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일단 안녕하세요. ㅋㅋ 저는 잘 살아있어요.
어제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걱정 위로해주셔서 많이 울었고 덕분에 꿈도 꾸지 않고 잘 잘 수 있었어요.
감사해요.
어젠 어떻게 된 거냐면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드디어 자살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 방법은 내일 그러니까 15일 오늘 제가 다니는 병원에 가서 약을 탄 다음에 병원에선 2주치 약을 처방해주니까..
14일치 약을 탄다 (병원에 가서 꾸준히 약을 먹고 있는 상태였지만 약을 다 먹고도 제 날짜에 며칠동안 못가서 공백이 있었어요...)
> 학교 앞의 자취방에 가서 핸드폰을 끄고 주변을 정리하고 수중의 약을 다 털어넣고 잠을 잔다 (비상용으로 주는 리보트릴 7알도 함께)
> 고요하고 영원한 꿀잠~~
이럴 계획이었어요. 어제 저녁엔 먹을 약도 없고.. 리보트릴 4개 반밖에 없어서 그거 먹고 침대에 숨어서 핸드폰 안의 모든 관계들을 정리하고 있었어요.
페이스북 탈퇴 카카오톡 탈퇴 게임 계정 양도.. 인간관계에서 작은 일에도 큰 상처를 받고 유지를 위해 너무 많은 힘을 소진해야 했기 때문에. 이젠 안녕~ 영원한 안녕을 준비하면서 점점 초연해지고 있었어요. 제가 매일 눈팅하던 이곳에도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글을 썼어요. 더 이상 잃을 것도 얻고 싶은 것도 없어서 익명도 풀고 아무렇게나 안녕히 계세요. 라고 쓰고. 그냥 이건 정말 인사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봐 주실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이 마음이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ㅋㅋ
혼자 울면서 자려다 남자친구(a.k.a. 보호자) 가 전화를 해줬고, 뭔가 이상하다 느꼈는지 제 방 앞으로 온다고 했어요. 저는 괜찮다고 혼자 있는다고 우기고 우겼지만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껄껄 결국 울면서 밖으로 나갔고, 보호자님의 집으로 갔고 크루져 블루베리 한병을 마셨고 (알콜 쓰레기 톳) 엄청나게 많이 달려버린 댓글을 발견하고 질질 짜면서 행복하게 잠들었어요.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갔어요. 어제의 계획을 다 말씀드렸고 약은 일주일치만 받았어요. ㅋㅋ 흑.. 틈만 나면 과다복용하려고 해서 약을 부모님께 맡겼어요. 본가로 돌아와서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지금이 됐어요.
음... 글이 길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어제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서 궁금해해주셨고 물어봐주셨고 본인의 소중한 이야기들도 들려주셨는데
제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 얘기를 좀 더 써 보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드릴 수 있는게 이런거밖에 없어요..ㅋㅋㅋㅋ 그리고 메일로 만나서 얘기 들어주신다고 한 분들도 너무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지금 사람이 너무 무서워서 그럴 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다음에 더 좋은 일이 찾아갈 거에요
저는 22살이고 학생이에요.
본격적으로 우울증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병원에 처음으로 간게 20살 8월이었어요.
그땐 숨이 안 쉬어지고, 의욕이 없고, 약한 정도의 자해충동만 있었어요. 렉사프로랑 아티반을 주로 먹었었어요.
그래도 자살 생각은 절대 없었어요. 어려서부터 그러면 안된다.. 는 교육을 너무 잘 내재하고 있었어요. ㅋㅋ
21살 3월까지 약을 먹었고, 이때쯤 렉사프로 과다복용 + 증상이 경미해짐 + 병원 가기에 바빠짐 등으로 제 맘대로 약을 끊었어요.
증상은 더 심해졌어요. 치료를 안 받으니까 심해지는 건 당연한 거지만요 껄껄.. 몸과 마음이 다 망가졌어요. 대장도 과민해져서 매일 설사하고 체하고 가끔은 토하고, 학교가 무서워지고 사람이 무서워졌어요. 버스만 타면 불안하고 미칠 것 같아요. 요즘엔 지하철도 그래요. 간헐적으로 숨이 안 쉬어지고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차게 되었어요.
21살 9월부터 다시 치료를 시작했어요. 학교 수업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졸라 짜면서 생명의 전화에 전화했더니 상담센터로 연결해줬어요. ㅋㅋㅋㅋ
상담치료도 규칙적으로 받고, 약물치료도 시작했어요. 렉사프로는 여전히 기본이고.. 리보트릴, 그로민정, 어떨 땐 쓰리반도 있었어요.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온갖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 것 같아요. 불안감. 자해충동. 죄책감.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이인감. 구토. 예기불안.
기분이 한 번씩 바닥을 치면 죄책감이 들고, 자해충동이 드는데 집에 있는 칼은 너무 무뎌서 못 하겠더라구요. 결국 약 많이 먹기밖에 선택지가 없어져요.
영원히 잠들고 싶어서 먹었지만 속도 멀쩡하고 다음날 다시 일어나져 버렸어요. 에휴..
그러다가 최근에는 공복에 7일치? 10일치? 정도 먹고(렉사프로는 안들어있었어요. 그친구는 많이 먹어도 아무 일이 없더군요.) 완전 필름이 끊겨버린 거에요. 약 먹고 너무 배고파서 신전떡볶이를 시켰는데 그 뒤로 기억이 안 나요. ㅋㅋㅋㅋㅋ 그래 이거야, 이거라면 다음엔 2주치 한꺼번에 먹는다면 뒤질 수 있겠구나 결심하게 되었어요.
'약 많이 먹기' 충동에 사로잡힐 때면 자신을 제외한 다른 것은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이걸 먹고 잠들어야 한다. 이걸 먹고 뒤져야 한다.
보통 삶의 끝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전혀 전혀 생각도 못하겠더라구요.
이대로 살아가는게 너무 아프고 괴롭고 두려워서, 지금 울고 있는 게 죽는 거 보다 더 아프겠다는 생각만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어요.
(저는 눈물 없는 매정한 톳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매일매일 울어요. ㅋㅋㅋㅋ 아침마다 눈이 부어서 일어납니다)
어제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저의 보호자님이 "집에 가서 멍멍이랑 놀아야지, 며칠 뒤에 (국내 어딘가로) 여행 가기로 했자나 우리 여행 가야지"라고 계속 얘기해주니까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어요. 맞다 그건 생각도 못했는데 하면서요. 보호자님 감사~
저는 여전히 제 주변을 정리하고 있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이번 주엔 여행을 가야지, 내일은 멍멍이랑 산책을 가야지, 어디에 가서 맛있는 걸 먹어야지 하는 기대로 당분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괜찮아요, 감사해요.
하도 많이 무너져서 이젠 어떻게 해야 일어설 수 있는지 알게 될 거에요. 괜찮아요. 그리고 저를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댓글은 너무 부끄러워서 못 달지도 몰라요. 정말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시간이 많아서 남겨주신 소중한 댓글들을 읽고 또 읽을거에요.
마지막으로 제가 찍은 사진 몇장 올리고 오버웟치하러 갈게요. 아! 그리고 제가 예전에 쓴 글들은 감정에 기반한 픽션이었어요.
리바이어던을 쓴 고독한 홉스는 "homo homini lupus"라고 말했는데요, 인간은 모든 인간에게 늑대라는 말이래요. 홉스녀석 사람을 참 불신하죠.
이 말이 마음에 들어서 찾아봤는데 lupus는 자기면역질환?이라고 자기 세포를 침입자로 인식해서 스스로를 깎아 먹는 병이라고 하더군요. 인간 대 인간 뿐만 아니라 인간 내 인간에 적용해도 참 내 심정 같은 병이군! 이라고 생각해서 썼던 거였어요. 저는 건강해요. 낄낄
제가 좋아하는 섬의 냥냥이들
세상에서 제일카와이한 우리집멍멍이... 너무 특이하게 생겨서 알아보면 어쩌지 걱정되지만 카와이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올립니다
모른척 해줘
ㅋㅋ
그럼 안녕~~
김톳님 게시글만 기다리고있었어요.
이렇게 볼수있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항상 좋은일 있으시길 간절히 기원할게요.
김톳님 뒤에서 응원합니다!
어제 많이 놀라기도했고 많이 걱정도했어요.
아까는 왜 글이 안올라오지.. 아니야 잠이 많으실거야 하면서 기다리기도 했어요
아무런 연관도없고 일면식없는 저도 이정도인데 옆에있는 보호자분이나 부모님은 어떠실까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날이 점점 풀리고있어요. 곧 벚꽂도 필거에요.
이제 진짜 봄이 오려나봐요.
님한테도 진짜 봄이 왔으면좋겠어요.
아 뭐래요. 신경쓰이니까 아프지 말고 건강하세요. 젛은일만 있고 새해복도 많니 받고.
겨울이 얼마나 가혹하든, 뒤엔 봄이 다가옵니다.
잘 잤어요? 밥은요?
저녁 먹고 집에 와서 톳님 글 보니깐
최근 자주 보던 드라마 대사 떠오르네요
다시 보니 좋구나~
어제 글을 못 지나치고 "신고부탁글" 올렸던 사람이에요. 어제가 발렌타인 데이라 저는요 같이 사는 남자친구랑 요리해서 밥도 먹고 얘기도 하고 이제 하루를 정리하고 자려는데 그 글을 봤어요. 보자마자 절대 뒤로가기를 누를 수 없었어요. 못넘어가겠더라고요. 심각하진 않았지만 저도 딱 그 나이때 힘든 일이 굉장히 많았고 지금은 여차저차 모든걸 뒤로하고 새로 시작하는 중이에요. 저는 작성자님보다 고작 두살 더 많네요. 우린 앞으로 더 힘든 일을 겪겠죠. 어둠이 날 집어삼킬때마다 내가 너무나 소중히 여기는거 딱!!!! 하나만 붙잡고 떠올려봐요. 남자친구가 여행 얘기를 하고 뭉뭉이 얘기를 했을때 다시 살아났듯이 우리도 우리 자신에게 그런 최면을 걸어야해요. 사랑해요 톳님. 사랑을 넘치게 받아요 그리고 나중엔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예쁜 사람이 되어주세요. 행복해야해요 :) 좋은 글 기다릴게요! 얘기 듣고싶어요.
토닥토닥...
그저 행복하셨으면..
다행이에요....댓글 달 생각은 못 하고, 추천해서 더 많은 분들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는데
이렇게 게시물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Everthing is ok
This too shall the pass away
너는 지금 책상앞에 앉아있어. 이제 가야할 시간이왔다는걸 알고있어
가야한다는고 몇백번이고 몇천번이고 되새겼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진짜 기필코 실행해 버릴것이라는걸 네 자신도 알고있어.
힘들지.. 그냥 너무 힘들지..
학교에서 힘든것으로는 모자라, 부모님이랑은 오늘도어제와 다름없이 싸우고..
넌 밧줄이나, 칼, 아니면 총이던지네가 떠나기 위해 사용할 물건을 찾고있겠지.. 그만큼 절망적이니까.
준비가 된것같아. 처음으로 죽는사람이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려고 하면서…
빈집.. 완벽한 타이밍. 너는 준비됬다고 생각해
넌 지금 이걸 성공 못한다면 더 자학할꺼야..평생동안..
종이와 펜 대신, 카메라와 의자를준비하고.. 지금은 넌 의자 위에 서있어.
소리없이 한번에 떠날수 있기때문에 넌 밧줄을 선택했어…
밧줄의 한쪽은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에.. 나머지 한쪽은목에 걸려있지..
니가 지금 울고있는 이유는.. 이번엔 정말로떠날거라는걸 알고있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려나..
비디오카메라를 키고 카메라의 반짝이는 빨간불을 마냥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너..
“엄마..아빠.. 미안해요.. 왜 미안한지 모르겠는데..그냥 미안해요.. 나 더이상못하겠어요.. 내가 누군지조차 모르겠어요.. 난 내 자신을 잃었고..다시 돌아갈 길을 못찾겠어요… 이건 엄마아빠때문이 아니니까.. 제발 자책하지 마세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동생한테도사랑한다고 꼭 전해주세요.. 마음을 강하게 먹고 건강하세요.. 곧 다시만나요”
그리고 너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지.. 걔가 널 정말로 필요로 할때 넌 곁에 있어주지 못할거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 자신에게 너무 미안한 너..
더이상 강인하지 못한 네 자신에게.. 무너져버린 네자신에게.. 너무 아픈삶을 살아야 했던 너에게.
다시한번 카메라의 빨간 불빛을 바라보고, 다리 한쪽을 의자에서띄며 작별인사를 해버리고 리모컨으로 녹화를 멈추고..빨간불이 꺼지자 마자 카메라를 끄자마자 너의 두 다리는의자를 떠났지…
의자는 쓰러지고.. 방안은 고요해졌어.너는 죽었어. 너는 떠나버렸어.. 돌아올 길은없어. 모든것이 끝났어. 더이상 마음아파하지 않아도 돼..너의 주윗사람들을 제외하고.
너의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할까? 너의 동생은?아니면 언니나 형은? 너의 가족은 어떻게 살아갈까? 너는 돌아올 길 없는곳으로 떠나버렸어. 죽었다고.
니가 사랑하는 사람이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생님과 친구들이.. 동료들이 너만 힘들게 하고 따돌린다는 이유로..
지금 부모님이 집에 도착했어. 항상 그래왔듯이현관문을 들어서며 너의 이름을 부르지만…
뭔가 이상함을 느끼셨어. 너의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인기척 조차도.. 항상 대답하며 방문을 열고나왔던 너인데..
걱정이 앞선 너의 부모님은 ‘샤워하고 있겠지’‘자고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네 방으로 갔지.
너의 엄마는 너의 방문을 열자마자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자 마자 기절을 하시고..
엄마를 따라오던 너의 동생은 “아빠!!!! 빨리와!!!!” 소리지르며 네 다리를 때리며 “일어나일어나… 제발 그만해.. 일어나..”를 반복하지만, 넌 대답이 없어.
깨어나지 않아.
넌 떠났어.
죽었어.
다시 깨어난다는건 있을수없는일이야. 다시 돌아갈수있다는것도 없어.
아빠는 황급히 네 방으로 뛰어오지만..아빠가 할수있는건그냥 쳐다보는것 뿐..
아빠는 한없이 사랑스러웠던 공주님이..왕자님이..밧줄에 매달려 왔다갔다하는걸..
비디오 카메라와 의자가 보이지만.. 움직이지 않는너의 아빠..
커다란 고목나무마냥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너의 아빠.. 한번도 울지않던 너의 아빠가 울고있어..
옆에있던 전화기를 들어 119를 누르고.. 힘겹게 한마디를 하시지.. “제 딸이 자살했습니다”라고..
아빠의 눈엔 눈물이 가득하고, 네동생은 그런 아빠를 쳐다보고있지..
전화를 끊은 아빠는 동생을 끌어안고 우셔.. 여느때보다도 더 서럽게.
동생은 이 모든일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리지만.. 네가 떠났다는건 알아.. 죽었다는걸 알고있어..
너에게 돌아가는길이라곤 없어. 모든것은 끝났어.
경찰들이 와선 아빠와 동생을 거실에 앉혀놓고, 너를 매달린 밧줄에서 내려놓고 들것에옮겨놨어.
구급대원들은 그냥 그렇게 너의 시신에 흰 천을 덮고 들고 나갔어..
다 끝났어 넌..
죽어버린거야.
돌아갈 길도 없어.
그리곤 모든게 달라졌지.
네가 떠난지 2주가지났지만 너의 엄마는 하루의 반 이상을 그냥 멍하니 창 밖을 쳐다봐.
네 동생은 아직 등교할 힘이 없어.
아빠는 울며 겨자먹기로 직장에 나가셔.. 그래야 네 장례식을 치를 돈을 벌 수 있을테니까.
어느날 부턴가 남은 가족들은 네 방에 들어갈 용기가 생겼지. 네 방문은 열리지 않은채 두세달이 지났어..
마침내 방문을 열었을땐 네가 쓴 밧줄이 바닥에 뒹굴고 있고 네가 너의 마지막을 녹화한비디오 카메라는 아직 책상위에 놓여있었어.
남은 가족들은 차마 비디오를 돌려볼 용기가 나질 않고..나중에도 나지 않을꺼야.
부모님은 넋이 나간사람처럼 그 밧줄을 쓰레기 봉지에 넣었어.
마음이 아려옴과 동시에 엄마는 울기 시작했어.. 그리곤 네가 아침마다 학교를 갔을때네 침대를 정리했던것처럼 침대를 반듯하게 정리했지. 그리고 네 방문을 닫고.. 그 방문은 열리지 않았어.
학교는 어수선해졌어.
넌 아무도 널생각하지 않고 네가 죽어도 아무도 모를꺼라 생각했었지.
과학시간의 네 짝궁 기억나? 걘 매일 밤마다 손목을 그어. 걘 니가 죽은게 자기때문이라고 생각해.
전에 실수로 네 발 걸었던 남자애는 기억나? 걔가 그때 미안하다고 안했었잖아.
걘 그 자책감에 일주일에 5번씩 병원에 가서 자살방지치료를 받아. 그때 자기 발에 걸렸을때 작은 미소라도 지었으면 네가 죽지 않았을수도 있는데.. 미소하나를보여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네가 떠나던 날 학교에서 널 혼내던 선생님은 일을 그만 뒀어. 자신이 선생을 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하면서..
넌 떠났고 이젠 돌아올 길도 없어.
넌 죽었어.
네가 떠난지 4년이 흐르고,네 동생을 이제 17살이 되었지. 동생은 “비밀”이라는 클럽을 만들었어.
누구든지 자신의 마음 깊은곳에 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편하게 털어놓을수 있는 시간을 갖고싶은 사람은 참여할수 있게 만들었지.
교내에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언제든지 찾아와 도움을 청할수 있게..
너같은 학생들이 혼자 아파하지않게..
넌 아무에게도 털어놓고 싶어 하지도 않았고 그냥 마음속에 다 담아두었잖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처럼 웃고 떠들고, 마치 완벽한 인생을 살고있는 사람처럼 행동했잖아..
자꾸 그렇게 하다보니까 너 자신까지 세뇌당하기 시작했어..
행복한 척 하루를 보내다가밤에 침대에 누울때면 마음의 고통이 다시 찾아왔지..
부모님과의 아주 사소한 말다툼도 자해와 자살까지 이르게할정도로 넌 위태로웠어..
하지만 그런것까지 넌 다 마음속에 담아두었고, 결국엔 터져버렸지.. 마지막 선택을 했고..
넌 이제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시간을 되돌일 힘은 누구에게도 없어.
네방은 평생 비어있을꺼야.
엄마는 아직도 매일밤 눈물로 베게를 적시고.. 아빠는 전처럼 강인하지 못하고.. 네 동생은 더이상 언니나 오빠라는 인생의 길잡이가 없고..나란히 나이를 먹어가는 일도 없을꺼야. 네 단짝친구는 아직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네가 다니던 학교는 너를 추모하는 클럽을 만들었어. 너와 같은 결정을 내리는 친구가 더이상 생기지 않게.
넌 소중한 네 생명을 눈 깜짝할 사이에끝냈어. 네가 필요한건 밝은 미소 하나였는데..
넌 이제 이 세상에없지만 널 생각하고 아끼는 사람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걸 말해주고싶어.
무너질때로 무너진 넌 아무도 너에대해신경쓰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렸던거야..
넌 아무도 널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겠지..그 슬픔때문에 현실을 보지 못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널 생각하고 아끼고 있다는걸..사실은 네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널 그리워하고 있거든..
네가 살고있던 동네는 네가 있을때와 같지 못할꺼야.
아무도 신경 안쓸것이라 생각했던 새파란 청춘을 살고있던 사람이떠나버렸으니까..
모두 널 생각하고 아끼고 있어. 이건 진심이고사실이야.
네 주윗사람들은 널 사랑하고.. 무슨일이 있어도 널 사랑할꺼야.. 잊지마.
형이라고 해서 미안.. ^^
하지만 아직도 점심메뉴 고민되면 택시타고 오시오. 해물찜 기가멕힘.
사진 참 잘 찍으시네요! 다음에도 예쁜 사진 또 보여주세요!
사랑하는 여자랑 결혼하는 건 달콤한 일이죠. 하지만 현실은 결코 달콤하지 않아서, 좁아 터진 집에 아기까지 생기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 때문에 한시간마다 깨는 아들이랑 같이 자면서 매일 11시 12시에 퇴근하고 잠만자고 버스가 없어서 걸어 들어가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그 착한 와이프가 새벽 네시에 저를 걷어차서 깨우면서 '얘 좀 어떻게 해봐! 니 아들이잖아!' 라고 외치곤 옷만 쌓아둔 좁은 방으로 갔고, 저는 어리둥절한 채로 아기를 안고 달래면서 밤을 지샜죠.
그렇게 몇 달이나 지났을까요. 이대로 계속 살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빨리감기' - 어차피 이 상태로 죽을 테니까. -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차마 뛰어내리지 못하고 그냥 베란다에서 한숨 한번 쉬고 샤워기를 틀어놓고 울었습니다.
지금은 그 때 안죽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 말이 맞더라고요. Tough times never last, but tough people do. 힘든 시간은 영원하지 않지만 강한 인간은 영원할 수 있다고요. 물론 우울증이나 충동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지만, 힘든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