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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였던 나의 학창시절 싸움이야기

90년대 중반 중3때였나?


애들 물건 빌린다는 핑계로 교묘히 빼앗아 쓰고... (나중에 돌려주니 범죄 불성립??!)

자기보다 공부 못하는 애들 대놓고 조롱하고...

기분 나쁘면 반전체를 교실에 집합시키고...

전학년 같은 반이였던 동창 말론 요즘 말로 빵셔틀도 시켰다고 하고...

교탁에서 짝대기 휘두르고 그랬다...

지나가다 인상쓰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눈깔라고 하던...


알지? 똘마니들 마냥 몇몇 몰려다니며 수학여행이라도 가면 버스 가장 뒷자리에 좌석 차지하는...녀석들

요즘 아이들 표현이라면 "일진"이라고 불렸을려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엄석대"와 말죽거리잔혹사에 나오는 "선도부반장"이 MIX 된 그런 캐릭터였는데...


이 새끼 부모도 선생 부부였음.(아빠는 유도했다던 체육선생)

자기부류들이 미술, 자율학습시간에 크게 떠들며 지들끼리 게임하고 노는 건 괜찮아도...

자기 공부할 땐 소리냈다고 서있게하고... 벌주고... 이름 써내고...


공부도 잘하고 등치도 있고 심지어 우리반에서 반장이였음

우등생, 반장이라는 직책, 몰려다니는 부류, 선생한테도 버릇없게 구는 카리스마의 아우라가 반친구들에게 왠지 모를 막연한 두려움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반전체 분위기는 이놈들이 장악하고...

몇몇 친구들이 이놈들한테 부당한 일을 겪었음에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부끄럽게도 그냥 눈감고 그랬다. 내 일이 아니라는 핑계로...



난 뭐 평범한 체형에 키, 강하지도 용기도 없었고...

농구, 축구 같은 운동이야 좋아했지만...

싸움은 커녕 그 흔한 태권도 한번 배운적 없는.... 당시 시력 0.1에 흔하디 흔한 안경잽이였고...



그러던 어느 날

결국 나한테까지 피해가 오더라...


어떤 부당한 일로 시비가 붙었던 것 같아...(아마 내 과제 제출물을 안받았던 걸로 기억함)


난 억울하지만 등돌려 돌아서는데...꿍시렁 거린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뒤에서 주먹을 날리더라 

선빵을 후들겨 맞았고...안경이 날아갔지... 


그놈에겐 내가 마침 좋은 먹잇감이였고... 힘을 과시할 대상이며 반분위기를 잡을 희생양이 하나 필요했던 거겠지...



그 순간!

맞는 두려움? 아픔? 쪽팔림? 어떤 것이 나를 엄습했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뵈는것도 없었겠다.


진짜 흐릿하게 보이던 그 새끼 면상만 뒈지도록 팼다.



그쪽 똘마니들이 와서 나의 팔을 붙잡고 애워쌌지만...

진짜 뭐에 홀렸는지 다 뿌리치고 그 새끼만 뒤지로록 팼다.


이후로 일방적으로 그 놈 아구창만 날렸다.

애들 싸움이 벌거 있나?! 그 순간이 길어봐야 4~5분이였을 것이야...


내가 무슨 말죽거리잔혹사에나 나오는 몸짱 권상우도 아니고... 졸라 멋지게 싸웠다는게 절대 아니고...

주유소습격사건이란 영화에서 무대포 처럼 진짜 한놈만 팼어~


결국엔 그놈 똘마니들과 나의 친구들 제발 그만하라고 말려서... 어설프게 상황은 종료



나는 날아간 안경에 눈끝이 살짝 긁혔고... 별다른 내상은 없었다.


그 놈은 똘마니들과 양호실로 갔고... 

학생들에겐 그리 관심도 없던 당시 담임 선생은 반장이 없어도... 반아이(나) 눈옆에 피가 나도... 수업끝 하고~

그렇게 하루를 종료했다.



솔직히 나는 무언가 분명 징계가 올거라고 생각했다.


공부는 못해도 사고쳐서 부모님 속 썩힌적 없었는데 학교에 불려오실 부모님이 두려웠고...

반에서 반장하는 우등생 선생아들놈 건드렸다고... 징계받거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중2병 사춘기 시절이였을테니... 쪽팔리지만 별별 생각을 다했던 걸로...


그래 어디 한번 그래봐라...

그 동안의 잘못 다 드러내자...X발 우습게 보지마라. 당하곤 못산다. 혼자 안죽는다.


이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지도 쳐맞은게 쪽팔렸는지... 크게 이슈화 시키지 않았고... (그놈도 주말끼고 월요일 하루 더 쉬고 학교 나옴)

그 어떤 복수도 징계도 없었다.

뭐 이후는 조용히 잊혀졌다.



이후로 내 삶의 모토는 "잘못한게 없으면 두려울 것도 없다!"이다. 그래서 두렵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잘못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뜬금없지만...

갑자기 잊혀져가던 학창시절 옛이야기가 떠오른 건 한일관계 때문이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더 약하던...

밟으면 짓밟히는 불리한 환경이더라도...


꿈틀하면... 절대 함부로 하지 못하는게 세상 이치더라... 요즘 우리나라가 우리 젋은이들이 굴욕적이지 않아서... 너무나 자랑스럽다.


지금 우리는 100년전 우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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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XC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