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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니체가 사실로 믿고 싶지 않은 것


 나는 거듭 같은 경험을 반복하면서도, 때마다 새로이 반발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지적 양심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ㅡ 나는 이것을 분명히 확인하면서도 그것을 사실로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지적 양심에 대한 요구를 지니게 되면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에서 홀로 사막에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자주 생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당신을 낯선 눈길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저울을 가지고 이것은 선하고 저것은 악하다고 말한다. 저울이 고장난 상태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얼굴도 붉히지 않는다.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당신이 품고 있는 의혹에 대해 조소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찬성이나 반대에 궁극적이고 확고한 근거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의식하지 않거나 혹은 그러한 근거에 대해 사후에나마 생각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저 이런 저런 믿음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경멸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종교적 사람들에게서 이성에 대한 증오를  발견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그들은 사악한 지적 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반면에 존재의 경이로운 불확실성과 애매성 한가운데에 머물며 물음을 던지지 않는 것, 물음의 욕구와 기쁨 앞에서 몸을 떨지 않는 것, 심지어 이 물음을 던지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조차 하지 않고 그가 조금은 웃긴 존재라고 느끼는 것ㅡ 이것이 바로 내가 경멸하는 것이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우선적으로 찾아보려 하는 것은 바로 이 경멸감이다. 내 안에 있는 어떤 어리석음이 나로 하여금 모든 인간은 이러한 경멸감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한다. 이것이 내 방식의 부당함이다.



 니체



댓글
  • earnhart 2019/04/26 01:33

    니체 글이 지금 봐도 사이다스런게 참 많죠 대중의 선의라는 환상을 일찍부터 조롱한 사람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01:34

    earnhart // 저는 콜라가 좋습니다.

    (RvB7Su)

  • 관악시민유 2019/04/26 01:36

    번역의탄생// 글 주기적으로 지우시나요? ㅠ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님 게시물

    (RvB7Su)

  • earnhart 2019/04/26 01:36

    전 이양반이랑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요즘 좋더라구요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01:40

    관악시민유 // 다른 글만 지우고 니체 글은 안지웁니당..
    earthart // [오르테가 이 가세트] 이름 기억하겠습니다.

    (RvB7Su)

  • COCU 2019/04/26 08:54

    안녕하세요.
    니체 입문은 어떤 책으로 하면 좋을까요?

    (RvB7Su)

  • 뉴스농장 2019/04/26 08:55

    사이다 먹고싶다

    (RvB7Su)

  • 흑맥콜 2019/04/26 09:52

    니체는 불펜의 주번나를 보고 뭐라고 할까요?

    (RvB7Su)

  • 존스노우 2019/04/26 09:59

    니체는 종교를, 확실히 싫어했겠군요. 불펜에 종교를 가진 사람은 무수히 많은데...ㅎㅎ

    (RvB7Su)

  • MJSeanSwon 2019/04/26 11:56

    존재의 경이로운 불확실성과 애매성 한가운데는 대체 어디인가요?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RvB7Su)

  • 이즈리얼 2019/04/26 13:14

    가독성 너무떨어지네;; 한국에서 태어낫으면 인서울 하위권 논술도 광탈할듯

    (RvB7Su)

  • Hihat 2019/04/26 14:34

    ㅋㅋㅋ 가독성 드립...신선하네여

    (RvB7Su)

  • Hihat 2019/04/26 14:36

    가독성이 문제가 아니라 문해력이 문제 아닐까요..

    (RvB7Su)

  • 흐기 2019/04/26 15:04

    니체를 멘붕시키는 법
    "(피식..) 웃고 갑니다."

    (RvB7Su)

  • 궈안김민재 2019/04/26 15:08

    헛소리를 길게도 적었네요 ㅋㅋ

    (RvB7Su)

  • 전우주행 2019/04/26 15:26

    지적양심은 본능이 주가 아니라 추가적인 학습이 주가 되기때문이 아닐까? 잠깐 이런 생각이 스친다.
    대표적인 범죄는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사회생활을 하면 언어처럼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므로...
    근데... 이런건 니체를 알지 못해도 나이좀 있고 직,간접적인 경험등을 통해 스스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한국에서는 3프로정도는 있을것이라는 작은기대를 가지고 있음.
    최상위권의 지식인들이 흔히 말할수 있는 논조같음....
    반대로 약간의 반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니체시대의 일반적인 힘없는 사람들(대다수의 국민)의 삶이 지적양심을 성찰할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을것이라는 것임....
    물론 현재의 시대에도 여전히 그렇지만.... 그래도 니체의 시대에 비하면 엄청나게 증가하지 않았을까?
    지적양심을 지닌자들이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18:38

    MJseansone님 //
    존재의 경이로운 불확실성과 애매성 한가운데 머물며
    (= 불확실한 것도 많고 애매한 것도 많은 세상에 사는데)라고 읽으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드네용..
    그리고 그냥 덧붙여서..
    사실 그 앞에 표현이 하나 나오는데 제가 옮기면서 일부러 지웠습니다.
    부조화의 조화 상태rerum concordis discors라는 니체가 라틴어 그대로 로마시인을 인용한 말이 그것입니다. 이 표현이 글 이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존재의 경이로움 불확실, 애매함'이라는 말에 덧붙여져서 과장된 말장난으로 비칠까 봐 지웠습니다.

    (RvB7Su)

  • 로테로젠 2019/04/26 18:44

    우리 불페너들은 니체보다 나체를 좋아하져. 즐거운 주번나를 봅시다.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19:15

    COCU //
    https://www.youtube.com/watch?v=8iKVmGiKEBM&t=3718s
    https://www.youtube.com/watch?v=vw1q9nEfldk
    https://www.youtube.com/watch?v=97y5k5XzeFc
    (순서대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니체 전공자이신 백승영 선생님은 '우상의황혼, 도덕의계보, 이사람을보라' 추천하시는데 제 생각에도 우상의황혼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사람을보라는 오히려 나중에 읽어야 빛이 발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도덕의 계보는 제한된 주제를 확실히 잡고(니체 책에서는 드물죠) 쓰는 논문 형식의 책이라 니체 글에 대한 약간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근데 우상의황혼 읽으시고 도덕의 계보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조금 어렵지만 뤼디거 자프란스키 '니체, 그의 사상의 전기'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좋습니다.
    '니체 극장'이라는 책은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괜찮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네요.
    이 두 권은 초기부터 후기까지 니체가 쓴 모든 책을 다룹니다.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20:29

    cocu // 우상의황혼은 아카넷 박찬국 교수 번역으로 보세용

    (RvB7Su)

  • 오래가는 2019/04/26 21:33

    마치 세상에 사건,사고가 없기를 바라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불가능함을 상상하는... 정말 다들 변할수있다면 좋겠습니다

    (RvB7Su)

  • 천년수 2019/04/26 21:59

    궈안김민재// 제가 이 사이트 시작할때만 해도 디씨 야갤과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창 그때 디씨가 더 극단적이었기에 그나마 제 성향과 맞는게 여기라 했었죠.
    이명박 박근혜 라는 거대한 권력과 등져보면 여러 강압적 전체주의적 사례들이 보였습니다. 그거 비판 하는거 쉽죠.
    그래서 위의 두 인물과 반대되는 그나마 상식적인 인물이 문재인이라 생각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했던것 같네요. 휴게소에서 불페너 가족과 만나거나 산에서 불페너와 만나서 사진 정답게 찍어줬다는
    (중략) 님 글보다 훨씬 신선한데요?

    (RvB7Su)

  • NC.MS 2019/04/26 22:06

    존재의 불확실성과 애매성은 그런뜻은 아닐거같습니다

    (RvB7Su)

  • NC.MS 2019/04/26 22:09

    [리플수정]존재의 불확실성은 말그대로 자신이 존재 하는지 안하는지조차 확실하게 증명하고 입증할수 없음이고
    애매성은 애초에 존재라는 것 자체가 정확히 무슨뜻인지 조차 정의내리지 못함을 말하는것일겁니다
    더 풀어서 설명하면 너는 니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존재라는게 정확히 뭔뜻인지 조차 모르면서도
    살고있는데 그것에 대한 의문조차 던지지 않는거냐? 라는뜻 같습니다

    (RvB7Su)

  • 유약한인간 2019/04/26 22:24

    NC.MS// 와우~ 감사합니다 쉽게 배워가네요^^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6 22:40

    NC.MS //
    그 표현이 NC.MS님 말처럼 그렇게 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 생각에는..
    ...이것은 선하고 저것은 악하다고 말한다. 저울이 고장난 상태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얼굴도 붉히지 않는다.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당신이 품고 있는 의혹에 대해 조소할 것이다....
    ↑ 선하고 악하다고 말하고 그것이 틀렸다고해도 화를 내기는 커녕 조소한다고 했습니다.
    반면에 존재의 경이로운 불확실성과 애매성 한가운데에 머물며 물음을 던지지 않는 것, 물음의 욕구와 기쁨 앞에서 몸을 떨지 않는 것, 심지어 이 물음을 던지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조차 하지 않고 그가 조금은 웃긴 존재라고 느끼는 것ㅡ
    ↑ 존재의 불확실,애매성...... 미워하는 것조차 하지 않고 웃긴 존재라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뒷 부분이 똑같습니다. 제게는 반복한다고밖에 보이지 않네요.
    그리고 존재라는 것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자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얘기는 글의 맥락이랑은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같습니다.

    (RvB7Su)

  • 조이풀 2019/04/26 23:12

    니체에 따르면 저는 경멸당해 마땅한 사람이네요. ㅠㅠ 인생 될 놈 되고, 안될 놈 안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왠지 좀 슬퍼지려고 하네요.

    (RvB7Su)

  • 인고의롯데 2019/04/26 23:19

    [리플수정]니체책은 필요한 부분에서 공감을 하면 되는거죠 '니체라는 철학가의 고유명사와 공감을 하는 나는 지적이다' 이런 느낌으로. 니체가 어떻게 글을쓰든 그걸 이해하는건 글을읽는 본인의 생각. 저 글귀가 가독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것도 틀린것이 아닙니다. 니체도 미래를 내다보는사람은 아니기때문에 현재의 사회에선 공감이 안되는 글귀들이 많아서 공감되는글 찾는게 참 힘들죠

    (RvB7Su)

  • 에토스 2019/04/27 00:47

    종교 돌려 까는거죠..
    반복되는 일로 그만 화날 때도 되었건만 매번 새롭게 열받는다.
    그러나 나는 종교인들 때문에 새삼스럽게 열 받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이 악랄한 것들 이라는걸.
    저는 이렇게 해석 했습니다.
    천재라는 이유로 일평생 고독 했을 니체의 삶이 느껴 지네요.
    니체는 관념이 아닌 생활에서 실천으로의 지식을 추구 했을텐데 보통 사람들에게는 헛소리 정도로 들렸을 듯.

    (RvB7Su)

  • 배부른강쥐 2019/04/27 02:24

    뭔말인지 좀 쉽게 예를 들어 말하면 참 좋겠네요

    (RvB7Su)

  • OPS1000 2019/04/27 09:08

    내용차제는 어렵지 않은데
    너무 복문에 수식어가 많네요.
    번역의 문제인가요?

    (RvB7Su)

  • naengmyeon 2019/04/27 11:05

    전공자 말에 따르면 니체는 번역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책xx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가 있는데, 가독성이 다 저 정도... 다만 차라투스트라는 번역본이 많으니 이것저것 대조해보고 본인 읽기에 편한 것을 택하기를 추천합니다.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7 19:29

    naengmyeon // 책세상 니체 전집에는 가독성 얘기하는 것이 사치인 수준의 책들도 있죠..

    (RvB7Su)

  • 번역의탄생 2019/04/27 19:38

    OPS1000 // 그런 것 같습니다.

    (RvB7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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