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유 수유 못한 거
모유를 먹어야 애가 건강하다 애착 문제 없다 난리인 통에 모유 수유 안되는 엄마는 죄인이 된 기분이었는데
애들 자라면서 잔병 치레 거의 없고 (우리집 애들 이상 안 아픈 애들 못봤을 정도로)
지금도 건강 튼튼 잘 지내고 있고 매일 매일 안고 서로 사랑해요 하고 지내요.
2. 문화센터 못 다닌 거
시터에게 애 맡기고 직장 다니는데
주말에는 쉬고 싶고, 터울 적은 애들 둘 끌고 나갈 정신도 없고
개미만 봐도 우와~ 하며 10분씩 보는 애들 데리고 시간 맞춰 다니다 제가 스트레스 받아 죽을 거 같아
두 돌 지나 어린이집만 다녔습니다.
딱히 그것 때문에 발달이 늦었는지는 모르겠어요.
3. 인성교육, 자연 관찰, 수학동화 등 테마 전집 못 산 것
5살까지는 단행본 20~30권? 정도 마르고 닳도록 보여준 거 같아요.
그 이후 어린이집에서 주는 도서 교육 관련 책 받았고
초등 이후는 도서관에서 빌리고 있습니다.
아예 안 산 건 아니지만, 철철이 테마별로 바꿔주진 못했어요.
자연관찰 안 샀어도 동식물 좋아하고
수학동화 안 읽었다고 수학을 딱히 싫어하진 않으며
인성 동화 안 읽었다고 인성이 뒤떨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4. 학습지 안한 것
주중에 어린이집 다니는 것도 피곤한데 뭔 학습지.. 싶어서 안 했어요.
지금까지 안 해요.
안 해도 때 되니 그럭저럭 하더군요.
5. 유치원 못 보낸 거
어린이집은 보육, 유치원은 교육이라고 유치원이 좋다고들 하는데
당연히 돈 내고 이런 저런 교육 받으면 재미있고 좋겠죠.
그런데 맞벌이는 유치원 보내는 거 감당 안되어
(기관 두 군데 나누어 보내기도 힘들고 방학도 힘들고)
그냥 구립 어린이집 주구장창 보내다 학교 입학했습니다.
6. 초등학교 책가방 싸구려 산 거
이런 저런 추천들 사이에서 우리 애들 취향이 유별나서 남들 하는 거 싫다 해서
첫째는 스케쳐스 가방 사주고 (아마존 무료배송이라 몇 만원 안했어요)
둘째는 필라 재고 가방 사줬습니다.
좋아라 잘 들고 다니고
더럽게 써도, 어차피 남들 가방 하나 살 돈으로 2, 3개 살 금액에 샀으니 낡으면 하나 사주지 뭐
그런 마인드라 편하더라구요.
7. 악기 교육 못한 것
원한다면 해주고 싶었으나
몇 번의 회유와 권유에도 굴하지 않고 두 아이 모두 나는 악기는 싫어요~를 외쳐서 포기했습니다.
그러다 첫째가 3학년 되니 리코더부 가입해서 리코더 열심히 불더라구요. 나름 괜찮게 붑니다.
둘째도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하는데, 안한다 하면 어쩔 수 없다 포기하고 있습니다.
악기 연주 좀 못한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니고..
제가 뭔 신념이 있어서 안 하는 건 아니고
일단 직장 다녀 바쁘고
게을러서 쉬는 날 스케줄 맞춰 착착 뭐 하는 걸 못 하고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시간이 지나거나 아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 포기하고
애들이 싫다 하면 그냥 포기하고
그러다 보니 못 해준 게 많은데
아이들은 아직까지는 잘 자라고 있어요.
첫째는 만들기를 좋아하고, 둘째는 동식물을 좋아하고
학교 수업 아직까지 크게 뒤떨어지는 거 없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조잘조잘 수다 떨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https://cohabe.com/sisa/81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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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주관있게 아이 키우는 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 수 배우고 싶은 멋진 엄마이신 듯^_^b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 것 자체가
육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원칙 중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자녀로서
하나같이 "하면 좋은데 아이 의사를 거스르고 강제로 시키면 안좋은것들 뿐이네요"
없어서 못 시키는 것도 아니고
다 애들이 원하느냐, 원치 않느냐 중심으로 아이들 잘 키우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일례로 전에 살던 집주인댁의 딸, 아들이 매일 세시만 되면 고래고래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었어요
피아노, 태권도 가기 싫다고 -_-
진짜 아동학대로 신고도 어려번 받았는데 애들 두들겨 패며 학원 보내는 애 엄마도 대단하고
매일 맞는 거 알면서 가기 싫다 발광하는 애들도 대단하고..
결국 그 집에서 이사 나왔는데 저렇게 왜 서로 미워하게 할까 참 이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악기는 하기 싫다는거 엄마가 좀 반강제로 시켜서 배워놓은게 있는데...
크다보니 잘 써먹을 기회가 많더라구요. 지금은 배우기 잘했다 싶고 엄마가 맞았다고 내 패배 인정함ㅋㅋ
딱히 소신이 있어서는 절대 아니예요. 되려 소신이 없어서가 맞을 거예요.
하나 하나 그 당시에는 상처가 되거나, 고민을 많이 한 부분들인데요.
모유수유처럼, 스트레스 받는다고 상황 달라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 너네 팔자다
그렇게 저 자신을 납득시키고 넘어간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성격이라 통제되지 않는 부분은 포기하도록 마인드 컨트롤)
유치원은 첫째 5살 무렵 동네 유치원 다 조사한 후 장단점 리스트까지 만들었으나
둘째가 어린이집 입소하려면 첫째가 재원해야 해서 포기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막상 다녀보니 어린이집 괜찮은데다가
둘을 서로 다른 곳으로 데리고 다니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 포기했어요.
예체능은 해서 좋아하면 참 좋은데
제가 어릴 적 비싼 돈 들여 체르니 40번까지 치고 지금은 건반에 손도 안 대는데다가
심지어 대학 입학 후 제 돈 들여 미술 몇 달을 배웠으나 결국 포기하고
지금은 예술 쪽은 감상만 합니다. 보고 듣는 건 좋아해요.
제 경우는 배운다고 꼭 잘 써먹지도 않더라구요. ㅜ_ㅜ
제가 그런 경우라 아이들에게 배우면 나중에 다 도움된다는 말을 못하겠어서
강하게 하라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제가 꼭 해야 한다 정한 건 운동이요.
체력은 나중에 뭘 해도 도움된다는 생각에 운동 한 가지는 꼭 하는 걸로 정했어요.
애들이 좀 더 크면 함께 등산 다닐까 싶어요.
제가 글을 쓴 건
워낙 뭐는 꼭 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고, 주변에서 이렇다 저렇다 스트레스 주기도 하고
해야 한다는 거 못 해주면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많을텐데
막상 지나고 나니 이런 부분은 못해줬다고 아쉽거나 후회되지 않더라
그러니 아이를 키울 때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죄책감을 덜 갖고 키우셔도 될 거 같다는 내용을 적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