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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저는 어떻게 살아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어릴적부터 할머니가 키우셧어요
입맛도 할머니음식에 맞춰져있고 저는 세상에서 할머니가 가장 좋아요
할머니는 언제나 제 걱정만 하시고요 저를 엄청엄청 사랑해주세요 
우리엄마는 엄청 무뚝뚝하고 제 성공(입시?)에만 관심많은게 보이는데 그래서 엄마가 너무 ㄱ싫은데 할머니는 너희 엄마가 무뚝뚝해서 당신이라도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항상 말씀하세요
그런데 할머니가 이번에 백내장 수술을 받으신대요
백내장 수술은 엄청 보편화돼있고 성공률도 높고 보험처리돼서 돈도 많이 안 들고 제가 걱정할 건 없지만
그냥 할머니가 점점 아파진다는게 너무 실감나요 아무것도 잘못하신 게 없는 우리 사랑하는 할머니가 그냥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힘들어하세요
 방금 오랜만에 집에 오신 할머니랑 끌어안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할머니가
할머니는 이제 얼마 못 살아... 너 대학 가는 거 보고 죽을것같다 라고 하셔서
제가 이제 고3인데 내일 개학식인데 너무 심장이 떨려서 만약 제가 대학교를 입학할때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평생 대학같은건 나오지 않을텐데
아까 할머니가 방이 춥다고 보일러를 틀어달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틀어드리고 나오려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끄는지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저희집이 보일러 켜고 끄는게 좀 복잡하고 스마트폰처럼 정전식터치라 그냥 필요할때마다 내가할게 나 불러~~이러고 방에 왓는데 생각해보니까 앞으로 나를 부르라는말이 , 나는 보일러를 끄는 방법을 안 알려드렸다는 사실이 할머니는 더 이상 건강해지지 않으신다는 걸 이제 몇 년 밖에 못 사신다는 걸 제가 마음속 깊은곳에서 인정해버린 것 같아서
어떡해요 저는 엄마가ㅡ 죽어도 멀쩡하게 살수있거든요 안 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빠돌아가시면 하늘이 찢어진듯이 울겠죠 근데 할머니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저는 어떡해요 저는 그냥 그 날부터 살 이유가 없어진건데
할머니 건강하셨으면 좋겠ㄴ느데 
어떡해요 저는 불교인데 할머니가 믿으시는 교회에 가서 기도라도 해야 되나요 그러면 할머니가 더 오래 사실 수 있나요
아까 얘기하다가 눈물이 너무너무 나서 할머니 나 이제 잘게 이러고 방에 왔는데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요 어떡해요 저 

댓글
  • HHuc 2017/03/01 02:29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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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링 2017/03/01 02:30

    아니에요..마음깊이 할머니가 나이든걸 인정하는게 아니라 마음씨가 따뜻하니 귀찮음을 감수하고 일일히 보일러 조절해주고 그런거죵..그렇게치면 전 병원에서 원장이 폰에있는 mp3옮기는거 알려달라했을때 '그냥 제가 해드릴게여~~'하고 해줬던 저는 원장을 곧 갈사람으로 봤던걸까욤??아니죠~~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평균연령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 노인인구도 많으니깐 할머님이 평소에 지병이있거나 그러지않으면 오래오래 건강하실거에요. 그니깐 벌써부터 부정적인 생각 하지마시궁 할머니랑 맛난거 먹으러다니면서 추억 많이 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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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 2017/03/01 02:34

    꼭 대학가세요. 그래서 할머니께 멋진 모습 보여드려야죠.
    지금 할머니 없을 때를 걱정하면서 슬퍼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야기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도 다니세요.
    삶의 이유 같은 건 나중에 찾을 수 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건 지금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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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르르 2017/03/01 02:49

    글쓴님 마음이 너무 예뻐서 하늘에 닿을거예요. 할머니 오래오래 사실거예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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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그라스 2017/03/01 05:30

    아이고..착하다.
    할매가 착한 손주둬서 행복하시겠네요.
    할머리 오래오래사실거예요.
    걱정마시구 공부열심히  하세요.
    할머닌 착하고 공부열심히하고 잘웃는
    손주분만 봐도 행복하실거예요.
    지금보다더 자주 안마도 해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리면 더 좋겠지요.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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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70805 2017/03/01 06:52

    저도 작성자님하고 비슷한 상황이었어요
    할머니 돌아가시고 오랜시간 방황중이지만 살아는지더라구요.
    제일 힘든건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과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더이상 못 먹다는 것이고 몇일째 할머니가 끓여준 된장찌게가 먹고 싶어서 죽겠네요 ㅠㅠ
    그리고 제일 후회되는건 많이 아프실때 한번이라도 더 연락하고 한번이라도 더 못 찾아뵌것과 같이 찍은 사진이 없다는것이네요...
    벌써부터 너무 걱정 하지 마시고 지금 순간 한번이라도 더 함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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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색머리앤 2017/03/01 07:33

    우리 할머니 생각나요ㅠ
    쓰니 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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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zra 2017/03/01 07:59

    가끔 할머니 따라 교회가서 옆에 앉아 손 꽉 잡아드리세요 정말 좋아하실거에요.
    교회친구 다른 할머니들한테 엄청 자랑하실거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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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멀테라피 2017/03/01 09:10

    글쓴님 정말 마음이 따뜻하고 성숙하시네요. 전 대학가서도 할머니가 얼마나 소중한분인지 몰랐어요. 제가 태어난지 50일만에 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애정표현없고 워낙 무뚝뚝한 집안이었던 탓도 있지만 저는 할머니 손도 제대로 잡아보질못했고 너무 철이없어서 제 생각만했어요. 할머니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뒤 혼자 남아 몇 년 째 그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있어요. 글쓴님 지금까지 하던대로 할머니곁에 있어준다면 더 필요한것도 없을 듯해요. 오래사실거에요 대학 입학하는 것도 보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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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인스팅트 2017/03/01 09:15

    오래오래 계실거에요 걱정마세요!! 증손주까지도 만나실거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지도 모르는 이별에 미리부터 슬퍼하지 마세요. 미래의 슬픈 감정이 현재를 멍들게 하지 말아요.
    그 시간에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할머니와 함께 보내세요 후회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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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시어터 2017/03/01 09:18

    모든 추억을 가슴에 묻고 이 세상 살아가게 되더라구요.. 작성자분 마음 충분히 공감하는 아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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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르르릉 2017/03/01 09:35

    요즘은 백세시대니깐요! 걱정 마세요. 할머니는 착한 손자(?)손녀(?) 두셔서 기쁠거에요. 그 나이즘 되면 자꾸 약한소리 하시는데 몸이 아프시니깐 더 그러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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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읽기 2017/03/01 09:36

    작성자님이 착하셔서 그런거지 '갈 사람'이라고 안가르쳐드린건 아닐거예요.
    이게 마음에 걸리신다면 저 같은 경우에는 할머니께서 여든 쯤에 핸드폰을 하나 해드렸었는데 쉽게 설명해드리니 배우시더라구요.
    혹시 글을 읽으실 줄 안다면 메뉴얼을 쉽게 써주셔서 옆에 붙여두시고, 글을 못읽으신다면 그림이나 사진같은 거라도 해서 순서만 알려드려도 될거예요.
    그리고 위에 팀인스팅스님 말처럼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별에 미리 가슴아파 하지 마요.
    저는 오히려 어렸을 적에 불면증이 있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실까봐 매일 밤 이불 속에서 울었었네요.
    그런데 제 걱정과는 다르게 두분 다 건강하게 살고 계셔요
    제가 제 때 결혼하고 애를 낳았다면 증손주도 보여드릴 수 있을 정도죠
    걱정 마세요 작성자님 할머니께서도 아프지않고 오래오래 사실거예요. 계실 때 추억 많이 만들어드리고 현재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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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찐zzl버거 2017/03/01 09:57

    ..저두 할머니한테자라서 글쓴이처럼 혼자..걱정하고 울고 그랬어요..
    네이버지식인에도 글썼는데..(할머니 돌아가시면 어떻게하냐고..)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지금도 타지생활중 이라 보고싶어도 자주못봐서 한번씩 할머니가 나없으면 어떻게하지해요..
    그래서 전화를 진짜많이해요 할머니 안심심하게 계속말걸고싶어서 무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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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상주인 2017/03/01 12:58

    작성자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는 하루에 문득문득 할머니 죽으면 나도 죽어야지 생각해요
    이 세상에서 저한테 가장 많은 사랑을 주신 분이고
    방황 할때마다 방향을 잡아주신 분이라
    할머니 없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작성자님 할머니 괜찮으실 거예요
    제가 모르는 분이지만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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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두리 2017/03/01 13:38

    마음이 이쁘셔서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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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 2017/03/01 13:38

    언젠가는 이별은 찾아오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기엔 너무나도 슬프죠..
    저도 생각하곤 합니다.
    제 친구가 갑자기 떠난다면 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명확한 답은 알 수 없지만
    있는 동안에, 떠나기 전에 최대한 마음을 전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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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돼징 2017/03/01 13:39

    정말 착한 손자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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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개미 2017/03/01 13:40

    그걸 받아들이는게 어른이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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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맛우유 2017/03/01 13:48

    사회생활하면서 일년에 한두번 간간히 뵙다가
    요양원 들어가신후로 한 이년정도 못봤었는데
    이상하게 꼭 봐야될거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다는 아빠끌고가서 뵜었어요.
    아빠는 할머니랑 사이가 안좋았거든요.
    몸도 제대로 못가누는건 둘째치고 치매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뭣하러 가냐고 하는거
    한번만가자고 애원반 억지반해서 갔었어요.
    근데 내가 알고있던 할머니가 아니더라구요.
    이사람 누구지? 할정도로...
    근데 치매라 사람 못알아본다는 할머니가
    제 얼굴 보자마자 움직이지도 말도 못하는상태로
    어어어 하면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할머니 또 올게 하고 가는데 어어어 하시더라구요.
    그후로 정확히 한달뒤에 돌아가셨어요.
    첫날에는 너무 슬퍼서 한참을 울었는데
    둘째날부터는 실감도 안나더라구요. 눈물도 안나요.
    그러다 몇달전에 상견례하고 결혼준비 하는데
    처음으로 할머니가 꿈에 나타났어요.
    우리 손주가 시집을 다 가고 다컸네~?! 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데 그때 참 이상하게
    아 이건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는 다시는 꿈에 안나타날것 같았어요.
    할머니 왜왔어! 지금 오면 이제 못볼거잖아!!!
    하면서 할머니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는데
    우는 내내 할머니는 괜찮아 우리손주~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요.
    그러다 울면서 잠에서 깼는데 정말 울고있더라구요.
    그 이후로 다음달에 결혼인데
    꿈속에 할머니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 꿈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근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신지 2년이나 되어가는데
    아직 한번도 꿈에 안오셨어요.
    한참을 안찾아뵙다가 마지막으로 뵈었을때
    저한테 너는 나빠. 참 나빠. 하셨었는데
    아직 제가 미우신가봐요.
    본문이랑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냥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생각나서 써봐요.
    내일 웨딩촬영인데 많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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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LIVE 2017/03/01 14:01

    작성자님 할머니 오래 사실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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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는없다 2017/03/01 14:06

    누구나 한번씩은 꼭 겪어야 할일입니다. 나중에 소소한후회남지않도록 매일매일 잘챙겨드리세요 작성자님 맘이참 곱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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