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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촬영 에피소드 입니다.] 오늘 소니동 포럼에 글이 뜨거웠네요 ~(긴글 죄송)

안녕하세요 삼안목운입니다 ~
전에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사실 저는 토목분야 건설쪽 감리 18년차입니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어느 덧 돈을 받고 돌잔치를 기점으로 아직 걸음마단계이지만,
간간히 웨딩, 행사 쪽으로도 일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몇년간 사진생활이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페이를 받고, 제가 촬영한 결과물을
상업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참 뿌듯합니다.
이제 에피소드를 적어보겠습니다. 글이 두서없이 길어질 수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말부부입니다. 평일엔 타지역에서 근무하고, 금요일 저녁에 세종시 집으로 갔다가
월요일 아침일찍 찬공기를 마시며 차를 몰고 타지역으로 출근합니다. slr클럽 구인구직 게시판을
수시로 봅니다. 혹시나 제가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로 가능한 건수가 있는지 확인하지요.
세종에서 50분 거리인 곳의 행사 구인글이 있어서 지원하려고 하니 행사 포트폴리오가 없는 겁니다.
돌스냅, 웨딩 포트폴리오는 있지만 행사쪽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구인이 안되었는지 제가 보낸
엉뚱한? 샘플사진들을 보시곤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바로 Ok 하고 싶었지만, 감리단 위엣분인 단장님이
요즘 설계변경 시즌이니 이번주 토요일은 근무 좀 해서라도 월요일 발주청에 1차적으로 보고할 수 있게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저는 걸려온 전화에 해당 시간대 스케쥴이 잡혔다고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점심 후 정말 열심히 본업무를 했고 ~ 신들린듯이 일을 하니 굳이 토요일에 연장근무를 하지 않아도
월요일에 계획대로 발주청 보고가 되겠더군요 ~ 설계변경도서를 검토하여 시공사 공무분에게 수정 및 보완을
시키곤 금요일 저녁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퇴근준비를 하는 찰나에 행사 실장님 구인하시는 이름모를 대표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내일이 코앞인데 아직 못구하셨더군요 ~ 제가 시간이 다시 생겨 가능하다고 하고,
그 일을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쾌재를 부르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일보는 중?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너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겁니다. 다른 것보다도 헤어스타일이 도저히 패션쇼를 갈 수 있을 정도가 아니어서
저는 좀 일찍 퇴근하고, 차를 몰고 도중에 예약을 하면서, 곧바로 미용실로 갔습니다. 일반펌+다운펌을 하면
12만원 정도 하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아이롱펌을 하자고 해서 낚이고, 12만5천원에 머리를 마음에 들게
만들었습니다. 행사당일 아침, 외투는 버버리 비슷한 늦가을 코트를 입고 스스로 자존감을 세우며? 장소로
갔습니다. 실제로 가까이서 보는 모델분을 연세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모델분들 외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름다웠고, 멋있었습니다. 리퀴파이가 거의 필요없을 정도의 관리상태였습니다. 일감 주신 스튜디오에서는 몇가지
촬영사항이 있었습니다.
주된 촬영사항은 행사 사진보다는 그 행사의 일부분을 맡은 패션쇼가 있는데 해당 원장님을 따라다니면서 VIP와
인사하는 자연스러운 장면, 원장님 소속 패션쇼 모델분들 리허설 스케치, 소속 모델분 런웨이, 직후 단체사진
등으로 이루어진 야외 촬영이었습니다. 야외라서 그런지 좀 어수선한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스튜디오에서 오신
사진사들만 해도 대략 7~10명? 방송국 카메라분들, 영상 실장등 다양했습니다. 그 분들은 대부분 전체 행사를
촬영하러 오셨으리라 판단됩니다. 서로 눈치로 방해되지 않게 돌아가며 촬영도 하고 양해도 구하고, 가벼운 인사도
하고 그러면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평소에 시도해보고 싶었던...돌스냅에서만 사용했던 그 방법을 오늘 해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대 정면 센터는 방송국 카메라가 장악?하고 있고, 그 앞에는 들어가서는 안되는
영역이었습니다. 방송국 카메라 기계고가 높아 그 바로 밑에 가부좌를 틀고 기대하는 사진사분들만 한 5~6명
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그곳옆에 앉아서 같이 가볼까 생각도 하다가 나중에 잠깐 앉아서 프레임을 잡았습니다.
대부분은 무대기준으로 4시~5시방향에서 무대쪽으로 16-35GM을 삼각대 세워 무선리모콘을 준비하여 f5.6으로
스케치를 잡고,저는 7시~8시방향에서 85밀리로 쏘면서 리모콘으로 4시~5시방향 1635gm으로 광역사격을
실시하였습니다. 물론 잠깐씩 확인하러 8시에서 센터 방송국 카메라 뒤로 돌아 4시까지 뛰어가 확인해보았고,
리뷰결과 원하는 대로 잘 포착된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저는 다시 8시쪽으로 원위치하여 목적 모델분들 워킹과
이를 앉아 보면서 흐믓해하는 원장님의 자연스런 모습을 담아내었습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촬영은 돌스냅에서
제가 배워 하고 있는 촬영형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입으로 떠들며 인사, 생일축하노래, 덕담, 돌잡이 진행까지
해본 경험으로 이번 행사에 접목해보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았습니다. 사실 저는 돈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촬영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에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15만원 페이받는 행사를 받아, 해당 행사가 패션쇼인
만큼 자존감을 세우고(일감 준 업체에 누를 끼치면 안되기에)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주게끔,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확보가 가능토록 12만5천원짜리 펌을 하고, 50분거리를 왕복운전에 톨비, 주차비내어 갔던
오늘의 3시간 촬영이 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결과물 또한 처음 접하는 영역의 촬영치고는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하였습니다.
늦깍이 상업사진가이며, 파트타임잡이지만 저는 요사이 몇년간 정말 행복합니다. 사진으로 돈벌기 전에는 회사만
다니는 일상이 무료한 다람쥐챗바퀴 일상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조금씩 새로운 도전?, 새로운 영역에서 본인을
인정해주고, 인정받고 하는 그 자체로만으로도 가슴설레이는 일인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고, 부족한
점을 계속 채워나가고 싶지만, 그것은 또 다른 세계인 것 같습니다.
포럼글 앞쪽에 올라온 "프로"와 "아마추어" 관련 뜨거운 언쟁은 예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지만,
여러분들 한분 한분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적정선에서 마무리들 하시구요 ^^
두서없고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Dx5qFachd3A

댓글
  • 타조가조타 2019/11/23 22:06

    좋은 사진과 글, 음악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나니 저도 내일 이발하러 가야할 것 같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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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안목운(데나우시) 2019/11/23 22:10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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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쿤 2019/11/23 22:17

    사진의 역설이라고 느끼는거지만, 사진만 파고들면 결국 편협과 아집이 들어설 때가 있는것 같습니다. 탄탄한 사진 외적 영역의 내공을 기반으로 사진적으로 퓰어내는 멋진 경험담 잘 봤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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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안목운(데나우시) 2019/11/23 22:26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방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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