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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케언니에게 저희 부모님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일하다가 가끔씩 근무지가 가까워서 올케언니랑 같이 밥을 먹어요.

어제도 언니한테 같이 밥먹자고 해서 만나 밥먹는 도중 언니가 표정도 안좋고

우울해 보이길래 무슨 일 있느냐, 오빠가 잘 못해주냐 이야기 하다가

언니가 이런말 너한테 해서 미안한데... 라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이 낳고 어머님, 아버님께 너무 서운했었는데..." 이러면서

언니가 울더라구요.

무슨일이 있구나 싶어서 언니한테 그만 일어나서 카페들어가 이야기 하자 하고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언니가 결혼한지는 3년됐고 아이는 두살이에요.

임신했을때 임신중독이 있어서 몸이 아주 안 좋았고 그러다가

아이를 칠삭도 안돼서 낳게 되었습니다.

제 조카는 한달 반 가량 인큐베이터에서 지내게 되었고 올케언니는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병원비가 걱정이 돼서 6인실로 선택하여

일주일 입원생활을 하고 퇴원한뒤에는 친정에가서 몸조리를 했어요.

일주일 입원하는 동안 저희 부모님이 아이랑 언니 보러 삼일 정도를 갔는데

갈때마다 수술비랑 입원비걱정을 계속 했다는거에요.

저희집이 잘 사는 집이 아니라 부모님이 아마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서

물어본거 같은데 언니는 많이 서운했을거에요.

제가 언니입장이었어도 서운함은 물론 밉기까지 했을거 같아요.

내가 빨리 퇴원을 해야하는건가, 내가 잘못해서  싶을것도 같고 괜히 내가 죄인이된 기분이 들것 같기도하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격을 받았는데 부모님이 언니한테

미혼모 신청을 해보는건 어떻느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대요.

그것도 열번도 가까이 언니 볼때마다 이야기를 했다고하네요.

아이 잘못될까 걱정에, 그 고작 일주일 몸조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언니에게

미혼모 신청이라니.. 저 진짜 듣고 너무 충격받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럼 언니 성을따서 1-2년간 조카는 친정 본적을따서 아이를 키워야 해요.

그런 이야기를 해놓고선

조카가 저희 집 장손인데 아빠는 볼때마다 "우리 장손, 우리 장손" 하신걸 생각하면

아무리 저희 아빠라지만 참을 수 없이 화가나요.

그리고 언니가 퇴원할 때 쯤 아빠가 언니하고 오빠에게 일단 이걸로 해결하고 있으라면서

500만원을 줬데요. 당연히 언니는 아버님이 그래도 우리 사정이 힘든거 아시고 도와주시는구나 생각하고

수술비와 아이 입원비용을 내고 모자라는 생활비 메꾸고있었는데

아빠가 그때 빌려줬던 500,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면서 돌려줄 수 있겠느냐고 하고선 다시 받아갔데요.

언니랑 오빠는 안돌려드릴 수 없어서 대출을 받아서 돌려드렸다고해요.

 

저는 오빠네보다 일년 먼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저는 개인병원에서 아이낳고 입원하고 퇴원해서 친정에서 몸조리도 잘했어요.

시댁에서 아이낳느라 고생했다고 음식갖다주시고 입원비용, 수술비용, 아이용품사라고 돈을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엄마는 언니 그런 사정, 기분도 모르고 언니앞에서 그 이야기를 했대요.

우리 00 아이 낳으니깐 시댁에서 이렇게 해줬다고 하더라 하면서요.

언니는 그거 듣고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요?

얼마나 서운하고.. 감히 상상이 안가요.

 

저희 부모님이 평소에는 시댁노릇을 절대 하시지 않아요.

명절때, 제사때 음식은 다 준비해 놓는 편이구요.

주말에 아이 봐달라고 하면 엄마는 일나가시고 아빠가 아이를 봐주십니다.

 

그렇다해도 언닌 아이낳고 2년동안을 밤만되면 미혼모라는 단어, 입원해있는 자신의 앞에서

수술비 걱정하시던 저희 부모님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우울증도 오고,,

그래도 지난일이니 어머님 아버님을 더이상 미워하지 말자라고 생각해서

무교였던 언니가 성당을 다니고 세례도 받고 기도하러도 다니고 있어요.

내가 대체 오빠는 뭐하고있었냐고 언니에게 물어보니

오빠는 아버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면 서운해 하실까봐 이야기를

안하려고 한다고 하네요.

 

저는 오빠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이번 주말에 내려가 부모님께 이 이야기를 꺼내볼까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꺼내가 언니에게 피해가 안가고

부모님도 서운해하지만 않으시고 언니를 이해하고 미안해 하실까 고민이돼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엄마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받아들이는 편이라 수월할거 같은데

아빠가 나이가 드시고나서는 고집이 세지고 말을하면 그래 내가 안보면 되지 하는 식으로

받아들이시는 편이라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싸움이 될거 같기도하고

편지를 써서 읽어보시라고 한다음에 이야기를 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아빠가 서운한 티를 내시거나 화를 내시려고 해도 그냥

제가 참으면서 조근조근 말해보는게 나을까요?

너무 걱정입니다.

  

댓글
  • Z2Zrb 2017/02/17 09:19

    미혼모 신청 너무 충격적이네요..
    근데 작성자님이 중간에 끼실일은 아닌거 같아요
    차라리 오빠를 다그치시는게 어떨까요
    작성자님이 어떻게 전달하던 부모님입장에선 올케언니가 쪼르르 고자질한 꼴밖에 안될꺼 같아요
    작성자님은 그냥 올케언니 토닥토닥해주고 맛있는거 사주고 얘기들어주고 하는거면 충분한거 같아요

    (CYh4ZH)

  • bW1oa 2017/02/17 09:30

    미혼모신청이라니..상상초월이네요
    솔직히 며느리쪽에서 연끊어도 할말없을듯
    그리고 남편은ㅋㅋ 아버지 기분 상할까봐 말한마디 안한다니..
    그냥 며느리인 너 혼자만 참으면 된다 이말이잖아요?
    저같으면 오빠를 쥐잡듯이 잡을거같네요
    이딴식으로 할거면 결혼은 뭐하러 했냐고
    남의집 귀한딸 데려다가 왜 가슴에 못을 박냐고

    (CYh4ZH)

  • a2Rra 2017/02/17 09:32

    님이 말옮기면 그분 입장만 더 난처해집니다. 그렇게 말옮기는거 아니에요. 당사자 일이고, 윗분 말대로 그나마 해볼만한건 오빠입니다. 오빠 선에서 해결 안된다고 부모님한테 말했다가 올케가 자칫 안좋은 소리라도 또 들으면 님까지 미워하게 될지도 몰라요.

    (CYh4ZH)

  • Z2dnZ 2017/02/17 10:23

    오빠도 나서지 않으려하고 말만 꺼내면 화를 내서 싸움만 난다고 하니
    올케언니도 차라리 저라도 부모님한테 말을 해줘서 자기가 이러저러 해서 속상하다는거를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었거든요...
    이 마음에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면 자기는 끝까지 담고있다가 혼자 삭히던 이혼을 하던간에
    상처받았던 마음 알리지도 못한채 끝나는거는 싫다고..
    그래도 오빠에게 먼저 똑바로 하라고 일침을 놓는게 나을거 같다는 의견이 많으니
    그쪽으로도 많이 생각을 해봐야 겠네요.

    (CYh4ZH)

  • ZWJlZ 2017/02/17 10:23

    출산하고 몸도 아픈 상태에서 그런 말을 들으셨다니니.. 얼마나 서운할지 상상도 안되네요
    물질적 지원이야 주시면 정말 감사한거고 원래 부부끼리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려니 하는데
    아픈 사람한테 말이라도 따뜻하게 한마디 해주셨으면 그래도 올케언니가 서운하진 않았을것 같은데..
    그래도 성당도 다니시고 하는거 보면 언니가 너무 착하시네요 ㅠㅠ
    어머니는 그나마 말이 통한다고 하셨으니까 어머니랑 올케언니랑 작성자님 일케 세분이서만 만나서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셋이 우연인척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우연히 나온 얘기인척 하면서
    올케언니가 어머니한테 전에 이러이러해서 제가 좀 서운했었다 하면 작성자님이 옆에서 언니편을 살짝살짝 들어주는 식으루요..
    올케언니가 " 난 시댁과 인연 끊고 살아도 상관없어!" 이런 스타일이 아니시면
    언니 서운했던 맘도 풀어야 하고 시댁과도 껄끄럽지 않고 좋은 관계를 지속해나갈수 있는 방법은
    그나마 말이 좀 통하는 상대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로 푸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황에서 올케언니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고 서운했던 맘을 전달하는게 중요한 거라면
    작성자님께서 단독으로 부모님께 전달하는 건 정말 아닌것 같고...
    중간에서 남편의 역할이 아쉽긴 하지만 (많이 아쉽네요...-__-) 만약에 남편이 부모님상대로 말을 전달하다가 잘못 전달되기라도 하면
    부모님께서는 마누라 역성만 든다고.. 며느리가 중간에서 이간질 시킨다고 뭐 이런식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만약에 올케언니 입장이
    "남편이 나를 위해 강하게 나서주길 바라고 그런 과정에서 시댁과의 관계가 틀어진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다"
    라고 한다면 남편이 나서주는게 맞다고 봅니다.
    올케언니가 딱히 뭘 바라고 말한게 아니라 그냥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좋다 이런 맘으로 얘기를 꺼낸거라면
    작성자님이 얘기를 들어주신 것 자체로도 많은 위로가 됐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찌됐던 올케언니의 맘이 어케 하고 싶은지가 젤 중요한것 같아요
    참 두서없는 댓글이네요 ㅠㅠ 그냥 제 생각은 이래요 근데 참 어렵네요. .ㅠㅠ
    좋게 해결나시길 바랍니다.

    (CYh4ZH)

  • 갈색머리앤 2017/02/17 13:38

    남편이 버젓이 있는데 미혼모 신청이라니..
    참 돈이 왠수군요.
    며느리고 손주고 보실 자격이 없으신것 같은데..
    남편도 참..뭐라 할말이 없네요.
    안쓰럽네요 새언니분

    (CYh4ZH)

  • 하얗게살자 2017/02/17 13:39

    오빠네 부부와 부모님.
    냉각기를 가져야 할 꺼 같아요.
    새언니가 그 마음의 상처가 무뎌질때까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볼때마다 그 생각이 날꺼잖아요.
    물론 이 모든 상황은 오빠가 새언니 입장에서 서서 정리해줘야 할꺼 같아요.
    그런데 오빠가 그걸 할 수 있을까요?

    (CYh4ZH)

  • ▶◀승냥승냥 2017/02/17 13:42

    먼저.. 좋은 시누이라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전 미혼이라... 해줄말은 없고.. 조용히 추천 눌렀어요

    (CYh4ZH)

  • 박해민. 2017/02/17 13:43

    당장은 말 아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부러 일을 만들던지 예전일 유도해서 실토하게 시키던지 아니면 잘 주시하다가 뭔가 부모님이 또 실수하려는 순간 호통칠 것 같아요. 너무 부끄럽고 나라도 연 끊고 싶을 것 같다고 엄마아빠 안그런줄 알았는데 왜 그러냐고...
    물론 그러기 전에 밑밥을 깔아야죠. 내가 주변에 아는 언니 있는데 시부모한테 미혼모신청하라는 소리를 들었다더라 그게 사람이 할 말이냐 이런 식으로...
    이것도 사람에 따라 적용이 힘든게 저는 엄마아빠 정치관을 이런식으로 바꾸려 다가가지만 정말 안 바뀌더군요. 새언니는 님이 편되준다는 생각만으로 한결 맘이 가라앉을 겁니다. 잘 해결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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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뾰로로 2017/02/17 13:58

    저희 시어머니도 저한턱 잘해주시는편이지만 말로 가슴에 못박는 타입이라 제 우울증에 크게 일조하셨는데요
    나한테 잘해주는데 나혼자 미워하고있나 내가 못된건가 그래도 섭섭한마음 어쩔수 없더라구요
    오빠분이 안나서려고 하신다면 두분같이 부부상담 받아보시는것도 추천드려요
    마음속 울분 터트리고 서로 생각이나 입장을 말해주면 조율해주거든요. 비용이 부담되지않는선에서 1회라도 받아보시는게 좋을거같아요. 저도 부부상담받고 남편이 조오금 바뀌었거든요
    같이있는자리에서야 글쓴이분이 언니편을 들어줄수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부부가 해결해야해요

    (CYh4ZH)

  • 믕무믕 2017/02/17 14:03

    갓 손자 낳은 며느리한테
    미혼모등록이니 뭐니 이야기하는
    눈치없는 분들이신데
    님이 뭔가 얘기한다고 바뀔까요
    뒤에서 며느리가 작당질한다고 생각했으면 했지..
    차라리 오빠를 닥달하세요
    오빠가 중간에서 커버를 못치지까 언니분이 더 힘든거예요

    (CYh4ZH)

  • 상냥한엄마곰 2017/02/17 14:03

    부모님께 다이렉트로 얘기하면 새언니만 곤란해집니다.. 오빠 족치세요.

    (CYh4ZH)

  • amZsb 2017/02/17 14:12

    '오빠는 아버지 서운할까봐..' 하는 대목에서
    어이가 싹털렸네요
    그럼 오빠눈에는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
    속 썩어들어가는건 눈에도안들어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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