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기 1]AV배우 코바야카와 레이코 촬영회

 2017년 1월, 저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 수속을 마치고 나오자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하늘은 이미 깜깜했습니다.

오사카로 향하는 전철에 몸을 싣고 난 후, 저는 구글 맵 어플을 급하게 켜고 한 장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살펴보고 일단 숙소에 먼저 체크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사카 텐노지역 근처의 한 숙소에서 체크인을 하고 항상 그렇듯이 느릿느릿 행동하다가

항상 그렇듯이 저의 대책없는 느릿느릿함에 스스로에게 욕을 하면서 급하게 숙소에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아까 전철에서 찾았던 장소를 가기 위해 지하철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오사카 텐노지역은 오사카시 남부의 교통요지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역세권이 그렇듯이 크기는 엄청 크고, 길 찾기도 힘들고, 자칫하면 길을 잃기 좋은 곳이죠.

결국 길을 헤매다가 겨우 지하철을 탔습니다. 이미 5분 정도 늦는 건 감수해야했지요.

오사카의 모 역에서 내리고, 구글 맵을 켠 채로 가랑비를 맞으며 

후다닥 달려가서 지도 상의 도착지점에 오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분명히 건물은 맞는데 5층에 있다는 그 장소에 올라갈 수 있는 문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또 문을 찾다가 몇분의 시간을 허비하고, 별 수 없이 그 건물 1층의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구글 번역기를 동원해서 물어보니 문은 편의점에서 나와 오른쪽에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그 설명에 아리송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일단 아까 둘러본 바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생긴 문은 없었거니와

문 비슷한 것이라곤 하필이면 한국인 교회로 들어가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안은 깜깜했죠.

설마? 하필이면 한국인 교회로 들어가는 그 문이 출입구야? 아니겠지?

이런 생각에 문을 살짝 열었더니 열렸습니다. 

알고보니 그 깜깜한 건물 안은 교회가 아니라 위층으로 올라가는 짧은 복도였습니다.

같은 건물에 교회가 있다니...... 이런. 가뜩이나 지각인데 시간을 더 허비해버렸군.

10분이나 지각한채로 5층에 올라가보니 과연 제가 찾던 그 장소였습니다.

AV배우 코바야카와 레이코 촬영회가 있는 스튜디오였지요.

지각에 숨은 문찾기로 인해 멘탈이 반쯤 가출한 상태로 가랑비를 맞은 채 스튜디오에 들어오자 한 아저씨가 있더라구요.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를 마치고, 그 아저씨는 저를 여러 스튜디오 중 한 곳에 데려간 후에 코바야카와상을 부르러 갔습니다

아직까지 가출한 멘탈을 완전히 다잡지 못한 상태에서 곧 코바야카와상이 들어왔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에이브이i파일이나 mkv파일로 자주 보게되는 그분들은 영상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뭐 실제로 보면 여신이다. 이런 거 없습니다. 그냥 영상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아, 니시노 쇼 누님은 실물이 좀 더 안 좋았...... 

각설하고, 처음에는 서로 이야기를 하기가 난감했습니다.

저는 일본어가 안되고, 코바야카와상은 한국어가 안되고, 그리고 둘 모두 영어도 안되고......

하지만 어찌저찌 인사도 하고, 신기하게 시간이 지나자 어떻게든 대화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코바야카와 레이코는 일본의 미시계, 육체파, 치녀 전문 배우로 알려져있지요.

그런데 실제로 본 코바야카와상은 영상에서 보던 것과 달리 애교 넘치는 성격이었습니다.

여러분, 30대 중반 이상의, 누가봐도 남자를 갖고 놀게 생긴 여성이 애교 섞인 목소리와 행동을 보여주면요.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바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이날을 위해 야심차게 중X나라에서 구매한 카메라를 딱 꺼내려고 했더니....... 없네요.

뭐지? 설마? 그럴리가? 분명히 챙겼는데?

3초간 당황했다가 생각해보니 아까 신분확인 하면서 물건을 이리저리 꺼내다가 카메라를 거기 두고 온 거였습니다.

후다닥 뛰어가서 카메라를 챙겨온 후에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DL이 될만한 수위의 사진은 자체적으로 안올리기로 했습니다.

뭐 어차피 코바야카와상 무수정작품도 꽤나 찍었는데 여러분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그리고 화면이 좀 어두운데 제가 보정을 못하는 관계로......

일단 여기까지. 

코바야카와상은 짧고 간단한 한국어 단어 정도는 알더라구요.

서로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섞어가며 이야기했는데

역시 일본의 프로페셔널들은 참 친절합니다. 시종일관 밝게 분위기를 이끌어가줬습니다.

언제 어떻게 일본에 오게 되었냐 물어보니

제가 방금전에 비행기타고 여기 왔고, 오사카는 코바야카와상 보려고 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여자친구 없었다고 이야기해주니까 안타까워(?)해주셨습니다.

아, 그리고 저보고 잘생겼다고 해줬습니다. 대단한 프로페셔널이죠. 우리 엄마도 차마 못하는 말인데.

그리고 의상 체인지 했습니다.

촬영하는 중에 코바야카와상이 저에게 같이 사진 찍지 않을거냐고 해서 저는 바로 OK했습니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같이 사진찍어보겠습니까.

코바야카와상이 스튜디오 아저씨를 부르더니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저는 코바야카와상 옆에 서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마저 촬영을 하는 중에 마무리 5분 전이 되자 한번 바깥에서 알람이 울리고

스튜디오 아저씨가 5분 남았다고 예고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5분이 지나자 촬영시간은 끝났습니다.

아쉬움을 잔뜩 남긴채 코바야카와상이 저에게 악수하자고 하기에 악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코바야카와상이 여행 즐겁게 하라고 작별인사를 하며 짧은 만남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한가지 아까운 건 사인을 못받은거네요. 

저는 생각도 못했다가 다시 비가 오는 바깥으로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아, 사인을 못 받았네." 했습니다.

여행 첫날이고, 이리저리 정신이 없었기에 제가 차마 요청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10분이나 지각한 것이 더더욱 지금 생각하니까 땅을 치고 후회가 듭니다.

그 황금같은 시간을 10분이나 버리게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