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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황교익 왈, 불고기가 일상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야끼니꾸는?(1)

이제 더 이상 이런 글을 쓰지 않아도 될 줄 알았습니다.
며칠 잠잠하더니 황교익 씨가 또 기존의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제가 보기에, 황씨의 전략은 최대한 대중을 지치게 해서 
"그래! 당신 말이 다 맞으니, 이제 그만하자!"
라는 선언을 듣고 싶은 모양입니다. 
황씨가 오늘 블로그에 오랜만에 새 글을 몇 편 올렸네요.
https://foodi2.blog.me/221392764370?fbclid=IwAR3rd6vrlULobs8rMkYVYODoG5ykjSppD7QgILNpUKwwzyARhs-cDe_LuzY
제목이 무려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 김양진 경희대 교수, 김지형 경희사이버대 교수에게"
입니다. 
자기는 교수도 아니면서, 일반 네티즌들이 지적한 수많은 오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교수만 자기 상대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일부 인용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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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라는 단어의 최초 기록은 1922년이다. 1930년대 신문에도 몇 차례 등장한다. 이 정도 기록으로 민중이 불고기라는 단어를 일상에서 썼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나는 부정적이다.

 

내 나이때의 사람들은 도시락 대신에 벤또라는 일본어를 많이 썼다. 내 앞세대 사람들은 더 했다. 도시락이라는 말을 아예 몰랐다. 그러면 도시락은 근래에 만들어진 단어일까. 아니다. 1920년대 기록에 벌써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기록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옛 문헌을 읽을 때에 조심해야 하는 게 있다. “기록된 것이 곧 일상의 것은 아니다”는 사실이다. ‘불고기’가 그렇다. 1920-30년대 기록에 ‘불고기’가 등장하여도 일상의 단어였는지는 의심해야 한다.

 

이효석 선생은 1934-39년간에 평양 사람들은 불고기라는 단어를 몰랐음을 기록으로 증언하고 있다. 다들 야끼니꾸라고 불렀다. 당시 민중이 쇠고기구이를 어떤 단어로 지칭했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이다. 한두 앞선 이들이 썼던 말을 민중의 일상 언어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음식명의 어원 찾기는 아무말 대잔치가 아니다. 서울대이고 명예교수이고 간에 문헌으로 말해야지 술집에서 잡담하는 것도 아니고 “어릴 때 들었다” 정도가 학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듯이 말하면 안 된다. 경향신문 기사는 한국 학자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확인해주는 효과는 있었다.

 

나더러 “엉터리”라 했던 국어학자들의 재반론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반론 낸 지가 오래다. 왜 말들이 없는가. 누가 엉터리인지 당당히 나서 가려보자. 토론의 장에 나와라. 

[출처]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 김양진 경희대 교수, 김지형 경희사이버대 교수에게 |작성자 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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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고기'가 신문에 보여도, 이건 일상의 언어가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동아일보와 매일신보에서
'불고기'라는 단어가 '야끼니꾸'보다 훨씬 사용한 용례가 많은데도, 본인이 마치 일제시대를 살기나 한 사람처럼
그건 일상의 언어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과연 '야끼니꾸'라는 말은 얼마나 대중적인 일상의 언어였는지 한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야끼니꾸'라는 말이 가장 먼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책인 [서양요리지남](1873)이라는 책을 보시겠습니다. 
이 책에서 '지남(指南)'이란 단어는 우리가 '지남철'이라고 부를 때의 그 '지남'과 같은 뜻입니다. 
'지남'을 직역하면, 남쪽을 가리킨다라는 뜻이겠지만, 실제 의미는 '안내서', '지침서', '가이드'라고 번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양요리지남]이라는 책의 표지를 열면 저렇게 서양식 만찬을 설명하는 그림이 먼저 실려 있습니다. 
즉, 이 책이 서양요리를 먹을 때 지켜야 할 에티켓 내지 서양요리의 조리법과 음식 종류 등을 안내하는
가이드서라는 것을 쉽게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이후 내용을 살펴보면, 서양의 후라이팬이라든가,
냄비 등 조리도구에 관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습니다. 그럼 '야키니쿠'를 언급하는 부분을 보겠습니다. 

윗책에서는 서양인들이 조식, 중식, 석식으로 먹는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오른쪽 페이지에는 '오찬', 왼쪽 페이지에는 '만찬'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 만찬에 포함된 요리를 보겠습니다. 
제일 오른쪽줄에는 빵(パン)과 牛酪(ギュウラク), 즉 버터가 있고요.
그 다음줄에는 갱즙(羹汁), 즉 스프가 있습니다. 
그 다음줄에 煮魚라고 조린 생선이 나오고, 
다음다음 줄에 드디어  '소육(燒肉)'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이 '소육' 옆에는 가케쿠다시로 '야키니쿠'(ヤキニク)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야채, 과자, 커피, 차, 우유 등이 소개됩니다. 이런 식단으로 봤을 때, 일본에서 처음 '야키니쿠'로 소개된 이 책자는 바로 서양인들이 만찬으로 먹는 스테이크를 말하는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1873년에 처음 '야키니쿠'라는 단어가 언급된 이래로 그 다음에 언급된 문헌은 바로 조선인 출신의 소설가 
장혁주(張赫宙, 1905-1998)가 1933년에 쓴 소설 [권이라는 사내]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장혁주와 그 소설에 관해서는 며칠 전에 제가 쓴 다음 글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811010024937646&select=&query=&user=&site=&reply=magpie73&source=&sig=h4aRGY-gj3DRKfX@hljXGY-Y4hlq
저는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의 옛날 신문을 검색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옛날 기사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유료더군요. 회원가입도 해야 하고, 매월 회비도 내야 하며, 거기에 기사를 검색할 때마다
그리고 기사의 상세내용을 클릭할 때마다 모든 것에 돈이 들더군요. 
그래도 궁금해서 그 모든 난관을 뚫고 드디어 요미우리 신문에 들어가서 '야키니쿠'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신문이 처음 나온 명치연간(1874년)부터 1939년까지의 기간을 검색조건으로 두고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계속)

(2)편은 아래에 있습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811070025119050&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gj9Gg-YghXRKfX@hljXGY-Y5mlq
댓글
  • 有終之美 2018/11/06 23:24

    황교익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떠들어대는데 전문가들이 반론한다고 알아먹을리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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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자루 2018/11/06 23:24

    드릴건 추천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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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charted 2018/11/06 23:29

    [리플수정]고생이 많으십니다
    언어학자도 쉐프도 아닌 사람이 자기가 가장 잘 안다고 버티고 있는 꼴은 참 우습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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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is-funny 2018/11/06 23:35

    황교익 심리상태는 박사급 논문주제로도 손색이 없을거 같은데..좋은글 항상 감사합니다..불고기 먹은지 반년은 된거 같은데 요즘 하도 불고기 소리 들어서 느낌상 물리는 기분이네요..식당가서 불고기는 무조건 패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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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티드 2018/11/06 23:4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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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당당 2018/11/07 00:26

    [리플수정]앗 서양요리지남 다루어주십사 부탁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알찬 글을 써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황교익은 글쓴이님을 아마 알고 있을거예요.
    글쓴이 님의 글을 볼때마다 뼈가 저리는 고통을 느끼며 님에게는 못 대들고 관심없는 아무나 붙잡고 행패를 부리는군요.
    KIA-허영택님께서는 그간 쓰신글을 모아서 책을 내시던 논문을 제풀하시던 해도 될 듯합니다.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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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_허영택 2018/11/07 00:35

    포당당//넵...그렇지 않아도 포당당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있어서 한번 훑어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좀 더 훑어보고 다뤘을텐데, 황교익 씨가 오늘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니, 어이가 없어 급하게 대충 훑어보게 되었어요. 논문은 택도 없죠. 황씨의 황당한 주장에 대한 일개 네티즌의 댓글일 뿐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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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수의견 2018/11/07 05:53

    교이쿠상이 또 몽니를 부리기 시작했군요. 주기적으로 걸리는 발동은 발작이랄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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