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아재가 오늘 서울대 고대 집회 참가자에게

87년. 공부만하다 대학에 입학했던, 아무것도 모르던 대학 새내기였던 나. 하지만 적어도 군사독재 아래서 피흘리며 투쟁했던 선배들을 보고, 그들의 사고를 같이 고민하다 시위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백골단과 눈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짙은 최루탄 가스가 두려웠지만, 적어도 올바른 행동이라는 자의식 하나로 20대 초반 젊음을 그렇게 던졌다. 그리고 그 젊음을 아직도 후회를 하지 않는다. 아니 독재 하나를 벗어나기 위해 젊은 청춘과 목숨을 오롯이 버렸던 선배들에게는 아직도 민주주의라는 빚이 남아 있기에, 좀 더 가열차게 투쟁에 참여 못했던 그 당시를 회상하며 후회도 한다.
오늘 서울대와 고려대 시위에 얼굴 마스크를 쓰며 참여한 후배들에게 물어본다. 오늘 너희들의 자유로운 시위가 누구 때문에 가능한지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
오늘 너희들의 시위는 대학 수시에서의 입시 비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너희들 중에 수시 그 멍울에서 몇 명이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 내 장담하건데 조국 교수 자제분 만큼 너희들을 조사하면 열에 아홉은 그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천 번을 양보해서 너희들 말이 모두 맞다 하더라도 그 시위는 적어도 청문회 이후에 했어야했다. 언론들 그리고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그 무수한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정도는 확인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서울대와 고대 시위에 참여한 너희들 섣부른 행동들 때문에 오히려 교육과 사회를 포함한 사법권 개혁들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왜 애써 눈을 감고 싶어 하는가 말이다.
너희들이 부끄럽다. 그런 너희들을 위해 그 독재 아래에서 청춘을 바친건 아니지만, 그 혜택들을 오히려 너희들이 많이 받는것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