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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아이돌+a] 아마 평생 못 잊을 대화 몇 가지


※사건?들 별 시간대가 다소 섞여있습니다.




1. 유키카 네온 인터뷰 중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이렇게 이 일이 힘들고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계속 무대에 서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라는 질문에 '아드레날린이 나온다’고 답해서 잠깐 뇌정지가 왔었습니다.


아주 청순하고 해맑은 미소를 띄우며 대답해서 살짝 인지부조화 일어날 뻔.

 

이 질문이 저의 단골 질문 중 하나인데, 단연코 가장 센 대답이었습니다. 다음 인터뷰부턴 진지하게 이 질문 안 할 수도-_-;;





2. 모모랜드 '쇼미' 쇼케이스 중


"저 짐승돌이라고 기사 써주세요"


연우 씨 이야기인데, 쇼케이스 도중에 진짜 이렇게 부탁을 하더군요.(왜 수식어가 짐승돌이냐고 제가 물어보기도 했지만)


미디어 쇼케에서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의례적인 인사를 하긴 하는데(식사하셨어요? 같은), 이렇게 구체적인 부탁을 받기는 또 처음이지 않았나 싶네요. 결국 실제로 씀.






3. 17년~18년 러블리즈 공식 행사 중 하나(구체적으로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네요-_-;; 장소는 블루스퀘어였는데)


노브레인 멤버 분들과 우연히 인사를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기회라고 해봐야 정말 몇 초 정도였지만.


근데 그 잠깐 사이에 성우 형이 "러블리즈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시더군요.


겉으로는 표현 안 했는데 속으로 '?????' 이러고 있었습니다.






4. 걸그룹 플로어스 소속사 엶 이철우 대표와 인터뷰 중


특별히 어떤 문장이 인상적이었다기 보단, 대화하면서 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서.

인터뷰 막바지 이철우 대표님의 눈빛은 책임감, 중압감, 불안감, 인정욕구 같은 것이 혼합된 눈 그 자체였습니다.


사회적 걸그룹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개념을 최초로 시도하는 사회적기업, 그리고 그 회사의 수장이시다보니.

답이 뻔히 나와있는 일 잘하기도 힘든 세상인데 모든게 미지수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일일지. 범인인 저로서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참, 이건 엶 대표님께 제가 부탁을 드려 진행한 인터뷰였습니다. 이런 회사, 이런 팀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자기배신이라고 느껴졌거든요.





5. jtbc '믹스나인' 제작발표회


'믹스나인'은 제작진들과 볼펜(=글 쓰는) 기자들만 모여서 한번, 양현석 대표 포함 YG식구들까지 모두 참석해서 한번(볼펜, 사진, 동영상 기자 모두 참석) 이렇게 두번의 행사를 진행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제작진 기자간담회(17년 9월 19일) 먼저 진행하고 나서 전 인원이 함께 한 제작발표회(17년 10월 28일)를 진행했죠. 


예능 프로에서 이러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본격적인 방송 전 JTBC와 YG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이때 저의 주안점은 딱 한 가지, 남돌과 여돌의 팬덤 밸런스 파워를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는데 한동철 PD께서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입장이셨죠. 1차 때도 2차 때도.


결과적으로 '믹스나인'에서 남돌, 여돌 간 파워 밸런스 문제는 아주, 지극히 사소한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_-;;


제가 이때 대화를 잊기 힘든 이유가 있는데, 특히 1차 제작발표회 때 한동철PD님 포함한 제작진들이 일관되게 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이 뭐냐면


'참가하는 기획사의 입장(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


-_-;;;



아, 그리고 여돌과 남돌의 팬덤 파워 이야기를 할 때, 한동철PD께서 일본 AKB 얘기를 잠깐 했는데(일본의 경우엔 여돌 팬덤 파워도 세다는 정도의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한PD께서 제발회에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을 시간에 안준영PD는 이미 '프로듀스48'을 준비하고 있었겠군요.





6. 작년 조용필 선생님 50주년 기념 콘서트 기간 중


선생님께서  몇번 기자들을 부르신 적이 있는데(관련 기사 본 분들은 아마 아실거에요)

아주 매우 엄청나게 운이 좋게 조용필 선생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근데 이런 기회를 얻은 저의 질문은 제법 뜬금없었는데요.


바로 '선생님처럼 한 분야에서 꾸준히 오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이때 왜 이런 소리를 했는지 참-_-;;)


그때 선생님의 답은 "뭐 그냥 즐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였죠.


누구나 할 수 있는 답이지만 이 대답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게 조용필 선생님이 갖고 있는 권위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그 짧은 시간에도 조용필 선생님이 얼마나 노래를 '잘'하고 싶어하는지, 얼마나 '절실히'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성을 쌓았지만,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최대한 '제대로' 즐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한 말이기 때문에, 그 말의 무게가 매우 무거웠습니다.


정말 나는 내가 좋아한다고 떠들고 있는 분야에서 얼마나 잘하고자 하는가. 그 마음은 어느 정도로 절실한가. '제대로' 보다 '편한'을 추구하며 살고 있진 않나. 뭐 이런 생각들이 들었죠. 


시기상으로는 작년 가을 정도에 들은 말인데요. 덕분에 작년과 올해 겨울에 쓴 장문의 글(ex : 아이즈원 미야와키 사쿠라-이채연, ‘프로듀스48’과 ‘컬러라이즈’와 ‘꽃’)들은 이때 조용필 선생님께 들은 말의 영향을 제법 받았습니다.

댓글
  • Kay-* 2019/03/25 03:38

    후후 일주일뒤면.. 아이즈원 쇼케가 하겠군요~! 잘부탁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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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Master 2019/03/25 03:47

    유키카 인터뷰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드레날린이 나온다는게 뭔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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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행계단 2019/03/25 03:57

    한동철은 진심 노답 ㅋㅋㅋ프듀의 성공을 보면 그냥 안준영에 숟가락 얹은거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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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카향캔디 2019/03/25 03:59

    TimeMaster// 가장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답이지만 보통 아이돌들에게 들을 수 있는 대답이 아니라서 그런가봐요. 한국 아이돌들은 좀 더 돌려말하고 그렇게 답하게 훈련받으니 신선한 느낌을 받으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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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meMaster 2019/03/25 04:04

    [리플수정]모카향캔디// 아, 그런 이야기였군요. 유키카 인터뷰등을 보면 성격 털털한거 같던데... 하긴 나이도 꽤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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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돌남 2019/03/25 04:09

    기자세요? 묘하게 혼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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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카향캔디 2019/03/25 04:11

    편돌남// 글쓰신 분은 기자 맞으세요. 돌판에서 제법 유명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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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나영인자기 2019/03/25 05:07

    정범 기자님이시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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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룬 2019/03/25 06:00

    항상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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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문의비광 2019/03/25 06:49

    정범기자님 늘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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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기베어스 2019/03/25 06:58

    정범좌 좋은기사 매번잘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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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리씨 2019/03/25 07:36

    일단 추천박고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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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세어1200 2019/03/25 08:19

    정범기자님.....아이즈원 비올레타 뭐 예쁘게 글써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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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yjude12 2019/03/25 10:09

    뒤늦게 본.. 언제나 좋은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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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papa 2019/03/25 13:47

    선추천 후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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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uZag 2019/03/26 12:04

    이정범 기자님 유명하신 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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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허ㅓ 2019/03/26 16:28

    한동철 수준ㅋㅋㅋㅋㅋ 이제 akb는 아레나급도 못채우는 현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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