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닥... 틱... 타닥... '
어두운 밤. 산속에 두 사내가 모닥불을 중심으로 앉아 있었다.
말이 없던 두 사람의 고개가, 인기척을 느끼며 한쪽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다른 사내가 등장하며 말했다.
" 산에서 불 지피는 거 불법 아닙니까? "
등장한 사내는 30대로 보이는, 수염 덥수룩한 산적 같은 덩치의 남자였다.
그의 말에, 앉아 있던 사내 중 마른 체형의 말상 사내가 대꾸했다.
" 그렇다고 얼어 죽을 순 없지 않소? "
마찬가지로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맞은편 퉁퉁한 사내가 맞장구쳤다.
" 옳구말구! 산불이야 머저리들이나 내는 거지! 크흠! "
" 그럼 저도 불 좀 빌립시다. "
허락 맡고 할 것도 없이, 수염 사내가 모닥불 주변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곧장, 둘을 향해 거침없이 물었다.
" 두 분은 무슨 일로 이 깊은 산 속에 들어들 오셨습니까? "
다른 둘에게서 곧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는데, 마른 사내가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뒤적여 불꽃이 솟게 만든 뒤, 무심하게 대답했다.
" 그냥 약초나 좀 캐보려다가 길을 잃었소. 이 야밤에 나섰다가 괜히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을지도 모르니, 날 밝으면 내려가려고 이러고 있소. "
고개를 끄덕인 수염 사내가 이번엔 퉁퉁한 사내에게 시선을 주며 물었다.
" 두 분이 함께?
퉁퉁한 사내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 아니, 모르는 사이요. 나도 약초나 캐려다 산에서 길을 잃었는데, 불빛이 보이길래 이리 온 거요. 크흠. "
" 아 그렇습니까. "
수염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마른 사내가 그에게 툭, 물었다.
" 선생은 무슨 일로 이 깊은 산 속에 들어오셨소? "
" 아아 저는... "
수염 사내는 잠시, 모닥불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멈추었다. 곧,
" 1년 전에... 이 산에서 한 여자애가 죽었습니다. "
" ... "
다시 말을 멈추고, 잠시 모닥불을 바라보던 수염 사내는 무심하게,
" 제 딸이었습니다. "
" 크흠! "
" ... "
마른 사내가 괜히 막대기로 모닥불을 뒤적였다.
퉁퉁한 사내는 씁쓸한 얼굴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 그거 참... 유감이구려. 자식의 죽음을 보는 심정은 정말...쩝! "
" 어쩔 수 없지요. 타고난 명이 그리 짧았다는데야... "
수염 사내는 이미 슬픔의 단계를 넘어선 듯 무덤덤했다.
그때, 마른 사내가 말했다.
" 사람의 명이란 게 참 야속하오. 인명은 재천이라, 사람의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으니. "
" ... "
" 슬픈 일이오. 하늘이 정해준 명이 있다지만, 벗어나고자 백방으로 노력하는 게 사람일진데... 모든 걸 다 바친 그 노력이 무의미하다니 말이오. "
" 크흠. "
마른 사내는 다시 한번 모닥불을 뒤적이며 말했다.
" 내 얘기를 좀 들어보겠소? "
다른 두 사람은 침묵으로 긍정했고, 마른 사내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내가 어릴 적, 내 아버지는 폐병을 앓고 계셨소. 내가 철이 들 무렵에는 그 경과가 과하여,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지. 약도 무소용, 병원도 무소용이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소. 이 방법 저 방법 다 쓰다가, 종국에는 용하다는 무당까지 찾아갔지. 그 무당이 그랬소. "
[ 네가 어릴 적 신내림을 거부해서 그런 거야! 신내림을 받아야 살 수 있어! ]
" 신기한 일이지만, 실제로 아버지는 어릴 적에 신내림을 거부했던 일이 있었던 거요. 놀란 아버지가 이제 와 무당의 말대로 신내림을 받으려 했더니, 몸이 쇠하여 불가능했소. 그때... 무당이 말했소. "
[ 너는 안 되지만, 네 아들이 대신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다만... ]
마른 사내는 말을 멈췄고, 다른 이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마른 사는 모닥불에 나뭇가지 하나를 넣어 불을 살리며 말했다.
[ 네 아들은 평생 이 사당에서 신을 모셔야 한다! 평생 이 산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야! ]
" 그 산이 바로... 이 산이오. "
" ... "
" 크흠. "
마른 사내는 무덤덤하게 새로 넣은 나뭇가지를 뒤적이며 말을 이었다.
" 내 부모는 갈등했소. 아비를 살리자고 아들을 평생 산속에 가둬 살게 해야 하는지? 그래도, 내가 하겠다고 나섰소. 그랬지. 누구라도 안 그랬겠소? "
" 크흠. "
" 아버지는 갈등했지만, 내가 꼭 받겠다고 매달려서 허락을 받았소. 그래서 나는 이 산속 사당에서 신내림을 받기 위한 7일제를 지냈소. 한데... "
" ...? "
" 7일째 되는 날... 아버지가 사당으로 쳐들어왔소. "
[ 가자! 다 필요 없다! 내가 아들을 팔아 살아봐야 뭘 하겠느냐?! 차라리 죽을지언정 그럴 순 없다! ]
" 아버지는 울며불며 매달리는 나를 억지로 데리고 돌아왔소. 그리고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괴롭게 돌아가셨지... "
" 크흠.. "
" 아버지는 정말 괴롭게, 정말로 괴롭게 돌아가셨소.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이 날 정도로... 그래서 나는 가끔, 궁금해지곤 하오. 괴롭게 숨을 거두시던 그 날...아버지는 후회하셨을까? 산에서 나를 데리고 내려온 것을 후회하셨을까? "
" ... "
" 어떨 것 같소? "
" ... "
마른 사내의 시선이 대답을 기다리는 듯, 퉁퉁한 사내를 바라보았다. 퉁퉁한 사내는 심각한 얼굴로 모닥불을 바라보다가, 대답 대신 다른 말을 꺼냈다.
" 내 얘기를 한 번 들어보겠소? "
" ... "
두 사내가 시선으로 긍정했고, 퉁퉁한 사내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내 딸아이가 지금 병원에 누워있는데... 얼마 못 살 거요. 유일하게 살 방법은 장기이식뿐인데, 이식자를 찾을 수가 없더군. 차라리 나도 댁처럼 신내림을 받아서 내 딸이 나을 수만 있다면, 백번이라도 받았을 텐데...크흠. "
" ... "
" 난 정말 최선을 다했지. 인명은 재천이라고? 흥, 웃기는 소리! 그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의 변명이지! 난 내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하늘도 엎을 각오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이 말이오!
" ... "
" 그래서 결국 내가 찾은 그 방법이-. . . "
퉁퉁한 사내는 잠시 말을 멈추고 모닥불을 쳐다보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 ...'불법 장기이식'이었소. "
" ... "
퉁퉁한 사내는 마른 사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 아까의 질문에 대답해 드리지. 댁의 아버지께선 죽는 순간까지도 절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을 거요. 만약 다른 선택으로 여태껏 살아있었다면, 평생을 후회하는 삶이었겠지. "
" ... "
" 내 심정이 지금 그렇소. 지금 내 딸을 살리지 못하면 평생을 후회하고 살까 봐,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려는 거요. 그것이 불법 장기이식이든 뭐든 간에...! "
" ... "
말하는 퉁퉁한 사내의 표정은 진실로 각오에 차 있어, 쳐다보는 사람에게 그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 불법 장기이식... 그게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도 몰랐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나서야, 겨우겨우 '그'와 접촉했더니, 그가 날을 정해주더구려. 오늘 밤 이 산으로 오면 장기를 건네주겠다고 말이오. 그래서... 내 솔직히 말하겠소. "
퉁퉁한 사내는 다른 두 사람을 심각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 나는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나와 약속한 '그'라고 생각하고 있소. 누구요? 두 사람 중, 누가 내게 장기를 가져다줄 사람이오? "
" ... "
" ... "
퉁퉁한 사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
.
.
" 솔직히 말해서, 나는 시간이 없소! 조심스럽게 알아볼 것도 없고, 이것저것 잴 시간도 없소! 이제 그만 뜸 들이지 말고, 말해주시오! 누구요? 누가 내게 장기를 줄 사람이란 말이오?! "
퉁퉁한 사내는 상기된 얼굴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대답을 요구했다.
그때, 수염 사내의 입이 열렸고, 대답 대신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 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까? "
" 무슨...! "
퉁퉁한 사내가 잠깐 인상을 찌푸렸지만, 생각을 해보고는 입을 다물어 얘기를 기다렸다.
" 1년 전에... 제 딸아이가 이 산에서 죽었다고 했지요? "
" ... "
" 딸아이가 죽어있는 모습이 참, 희한했습니다. 이만한 소나무에 손발이 묶인 채 밧줄로 칭칭 감겨 있었는데... 눈이 없었습니다. "
" ? "
" ...안구가 적출되어 있었단 말입니다. "
" !! "
퉁퉁한 사내의 눈이 놀라 커졌다! 머릿속으로 어떤 생각들이 빠르게 떠올랐다!
" 추정하건데, 인신매매에 의한 불법 장기밀매... 제 딸은 그 이유로 죽은 것이겠죠. "
" ... "
퉁퉁한 사내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었다.
눈시울이 점차 붉어진 수염 사내가 말을 이었다.
" 제 딸은 정말로 착했습니다.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고...또 피아노를 참 잘 쳐서, 학예회에서 피아노로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그깟 작은 동네 학원의 상일뿐인데도, 우리 가족들은 그걸로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지금도 눈에 선하군요. "
" ... "
텅 뚫린 듯한 웃음소리 한번을 흘린 수염 사내가, 퉁퉁한 사내를 똑바로 노려보며 물었다.
" 불법 장기이식이란 그런 겁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불법 장기이식을 하고 싶습니까? 누군가에겐 억울한 죽음을...그 가족들에겐 끝없는 절망을 남기는 그것을 말입니다...! "
" ... "
퉁퉁한 사내는 대답을 못 하고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 내 딸은 피아노를 못 칩니다... "
" ... "
" 공부도 못하고, 착하지도 않아 말을 잘 듣지도 않지...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니고, 내 지갑에 손을 대는 일도 다반사였소. "
" ... "
" 그래도... 그래도 난 내 딸을 살리고 싶소! 지지리도 말을 안 듣는 내 딸이지만, 뭐 하나 잘하는 것 없는 내 딸이지만...그래도 내 딸이잖소? "
고개를 든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그게 누군가가 희생돼야 하는 일 일지라도! 난...난, 정말 어쩔 수 없소! 내가 그 모든 죄를 다 뒤집어쓰고, 내가 그들에게 돌로 쳐 맞아 죽고! 내가 지옥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내 딸은...살리고 싶소... "
" ... "
수염 사내는, 알 수 없는 복잡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울먹이며 말하던 퉁퉁한 사내는, 마른 사내를 향해 고개돌려 처절하게 소리쳤다!
" 당신이오?! 당신이 그 장기밀매범이오?! "
" ... "
" 돈을 준비해왔소! 장기를 주시오! 만약 저 남자가 당신을 위협한다면, 내 몸을 바쳐 막으리다! 아니, 내가 당신 몫까지 대신 죽어드리리다! 어서 내 딸을 구할 장기를 주시오!! "
" ... "
퉁퉁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지만, 마른 사내는 묵묵히 나뭇가지로 모닥불을 뒤적거렸다.
" 이보시오! 어서 대답하시오! 당신이 맞소, 아니오?! "
퉁퉁한 사내는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물어볼 참이었는데, 대답은 다른 곳에서 나왔다.
" 그는 장기밀매범이 아닙니다. "
" ?! "
수염 사내가 붉어진 눈시울로 퉁퉁한 사내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곧 무언가,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다물었다.
" 이 작자가 아니라고?! "
퉁퉁한 사내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되물었다. 수염 사내는 여전히 퉁퉁한 사내를 노려볼 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어떤 건지, 쉽사리 말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
" 이 작자가 아니면, 그는 어디 있단 말이오!! "
퉁퉁한 사내가 날뛸 것 같은 몸짓을 취했다.
마른 사내가 말없이, 모닥불만 뒤적거렸다.
수염 사내가 복잡한 얼굴로, 붉어진 눈시울로, 퉁퉁한 사내를 노려보았다.
곧, 이윽고, 겨우겨우, 수염 사내의 입이 열렸다.
" 당신을 아직 용서할 수 없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도...아버지니까. 딸을 너무 사랑하는 아버지니까... "
겨우, 정말 겨우 꺼낸 말이었다. 비록 퉁퉁한 사내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 무슨...! "
퉁퉁한 사내의 얼굴이 의문으로 일그러질 때-,
마른 사내가 조용히 말했다.
" 1년 전 오늘. 이곳에서 한 사람이 더 죽었소. "
" ...? "
퉁퉁한 사내의 고개가 돌아가고, 마른 사내가 말을 이었다.
" 그는 어두운 밤에 급하게 산을 오르다,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었소. "
" ?! "
" 그가 죽은 곳 근처에서 저 친구의 딸이 발견됐소. "
" ...! "
퉁퉁한 사내의 얼굴이 멍청하게 멍해졌다-
" 경찰은 두 시체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소. 혹, 사내가 장기밀매범일까 싶어서 조사를 계속하다가,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소. 죽은 사내의 딸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급히 이식할 장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말이오. "
" 아...아아...! "
퉁퉁한 사내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과 함께, 모든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갔다-!
숨차게 산을 오르던 자신의 모습-, 비탈길을 오르다 미끄러져 세상이 돌아가던 모습-, 피를 흘리며 쓰러져 죽어가던 그 모습까지-!
[ 안...돼...우리 딸... ]
" ... "
" ... "
털썩 쓰러지듯 주저앉는 그.
두 사람은 모닥불 너머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충격 속에서 말을 잃어있던 그는 곳, 퍼뜩 정신을 차리고 더듬었다!
" 내, 내 딸..! 내 딸은...! 내 딸은!! "
퉁퉁한 사내가 두 사람을 황급히 돌아보며 물었다!
" 내 딸은 어떻게 됐습니까?! 내 딸은...! 내 딸은요!! 내 딸은 지금...! "
" ... "
간절한 얼굴로, 겁이 가득한 얼굴로, 터질 것 같이 격앙된 얼굴로 그는 연신 물었다!
곧, 마른 사내가 입을 열었고-
" 살아 있습니다. "
대답은 수염 사내의 입에서 나왔다.
" 아...! 아아...! 정말입니까?! 정말...정말로 살아있습니까?! "
" ...다른 기증자가 나타나, 지금 건강히 잘 살아있습니다. "
" 아아- "
퉁퉁한 사내는 울며불며 큰절했다!
" 아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
" ... "
" ... "
그런 그의 모습을 두 사람이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퉁퉁한 사내는 곧, 고개를 수염 사내에게 돌리고, 머리가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연신 숙이며 사과했다.
"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 ... "
수염 사내는 말없이, 복잡한 얼굴로 그 모습을 쳐다볼 뿐이었다.
곧, 마른 사내가 말했다.
" 이제 곧... 동이 틀 것이오. 그만, 가시오. 이제 그만 이곳을 헤매고... 가시오. "
그 말에 퉁퉁한 사내는 무릎을 꿇고, 마지막으로 수염 사내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
" 지옥에서도 못 갚을 이 죗값, 천 년이고 만 년이고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서 영원히 따님을 위해 기원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 ... "
날이 밝으며, 퉁퉁한 사내의 몸이 서서히, 서서히 사라졌다.
" ... "
마른 사내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모닥불이 있었던 자리에 가득한 '향'의 찌꺼기들을 발로 흩트렸다.
' 딸랑! '
무당 방울을 흔들며, 퉁퉁한 사내가 있었던 자리를 향해 묵례하는 사내. 곧, 수염 사내를 돌아보며 물었다.
" 어찌 그리 말했소? "
" ... "
수염 사내는 한참을 말이 없다가, 돌아서며 말했다.
" 그냥... 그를 향한 내 마지막 복수라 생각하고 그랬습니다. "
" ... "
산을 내려가는 수염 사내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마른 사내가 혼자 중얼거렸다.
" 그것은 복수가 아니라 용서라 부르는 것이오... "
두 사람이 떠나간 자리, 남겨진 향의 찌꺼기들이 바람에 날려- 흩어졌다.
이 이야기는 계획이 없었던 이야기입니다;
처음 상황, '세 남자가 숲 속에서 모닥불을 중심으로 앉아있다' 라는 장면에 갑자기 딱! 꽂히는 바람에,
거기까지만 메모장에 쓰고, 그 다음의 이야기는 무작정 써내려갔어요; 그래서 설득력이나 결말 같은 그런 부분이 좀...모르겠습니다;
잠도 안 자고 썼더니 이 이야기에 무뎌지기도 했고;
일단 전 자러 가겠습니다; 평소처럼 소중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첫추천 가져갑니닷!
와; 이제 보니 길이가 그렇게 길지도 않은데, 고작 이 길이를 쓰는데 10시간이나 걸리다니; 헐...;
우왕..소름이 !! 돋네요 !!
항상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복날님 글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아요~~^^
그래서 퉁퉁한 사내 이름이 김남우인거죠?
사내 사내 사내 하니까 조금 가독성이 떨어지는 듯......
글은 정말 재밌구요!!!
개인적으로 이번이야기 너무좋앗어요
슬프면서도 소름돋고...정말 책 내셔도 될꺼같아요
크흡....
일부러 익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름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사내'라고만 표현하신 것 같네요.
결국 퉁퉁한 사내의 딸은 기증자 없이 죽었던거네요..
마지막 부분에 수염사내와 마른사내가 나눴던 얘기를 보면....
몰입해서 잘 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이렇게 쓰신것도 읽기 좋았어요. 사내들끼리가 서로의 이름을 밝히는 부분이 없었으니 독자도 모르는 것이 더 몰입됐던것 같아요!
아.. 너무 좋다.
항상 잘 읽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은 잘 읽히지가 않아 후루룩 스킵한 감이 있어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름때문에 막판에 헷갈려서 다시 위로 올라가서 정독했네요. 정말 좋아요!!!!! 짧은 웹툰 한 편 본 것 처럼 진짜 눈에 선하게 그려져요.
마른 사내가 계속 모닥불 뒤적거린것도 사실 향 피우던 거였네....
처음에 떨어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복선 ㄷㄷㄷ
여태껏 쓰신 글 모아서 책으로 출판하셔도 되겠어요
항상 글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