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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 & 별로인 사진 ^^^^^^^

좋은 사진이란 어떤 사진일까?
그러면 별로인 사진은 어떤 사진일까?
이 질문은,
사진 생활을 어느 정도 하고 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술이라는 것.
아니 철학, 과학, 사회현상을 탐구하는 여타 모든 학문의 추구에 있어서
"뭐지?"라는 이 질문은 확고하게 당위성을 갖는 명제겠지요.
인류사의 발전은 이 "뭐지?"에서 패러다임의 지대한 발전과 진화를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저 역시..
어떤 일이나 분야에 몰입해서 열중하다가 어느 시점에 문득 드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뭐지?"
슬럼프일 수도 있고, 쉬어가는 시점일 수도 있구요.
사진을 평가해 달라는 글에 이러쿵 저러쿵 댓글 달고는.
"아차!" 했습니다.
"그러는 네 사진은 어떻고?"
순간 뒤꼭지가 서늘해지더라구요. ㅎㅎㅎ
웃기 위해서 챙겨서 보는 '아는 형님'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템플 스테이 체험 중.
출연진들의 계속되는 동료 까기에 스님이 한 말씀하십니다.
"자~ 따라하십니다. 나나 잘하자!" ㅋㅋㅋ
(물론 예능 프로니까 분량 따느라 갈구는 거겠지만요.)
학부 4년, 대학원 3년.
7년 동안 배운 거라곤 '남의 그림 까기'입니다.
미대 수업이라는 것이 과제를 앞에 쭈욱~ 늘어놓고 '까는 것'입니다.
내 눈 안에 대들보는 밀쳐두고 남의 눈에 티끌 찾아내기.
회화과 수업은 가장 먼저 타인의 작품에 대한 비평의 시각부터 교육 받습니다.
(순수미술 전공자와 연애나 결혼하시려면 이 점을 각오하시길~ ㅋ)
타인의 결과물에 대한 비평은 참 쉬운데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비평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누군가의 비평을 접수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내 사진을 평가해 달라."는 글을 어쩌다 대하면
저는 속으로 "현자가 나타났따아~~" 이런 마음까지 듭니다. ㅎㅎㅎ
아무튼 포럼은 사진생활에 도움이 되는 공간입니다.
나보다 잘 찍은 사진도 보고 나보다 못 찍은 사진도 보면서 평형감각을 키우게 됩니다.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비평에 인색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만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자아비판은 기특할 만큼 고무적입니다.
"기본적인 구도에 대한 이해도 없으면서 뭘 배우겠다고"
"왜 못찍은 사진인지 모르겠으면 알아보고 배우던가"
에세랄에 올라온 사진들을 굳이(그럴 필요성도 없지만) 비평이나 등급을 매긴다면
사실.. 참깨 키 재기입니다. (우리.. 인정할 건 인정하자구요. ㅎㅎ)
우리 모두는 이곳에서 사진이라는 공동의 장르를 배워가고 학습하고 수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중에 다른 이의 작업(좋던 별로던)을 보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상호조력을 받는 것이지요.
결론이랄 것도 없는 결론은..
좋은 사진은 있겠지만 별로인 사진은 없다.
별로인 사진도 그 안에 담긴 마음과 정서와 관계와 역사를.. 들여다 보면
다~~~ 좋은 사진이다. (모두들 동의하시쥬~?)
댓글
  • 소확행_ing 2019/07/07 18:57

    좋은 말씀이네요.
    사진이란 것이 예술의 영역도 있지만 기록의 영역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많다보니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가 사진을 다루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카메라 장비를 다루는 공간이기도 하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성 아래 모인 온라인 공간이다 보니
    서로를 향한 배려가 약간 부족한 경우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저부터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rXKUSP)

  • 고래공주 2019/07/07 19:26

    좋은 말씀에 도리어 감사합니다.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기록 사진이라해도 좀 잘 찍으면 좋겠지요.
    이런 글 쓰면서도
    "나나 잘하자" 라는 말씀이 귀에 맴돕니다.

    (rXKUSP)

  • 닭흙나이트 2019/07/07 19:46

    보기 좋은 사진(또는 찍는 사람의 의도가 잘 드러난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이 있어도, 원래 정답이란 것이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비판과 평가도 필요한 것인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 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말과 좋은 뜻도 그 표현이 이상하면 싸움을 거는 것 같고 남을 낮춰보는 것 처럼 보이니까요.
    좋은 말씀 잘 보고 갑니다.

    (rXKUSP)

  • 고래공주 2019/07/07 19:52

    저도 말이 사납고 글이 냉정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사는 편입니다.
    여럿이 모인 공간에서는 더 삼가할 필요가 있는데 말이지요.
    시비가 일상인 자게야 그렇다쳐도 (그래야 자게이~ ㅎㅎ)
    사진을 좋아하는 동지들이 모인 포럼에서는 서로 삼가하고 조금은 배려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정 떨어지지 않게요.
    그나저나 포럼이 예전같지 않네요.
    사진도 뜨문뜨문 올라오고 말이쥬~

    (rXKUSP)

  • 오두마기 2019/07/07 20:00

    취미로 하시는거면
    가족사진을 정성스럽게 찍는분이 프로이고
    직업으로 하시는거면
    의뢰인의 마음에 들게 하는게 프로가 아닐까요?

    (rXKUSP)

  • 고래공주 2019/07/07 20:07

    예전과 달리.
    실력으로나 장비 수준으로 보나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선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고가의 풀프레임 카메라의 대중화가 일궈낸 현황이지요.
    굳이 프로를 규정한다면,
    촬영의 대가를 받느냐, 아니냐, 정도라고 할까요?
    커머셜한 직업사진가와 작가군이 여기에 속하겠지요.

    (rXKUSP)

  • 고고황대장 2019/07/07 20:23

    저도 늘 생각하곤 합니다
    "좋은 사진은 있지만, 나쁜 사진은 없다"

    (rXKUSP)

  • Artie 2019/07/07 20:34

    관람자의 창작물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이란 급나누기도 개인에 따라 평가가 갈리겠지요.
    사회적인 책임이나 저작권 문제는 논외로 하고...
    사진사가 어떤 사진을 찍던...
    자신이 좋으면 그 사진사에게는 좋은 사진이 됩니다.
    창작물의 주관적인 가치는 남이 결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창작물을 "객관적인 가치"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창작물의 예술성 측면에서 접근하면...
    가장 일차적인 척도는 "독창성"이 아닐까 합니다.
    독창적인 창작물은 그 이전에 없던 것이고,
    작가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낸 것이므로...
    그렇지 않은 사진이나 그림보다 객관적인 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생각합니다.^^

    (rXKU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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