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72억 문대통령 기록관 기사 반박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095300890512631&id=100000982522683
오늘 아침 조*일보는 “나랏돈 172억 들여 ‘문대통령 단독 기록관’ 짓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과 8면에 실었다. 기록관리계에 몸담고 있는 나름 관련자로서 이 기사의 제목과 내용을 보고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제목 자체가 매우 악의적이다. “나랏돈 172억 들여~” “단독 기록관” “노무현 퇴임 땐 봉하마을로 기록물 가져가~” “작업 총괄했던 문재인 비서실장, 검찰 조사 받아”. 하나같이 주옥같은 표현들이다. 마치 문대통령이 불법을 주도했고, 지금도 그렇다는 뉘앙스를 주는 악의적인 제목이다.
대통령기록관리와 개별 대통령기록관은 많은 얘기가 필요하지만, 오늘은 보도 내용을 따져보는 것으로 하자.
1.
“나랏돈 172억 들여~” 이 표현은 마치 개인 활용을 위해 나랏돈을 쓰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왜곡이다. 추진한다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은 제19대 대통령 재임 중 생산된 대통령 기록을 관리하고 활용하며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국가시설이다. 국가시설에 나랏돈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172억 운운도 문제다. 보도에 의하면 부지매입비 25억 8천여만원의 시설을 짓는다는 것이다. 부산에 26억이 못 미치는 가격의 땅이면 도대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부동산에 문외한이어서 잘 알지 못하겠다. 확실한 것은 기록관리와 활용 시설로는 터무니없이 작은 규모라는 것이다. 기록관리 시설은 특수시설이기 때문에 보통의 건축비보다 세 배 이상 비용이 투입된다. 저 정도 규모라면 국가시설이라는 표시도 안날 거다. 필요한 시설이지만 최소한으로 짓겠다는 고뇌가 읽힌다.
2.
‘단독’이라는 표현도 그렇다. 대통령기록관리 법령에 의하면 ‘개별’이다. 대통령이면 누구든 건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정도가 개별 대통령기록관 추진의 논의를 할 수 있을 듯한데, 사실 이건 더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탄핵 대통령의 국가시설을 국가가 건립하는 게 맞느냐 하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나는 뭐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탄핵은 탄핵이고, 기록은 기록이며, 역사는 역사니까.
3.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국민 세금으로 자신의 대통령기록관을 만드는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힘든 일이라며 ‘문재인타운’ 운운하고 있다. 나는 이 문장을 보면서 노무현대통령님 사저를 가지고 아방궁 운운했던 일이 떠올랐다. 바로 그 회사 아니던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172억으로 기록관리 시설을 짓는다는 것은 너무 작은 금액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 중에서 미국과 한국이 독특하다.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이 있지만 독재국가여서 언급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한국의 독특함이 대통령기록의 특수함을 낳았고 그 결과가 개별 대통령기록관이다.
미국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재단을 만들어서 펀딩을 하고 퇴임 후 바로 대통령기록을 정리하고 4-5년 뒤 개관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오바마는 예외다. 이건 나중에...) 이런 전통은 미국의 정치와 기부문화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와 다른 점이다. 미국은 이렇게 하는데 왜 우리는 국가 예산을 투입하느냐고 말한다면 시쳇말로 ‘1’도 모르는 소리다. 그냥 공격하려고 하는 언사일 뿐이다.
4.
이 보도에 16대 대통령기록 유출 논란을 끄집어 낸 것은 보도를 한 기자들은 화룡점정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으나, “우리 보도가 악의적인 것이야”라는 고백이다. 왜 느닷없이 그 일을 꺼내는가?
개별 대통령기록관의 추진은 사본을 가져가지 않고 정상적인 대통령기록의 활용 체계를 갖춘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정상화의 실체이다. 마치 불법을 합법으로 돌려놓기 위한 무리수라는 뉘앙스를 주는 뇌내망 상이다.
5.
“기록관리전문들은 기존 통합 대통령기록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기록물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결론짓고 있다. 심지어 기록관리 전문가도 반대하지 않느냐는 것다. 기록관리전문가 중에도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소수일 거라고 확신한다. 또 보도에서 말하는 기록관리 전문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전문가는 적어도 대통령기록관리 전문가는 아니다.
기록관리전문가들은 개별 대통령기록관 추진을 온몸으로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