했음.

이대로 쭉가서 기소유예만 나오면 그 뒤는 민사로 오랫동안 괴롭힐 수 있는데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었음. 초범에 액수가 적어서 검찰이 정식으로 기소할것같진 않았기에

일단 한번 대화는 해보자 + 지급명령 걸때 점마 휴대폰번호 미리 확보해두면 인적사항 보정명령 내려올때 큰 도움이 되기에

내 폰번호 알려달라고 전달했음.

30분도 안되서 연락오더라

 

 

 

일단 상대방은 원래 사기를 전문으로 치는 사람이 아니었나본지 좀 대처가 많이 어수룩한 티를 내긴 했는데

딱 첫마디 보니까 시발 사람이 화가 극도로 나면 오히려 냉정해진다는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이미 내가 DM 보낼때도 씹고 탱자탱자 놀고 있었다는거 다 알고 있는데 거짓말 한게 첫번째 이유고

문자의 목적이 얼른 위기를 모면하려고 빠른 합의 ㄱㄱ 하려했다는게 두번째 이유고

피해금액도 잊어먹을정도로 서에서 연락오기전까지 나에 대해 까맣게 잊고있었다는게 세번째 이유였음

시­발 내가 만약 사기쳤으면 사기당한사람이 날 고소할까 만나면 처맞는거 아닌가 하고 무서워서 전전긍긍하겠는데 얘는 오히려 편-안하게 지냈다는게 너무 빡침

시발 경찰서 호출받기전까지는 나한테 하나도 죄송하지 않았다는 말하고 똑같잖음

난 돈을 받고싶어서 보다는 사과와 대화를 하고싶은게 더 커서 고소미를 하게 됐는데

한순간이나마 대화를 해보자고 생각한 내가 뿅뿅이 되는 순간이었음

 

 

 

 

오히려 사과문자보고 더 싸늘해진게

여전히 면피성 문구가 보이고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똑바로 쓰지도 않고 뭉뚱그려서 그냥 죄송하다고만 하는게 기가 찼고

이렇게까지 굽히는데 용서 안해줄거야? 하고 강요받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역겨웠음

여기서 딱 드는 생각이 있었는데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불판도게자 장면이 생각나더라.

이거만큼 내 심정을 잘 표현해주는 만화가 없음.

그 뒤에도 뭐...잘못했다고 문자 몇번 더 보냈는데 

 

 

 

 

 

보다시피 이런식으로 징징거리는거에 가까워서 그냥 무시했음.

난 이미 내가 DM을 보내던 날짜에도 다른 트윗에 좋아요 누르고 부계정으로 처놀고있는거 다 알고있는데도

트위터 아이디 잃어버리고 메일휴지통 비워서 연락할 수단 자체가 사라졌다?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서 사과를 하는데 진정성이란게 느껴질리가??

오히려 형사고소 종료 이후 민사 지급명령때 쓸 피고인 인적사항 겟또~하고 그냥 자러감

그러다가 1주일뒤 오늘 문자 다시 옴 (사기꾼련 경찰서 출두해서 조서쓰는 날)

 

 

 

 

 

 

 

 

 

 

 

이제야 내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는구나...

처음에 문자보낼때부터 거짓말을 하는데 이제서야 이실직고하고

많이 늦긴 했지만 민사 가기는 귀찮고, 추가비용도 드는데다 점마가 내가 보낸 문자들 보고 확실히 많이 숙고해서 문자보낸티가 나기에 마음이 움직임

좀 겁에 질린티가 확실히 났던게 고소당해서 경찰서 간거 자체가 처음인 사람인거같았음

당연히 시발 저걸론 빨간줄 안그이지 ㅋㅋ 뭐 좀 인생 피곤하게 만들수는 있지만

빨간줄 긋는게 끝이 아니다, 끝까지 가겠다고 약간 겁박줬는데 통한거 보면 확실히 사회생활이 부족한 얼라였음

나름 문자가 진정성 느껴진다 생각했고, 점마 1주일간 속타들어간거 생각하면 되려 개이득이지

이렇게 지레 겁먹었을때 딱 끝내면 앞으로 커미션 받을때마다 내가 생각나서 최소한 더이상 사기는 안치겠지...트라우마 확실히 심어준게 아닌가? 생각들고

더이상 겁박을 줘봤자 큰 의미가 없단걸 알고있고 본인이 사과와 변제의사를 확실히 표명했기에 여기서 끝내기로 함

물론 사기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때문에 고소취하를 해도 수사 자체는 계속될거다라는걸 확실히 언질하고 합의금 받고 끝냄

 

 

사건은 (나름) 원만하게 종료됐다고 생각하기에 사기꾼의 SNS 주소나 닉네임과 그림은 공개하지 않겠음.

 

+. 아, 합의금 액수는

돈이 목적이었다면 100 이렇게 불렀을텐데

걍 자기 잘못과 거짓말한걸 똑바로 직시함과 동시에 재차 사과했고, 점마 22살이라 돈도 없어보이고, 

애초에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원금에 ktx 몇번 탈정도로만 얹어서 받고 끝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