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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해야 하는지 팁좀 주세요

독일에서 근무 하고 있습니다.
독일 회사인데, 사장님만 한국 사람이고 나머지는 전부 독일인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독일은 보통 6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이 있습니다.
그 기간동안에는 사람을 마음대로 짜를 수 있고, 종업원도 자기 맘대로 그만 둘 수 있습니다.
쓸려면 진짜 날밤새서 부조리함을 다 얘기할 수 있고, 독일 노동부에 찌르면
폭파 시킬만큼 파워가 있겠지만 사직서 내고 사장도 저에게 해고 통지를 했네요
몇가지만 뽑자면 사장은 한국사람이고 나머지 직원 20명은 독일 사람입니다.
1. 한국 직원은 일찍 퇴근하면 안되고 독일 직원은 일찍 가도 된다.
거리가 300km 떨어져 있어 주말 부부였는데 와이프한테 말해서 집에가지말고 일하고 공부해라
30년전에 한국에서 독일로 나오신 분이라 회사 분위기가 한국인 한정 30년 전임.
2. 저는 신입으로 들어왔습니다. Junior PM 으로 들어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시니어급 일 이었고, 회사가 Traton 같은 공룡기업을 처음 상대해 보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1:1 안되니 중간에 벤더가 끼었죠. 저는 예전에 대기업이랑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서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데 사장은 뻑킹 상관 없습니다.
아무런 서류의 포맷도 없는 상태에서 저 혼자 관련 서류 백업하면서 초반 어버버 할때를 제외하고
6개월을 PJT를 끌고 왔습니다.
당연히 자동차 업계이니 기술 관련 모르는 부분은 물어물어 처리했죠
제 기준이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실수나 놓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안놓치려고 하지만 시간에 쫒기는 과정에서 컨펌이나 백업 없이 그것도 혼자서 하려니
벅찬 상태 였습니다. 그것도 프로젝트도 그 한개가 아니었습니다.
자 여기서 시작됩니다. "넌 그것도 못하냐" "일을 못하면 받아 적어라"
"서류 작업은 개나소나 아무나 하는거다"
"이거는 왜 틀렸냐" "이 서류는 왜 이러냐" "내가 너를 자르는 수가 있다" "그런식으로 일하면 자른다"
"일하는거 맘에 안든다""확 잘라버릴라" 등등 Motivation 떨어지는 말만 골라서 하더군요 ㅋㅋ
한국에서 일할때 한번도 못들어본 협박들 ㅋㅋ
3. 주말 부부이다 보니 매번 일주일치 옷을 가지고 다녔는데 토, 일 근무가 필요해서 하게 되면
저는 자연스레 이주동안 집에 못가게 되는지라 옷도 없고 피폐해 졌죠.
14일 연속 일했으니 집에 다녀오겠다고 목금을 휴가 냈는데, 그때 당시에는 자기도 너무 했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말 안하다가, 그 다음주 출근하니 이미 제출하여 아무런 문제 없었던 서류 다 들춰내서 갈굼.
업무적으로 잘 못한거였으면 수긍할텐데 그게 아니고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내려 하는거 같은 느낌
오히려 본인이 서류에 대해 모르니 저한테 물어보는 형식으로 끝나버렸죠.
그 이후로 업무가 트집을 잡는거로 시작해 제가 그 트집을 방어하는걸로 끝납니다.
저는 당장 할 일이 있는데 전화로 불러서 이거 이거 뭔데 이거 아니냐 하면,
고객사에서 이렇게 바꿔달라해서 그렇게 진행 했습니다.
그거 설명한다고 1시간 보내면 그 만큼 일이 밀려 제 퇴근은 미뤄지구요.
당연히 수당은 없습니다.
그렇게 참아가며 생활하다 어느날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제가 피곤해서 낮잠 자는데 벌떡 벌떡 일어나더군요 그냥 깨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무슨일 있는 것 처럼 벌떡 일어섭니다. 그러면서 사장 볼 생각을 걱정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와이프가 걱정하고, 그러면서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그만둬야 겠다고 마음먹고 사직서 썼습니다.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후련한데 잘한건지 모르겠네요

댓글
  • 익명_XGviI7 2019/11/22 06:04

    다른 일자리를 구하시고 사장 면상에 사직서를 던져버리죳...-_-;;;

    (dnROxm)

(dnROx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