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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에게 도전한 거인들의 최후

흔히 그리스 신화에서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원래 그는 대지와 지하 세계의 신이었습니다. 그의 호칭 중 하나가 "땅을 흔드는 신"인데, 그리스 인들은 땅이 흔들리는 지진이 일어나는 현상을 포세이돈이 분노하여 대지를 뒤흔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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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나 강의 신들, 수많은 괴물과 인간 영웅들은 포세이돈을 아버지로 삼고 있는데, 이는 포세이돈이 그리스 전역에 걸쳐 널리 숭배되었고 많은 도시 국가들이 그를 자신들의 선조로 삼아 자신들의 위상을 돋보이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그리스에서 포세이돈을 섬기는 신앙은 제우스를 섬기는 신앙보다 더 오래되고 강성했으며, 포세이돈은 바다 뿐 아니라 대지와 지하까지 지배하며 제우스보다 더욱 강력한 신으로 숭배되었습니다. 그가 지닌 무기인 삼지창 '트리아이나'는 제우스의 무기인 번개에 맞먹는 권능의 상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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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포세이돈의 자식들은 대부분 거칠고 사나워 사람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는 포세이돈의 자식들이 시시각각으로 파도가 일고 거칠어지는 바다의 현상이 의인화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다소 특이한 경우가 있는데, 포세이돈과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두 거인 형제인 오토스(Otos)와 에피알테스(Ephialtes)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스 테살리아의 왕인 트리오파스(Triopas)에게는 이피메데이아(Iphimedeia)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포세이돈을 사랑하여 날마다 바닷가에 나와 그가 모습이라도 보여주기를 기다렸습니다. 매일같이 차갑고 축축한 바닷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에 감동한 포세이돈은 강의 신 에피네우스(Epineus)의 모습을 하고 그녀 앞에 나타났습니다.

 

둘은 몸을 섞어 사랑을 나누었고, 정확히 열달 후 이피메데이아는 쌍둥이 거인 형제를 낳았는데 그들이 바로 오토스와 에피알테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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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에 맞먹는 힘을 지닌 강력한 신의 아들이라 그런지, 오토스와 에피알테스는 불과 아홉 살이 되자 그 키가 무려 산 아홉 개 만큼의 높이로 자랐습니다.

 

더욱이 두 형제는 특별한 축복을 부여 받았는데, 어떤 신이나 인간 및 괴물도 그들과 싸워서 이길 수 없고 죽일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아버지인 포세이돈의 선물이었을까요?

 

타고난 힘과 아버지의 도움을 믿고 우쭐해진 이들은 자신들이 제우스를 필두로 한 올림포스의 신들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우쭐거렸습니다. 그리고 하늘 높이 올라가서 신들을 몰아내고 둘이서 세계를 지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토스와 에피알테스는 올림포스 산을 점령한 후, 각자 여신 아르테미스와 헤라를 아내로 삼겠다고 저승의 강인 스틱스에 걸고 맹세했습니다. 스틱스 강에 걸고 맹세하는 일은 올림포스의 신들만이 하는 일인데, 두 형제는 자신들이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군 것이었습니다. 하긴, 그들 몸에 흐르는 피의 반은 신의 것이니까요.

 

두 형제는 올림포스 산 위에 오사 산을, 또 그 위에 펠리오스 산을 쌓으며 한 발짜국 씩 하늘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전쟁의 신 아레스가 나서서 싸웠으나, 두 형제는 아레스를 붙잡아 단단한 청동 항아리에 가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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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들이 나가서 싸워도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예언의 신인 아폴로가 그들의 약점을 파악해 냈습니다. 오토스와 에피알테스가 서로 싸워서 죽이면 그들의 운명은 깨지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폴론은 누이인 아르테미스에게 이를 알려주었고, 아르테미스는 에피알테스에게 낙소스 섬에서 그를 만나겠다고 연락을 보냈습니다.

 

신이 난 에피알테스는 곧장 낙소스 섬으로 갔고, 항상 붙어 다니는 형제들인지라 오토스도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원했던 헤라가 없음을 안 에피알테스는 형인 오토스에게 자신도 아르테미스를 사랑할 수 있게 양보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오토스가 이를 거절하자 형제 간에 격렬한 싸움이 붙었고, 이를 보고 있던 아르테미스는 사슴으로 변해 이들 사이에 끼어들었다가 달아났습니다. 두 형제는 사슴을 겨냥해 서로 반대 편에서 창을 던졌는데, 순간 아르테미스는 잽싸게 피해 모습을 감추었고 솜씨 좋은 사냥꾼인 이들 형제의 창은 정확하게 서로의 가슴팍에 명중했습니다. 그리고 두 형제는 동시에 죽음을 맞았습니다.   

 

자신들의 힘만 믿고 신들에게 도전했던 무모한 거인 형제는 이렇게 해서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댓글
  • 제왕이회옥 2017/01/29 17:01

    재미있더요~~
    또 해주세요~~^^

    (AV7iDI)

  • 우왕주왕 2017/02/01 01:27

    으허우재믹어용 ㅋㅋ

    (AV7iDI)

  • 아기곰푸우 2017/02/01 01:56

    크레토스 : 응?? 내가 다 죽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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