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033093

이래서 좋은건 좋은게 아닌거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전부터 보배드림에서 많은 무개념들의 행태에 분노하고, 형님들의 참교육에 사이다를 마시기 시작한 30대 중반 평범가장입니다.

오늘 이 글은.. 뭐 이미 정리된 일이긴 하지만, '좋은게 좋은거다' 란 말만 믿고 넘어가다 억울한 손해를 본 경험을 공유하며, 절대 같은 일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먼저 동영상부터 보고 오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저 날은 2018년 4월 10일입니다.

만삭인 아내가 출산을 위해서 병원에 입원한 후, 잠시 짐을 가지러 집에 왔었습니다.

짐을 챙기고 병원으로 가려고 막 출발을 하자마자, 도로에 어떤 아저씨가 등을 돌리고 핸드폰을 만지고 계시는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차를 약간 좌측으로 돌려서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차 쪽으로 옆걸음을 시전하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천천히 가고 있었기 때문에 풀브레이크로 울컥하면서 제동하였습니다. 

그런데 마저 뒷걸음을 치시더니 제 차위로 벌러덩 하시더라구요.

(영상 보시면 분명 울컥 하면서 정차가 완료된 후에도 한걸음 더 뒷걸음친 후에 차 위로 넘어집니다.)


저는 어이가 없어서 차에서 내린 후 아저씨를 불렀지요.

아저씨는 술냄새가 좀 많이 나셨고, 아얘 대답도 없으시더라구요.

이거 어떻게해야하나 싶다가 그냥 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라구요... 그런 와중에 영상 말미에 건너편 쏘렌토 여성분께서도 차를 타고 지나가시면서 본인 블랙박스 영상이 필요한지 물어보셨었는데, 제 블랙박스로도 괜찮다고,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나중에 경찰서 가서야 이 분께서 얼마나 큰 도움을 주려고 하셨었는지 깨닳았습니다.)

그리고 순찰차를 타고 경찰 두분이 오시더라구요. 상황확인을 하시고는 그 분을 길가로 끌어내시며 저도 길가로 차를 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을 요청하셨습니다.

위 내용처럼 말씀을 드리니, 이건 대인사고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 무슨 말씀이냐 되물으니, "차에 시동이 걸려있으면 무조건 대인사고입니다."라고 단호히 말씀하시더라구요. 


아... 시동이 걸려있으면... 정차를 한 차에 사람이 부딫혀도 대인사고이군요...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제 과실이 안잡히면 되니까... 란 생각을 했지요..

별셋보험사를 이용중이라, 보험사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밤 11시가 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금방 와주셨더라구요.

다시 상황설명을 드렸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이 있냐고 물으시길래 있다고 답변드리니 그럼 걱정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는 사이 계속 일어나지않고 누워계시던 만취아저씨는 결국 경찰이 부른 119를 타고 이동하셨습니다.

그리고 보험사직원이 차를 둘러보고는 차는 문제가 없는거같다며 경찰서로 이동하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관할 경찰서로 이동을 했지요.


경찰서에 도착하니 늦은 밤시간이라 그런지 경찰분이 한분밖에 안계시더라구요.

그분께 다시 상황설명을 하고, 조서를 작성하고, 블랙박스 메모리를 제출했습니다.

영상을 찾아서 한번... 두번... 계속 돌려보시더라구요...

그러시더니 "이거 애매한데?? 혹시 건너편 블랙박스 없어요??"라고 되물으시는겁니다.


'으잉??? 이게 애매해?? 이게???'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러면서 아까 쏘렌토 여성분한테 전화번호라도 받아둘껄..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한다는 말이 "더 돌아 피하시지 그랬어요"

더?? 더??? 바닥 보시면 분명 황색 실선이 그어져있습니다. 그냥 이면도로가 아니라 왕복2차선 도로인거 아닌가요??

저보고 12대중과실중 하나인 중앙선침범을 하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경찰 맞으신가요??

뭐... 거의 이면도로 수준으로 좁고 사람도 막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도로는 도로인겁니다!!


그러는 사이 보험사직원분께 전화가 왔는데 그분이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말씀하셔서 그 병원으로 가시더니 허리가 아프다 어깨가 아프다 하셨다는거에요.


아... 당했다... 싶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봐도 블랙박스 영상이면 제 과실이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전 용납 못하겠다 했었거든요.

그런데 경찰분께서... 이 분이 인근에 사시는 분인데 종종 이런 사고로 접수가 되신다. 이분은 기초수급자에 장애도 있으시고 수입이 없으시다. 근데 이미 병원비가 30만원이 넘게 나온거같은데, 그냥 보험처리좀 해주시라. 이정도는 어차피 할증이 되도 얼마 안된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와... 경찰분께서 이렇게 만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재를 해주신다니... 허허허...


어차피 제가 사는 동네 경찰서에 계시니, 뭐... 보험사 직원 말로 한 십여만원 할증이 된다길래 그냥 수업료 냈다 치고 넘어가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경찰분께서도 다음날 이분 출석하시면 더 치료받아야하는지 물어보고 더 치료받는다고 하면 연락을 다시 주겠다 했습니다. 경찰분이 이렇게 까지 말씀하시고, 보험사직원도 이쯤에서 종료되길 바라더라구요.


저도 곧 아이가 태어날 얘정이니까, 넓은 마음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다음 보험 갱신기간이 되었지요...

다음주에 보험이 만료되니 보험갱신을 하려고 다이렉트로 들어가 견적을 받으니...

어라라...? 보험료 단위가 다른겁니다.

분명 저는 74만원정도로 보험가입을 했었는데, 보험료가 128만원... 50만원이 넘게 오르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제 차를 가지기 전부터 아버지 차에 지정으로 등록해서 운전을 해왔던게 무사고로 이어졌던거같습니다.

그게 날아가고... 할증이 좀 더 붙고... 그래서 그런거같더라구요..


혹시나 나 모르게 그분이 대인접수를 더 하셨나 싶었는데, 확인할 방법도 없는거같습니다.

뭐...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저도 그 당시에는 '할증 얼마 되겠어?'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넘긴것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앞으로 2년은 더 이런 보험료를 받아야 할테니...


이 돈을 기부했으면 기분이라도 좋을텐데... 뜯긴 기분이라 참 착잡합니다.


저는 이렇게 수업료를 내고 큰 깨닳음을 얻었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일 겪지 않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이번에 배운 점 -


1. 시동이 걸려있으면 차가 서있더라도 대인사고입니다. 정말 몰랐던 일이네요

   - 이건 뭐... 서있을 땐 시동을 끄란 얘긴지...

2. 사고 시 주변 블랙박스 영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면, 당장 받지 않더라도 연락처정도는 받아두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 요즘엔 귀찮다고 "메모리 없어요!" "망가진거에요!"라고 하시는 분도 계신다지만, 아직은 도움주시는 분이 더 많을거같습니다.

3. 대인사고는 그 금액에 상관없이 할증이 됩니다. 

   - 이것도 처음 안 사실입니다. 사고나본적이 없어서....

4. 경찰이나 보험사직원은 절대 제 편이 아닙니다.  경찰이나 보험사직원은 빠른 업무처리가 최우선인거같습니다. 억울이나 공명정대따윈....

   - 그 분도 월급쟁이니... 빠른 업무처리가 최우선이신듯 합니다. 허허. 친절한 인상과 바른 언행에 속지 말아야...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3년동안 할증보험료를 내는건 너무 아까운데, 인터넷 찾아보니 배우자에게 1% 지분 넘기고 차량보험가입하는 방법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거 합법인가요??

(보험료 절감되면 절감액 반액 기부하고 인증 남기겠습니다)

2. 혹시... 호오오오오옥시라도 위 사건 번복...재처리...같은 건 되지도 않겠죠? (하아... 속이 좀 쓰리네요)


지적/꾸중/조언 감사히 받겠습니다.





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처음으로 댓글을 남겨보세요!

(bpz8M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