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우리집은 정미소를 운영했습니다.
지금 말하는 연합정미소가 아닌 각 면단위 지역 정미소였죠.
일제 시대부터 할아버지가 정미소를 했고
아버지도,작은아벗님도 모두 정미소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동생분은 원주에서 과수원을 했다는데
그쪽 집안은 지금도 꽤 큰 규모로 과수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에는 두명의 노비가 있었는데
이 사람들의 이름도 모르고
부모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냥 일을하고 쌀을 월급처럼 받아가는 사람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때까지도 그런일을 했으니
염전으로 말하면 염전노예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겁니다.
문제는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입니다.
그 노비중에 일을 잘 하지않고 술을 좋아하는 노비가
술집인지 다방인지 그런데 있는 여자와 동거를 얼마간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 키우다가 아이가 아주 어렸을때 친정에좀 다녀온다고....
그러고는 안돌아왔습니다.
그 어린 아기를 키울 형편이 안되니
집에서 양육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고 아이를 키울수있게
동네에 비어있는 집을 수리해서 동네 과부와 함께 살도록
아버지가 지속적으로 돈을 줬습니다.
제가 중학교에 다닐때 하교를하고 돌아와보니 집에 아무도 없고 정미소 기계들도
모두 멈춰있더군요.
그날 그 노비가 술을 먹고 정미소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엄청나게 큰 가로수를 때려박고
몸도 다치고 차도 폐차를 해야했다는데
음주를 너무 많이해서 벌금도 많이 나오고
문제는 화물칸에 장거리(오일장) 돌아오던 동네 주민들도
많이 다쳐서 모두 읍내 병원에 있다는겁니다.
그때 그 사고로 인해서 대부분의 땅과 집을 팔아서 소송비와 합의금으로 소진했고
아버지는 홧병으로 5~6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오래 사시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업이라고 정미소는 안팔고 집과 그 주변 논과 밭 이런거를 남겨놨는데
지금도 가보면 정미소 터만 남아있고 모든게 세월속에 묻혀버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쫄딱 망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카카오 스토리에 저를 안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옛날에 어디서 살지 않았냐고...비교적 자세한 내용으로 말합니다.
그때 거기서 살던 누구 아들이라는겁니다.
물론 저도 기억이 다 납니다.
그러나 난 모른다고했습니다.
그럴수록 더 더욱 집요하게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조릅니다.
이미 다 아는거 같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그때 그 시절 자기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자기에겐 정말 중요한거라고.....
누구에게 물어보니
제가 중학교 다닐때 카메라가 있었는데
그 카메라로 동네 사람들을 다 찍어줬다는걸 들었답니다.
그 사진들중에 자기 어머니 사진도 있지않을까...그렇게 생각을 한답니다.
그게 80년대 이야기인데 나보고 80년대 자기 엄마 사진을 찾아달라고........
미치도록 보고싶다는데.........이걸 어떻게
그 집안 때문에 우리집안이 폭삭했는데
어찌보면 원수의 자식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저는 유학을 떠났기에 그뒤엔 동네에 일어난 일을
잘 모릅니다.
동네에서 살던 후배에게 그 애를 물어보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완전 도둑놈이라는겁니다.
동네에 물건 없어지고
점방에 유리창 깨고 도적질에
그놈이 눈뜨고 있으면 다들 난리가 났다고합니다.
아버지는 술먹구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화물차에 치여 죽었고
엄마는 집나갔고
이복 동생은 행방도 모르고.......아~~~
https://cohabe.com/sisa/84759
어릴때 저희 집 노비의 자식들을 만났습니다.
- 주차장에 시동을 켠상태로 지하철을 타버렸습니다... [6]
- 삼시색끼 | 2017/01/24 08:22 | 2865
- 최고의 댓글 [6]
- 상식과정의 | 2017/01/24 08:17 | 5685
- 알파고의 분노 [8]
- 고인만파자 | 2017/01/24 08:17 | 3717
- 미국에서 창업해서 성공하려면...ㄷ ㄷ ㄷ ㄷ [13]
- Landstar/DH | 2017/01/24 08:16 | 2571
- 어릴때 저희 집 노비의 자식들을 만났습니다. [9]
- 천안함잠수함세월호 | 2017/01/24 08:15 | 2124
- '계엄령 요구' 시위에 대한 일침 [7]
- 시프겔 | 2017/01/24 08:11 | 8847
- 정부 : 위안부합의 문서 공개 못하겠다 [7]
- 시프겔 | 2017/01/24 08:09 | 7695
- 황교안 "바른정당이 나한테 이럴 건가" 항의전화 '파문' [14]
- Rainwater | 2017/01/24 08:04 | 8297
- 신도림 가려고 하는데요... 페이백이라는게... [5]
- 한진택배 | 2017/01/24 07:58 | 4369
- 페라리를 아무나 못타는구나.. 느낀 점.. [4]
- 웬디승완해피니스 | 2017/01/24 07:56 | 5450
-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좋은 일 했어요!! [3]
- 가Moon의영광 | 2017/01/24 07:56 | 4166
- [a850] 남미여행에 칼이사 + 축복이? [3]
- Benjamin.Lee | 2017/01/24 07:55 | 5738
- 무스비 뜻좀 알려주세요.jpg [30]
- Astin | 2017/01/24 07:52 | 4155
- 다른 나라들도 지역감정 있나요? [8]
- 아둥근 | 2017/01/24 07:51 | 5582
이 무슨 아침 드라마 TV 소설 같은 이야기 인지요...
그러게요...kbs 아침 tv소설 드라마 주제네요 ㅎㅎ
노비는 무슨요?그냥 머슴 살은 거죠...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그러게요. 머슴 정도겠네요.
그쵸 머슴이죠
그 시절에는 시골에 머슴 사는 분들 종종 계셨죠
아.. 그놈 때문에 집안이 ㅜㅜ
추노도 아니고........
머슴이겠죠.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 많았.
1982년도에 동네 주민들이 부역 끝나고 삽이랑,연장들고 동네 입구로 들어오는 사진이 있는데 거기 그가 찾는 엄마란 사람이 있습니다.
머리에 수건을 둘러서 전체적인 얼굴은 아니지만.....
비교적 느낌은 잘 살아있습니다.
아~~~~물론 흑백유광사진입니다.
현대칼라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