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속 올려지는 Leica lenz, noctilux f/1.2의 사진들은 오래 전(2011년 9월말~10월초)에 촬영된 사진들인데
나에겐 특별하고 쓰라린 사연이 있는 사진들이다.
여행기간은 두주일이 채 안되지만 떠날때 색다른 결심을 하게 됬는데
나에겐 익숙치 않은 50mm와 35mm를 이번 여행에서 마스터? 해볼까하는 야심찬 결심이었다.
어리석게도 두 렌즈가 다 엄청난 고가의 렌즈인데 그 점을 간과했던것이다.
아무리 돈에 무심하더라도 더구나 내주제엔 두렌즈가 여러면으로 버거운 레어아이템들의 고가였지만 용감하게 여행길에 동반한것이다.
아니 모시고? 갔다고해야 맞다..ㅎ
녹티룩스 1.2는 가격도 문제지만 제대로된 렌즈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모셔야하는 존재고...
35lux는 에르메스버전의 M7과 짝을 이룬 고가의 렌즈인데 감히 겁없이 모시고 갔는데....
제일 큰난관을 여행 첫날에 일어났다.
M7의 배터리가 그렇게빨리 닳아 없어진다는 것을 모른 어리석음이었다.
첫날에 셔터장전상태 반나절만에 셔터는 눌리지 않고...ㅠㅠ
그래서 필름은 바리바리 들고 갔지만 총 열컷도 못찍는 사고?발생...
M9 또한 배터리는 알려진대로 소모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무려 다섯개의 배터리를 준비했었지만
카메라 두개들고 바쁜 일정의 패키지여행을 하는탓에 체력고갈이 빨리와서
가방에 넣은채 촬영할때 들고 나오지 않은탓에 배터리 방전으로 좋은 피사체를 앞에두고 발을 동동대야만했다.
게다가 동행한 친구세명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는데
당시엔, 아직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닌 '발칸반도'를 강력한 내 권유로 이루어졌었다.
이들은 가는곳 마다 신기한 아름다운곳에서 나에게 인증샷을 원하는 것이다.
과감하고 독하게 그들을 모른체 해야했었는데...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3~4일이 지나니
뭔가 이상한 낌새를 일주일 넘어서야 알았다
세명 모두가 나를 왕따시키고 있단것을....ㅠㅠ
당체 나에게 그리할 사람들이 아닌데
좋은 여행에 흥분한 이들은 내가 이 여행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고
어떤 결심을 하고 왔는지 알턱이 없는 이들은
사진좀 찍는답시고 자기들의 인증샷을 몰라라하는 나를 서운케 생각하여 급기야 일이 그리된것이다.
'아 이런 참'......
어느 날 저녁 모여앉은날 내 입장을 설명하게 됬었지만
금방 이해하는듯했어도 귀국하는 날까지 내내 서운한 기색들이....에고에고 내팔자야...;;
.
그런데 급기야 제일 큰 사고는...막판에 귀국해서 열흘도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저장장치 '엡손 P-7000'을 그만 비행기에 놓고 와 버린것...
귀국길에 여러가지 자극으로 잠도 오지 않고 피곤에 찌든 친구들과 대화도 이런저런사유로 서먹하고 여행내내 찍은 사진들을 보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잠시 깜빡 잠들었다가 황급히 짐을 챙기면서 '엡손 P-7000'을 비행기에 놔두고 온것이다..
귀국해서 가정사도 바쁘고 여행기간동안에 즐거운 일보단 마음으로 힘든일을 겪고나니 사진정리를 금방 할 생각이 나지 않아 짐가방채 내팽개쳐 뒀다가
열흘이 지난시간 짐정리를 하면서 찾아보니......없다......없다......
내가 타고온 대한항공의 유실물센터로 전화를 하고 야단 법석을 떨었지만
결국 어디에도 '엡손 P-7000'은 없었다.
.
그나마...
밤마다 '아이패드'에 넣어 리뷰를 해가면서 다음날의 촬영컨샙과 그날의 반성을 했던탓에 전체량이 반이상이 유실되고 아이패드에 남아있던 사진들을
당시 내 눈에 조금 괜찮다 싶은 사진들을 풀어 놨었고...
한컷 한컷 살필때마다....
친구들과 동행한 여행에 저녁마다 사진리뷰에 몰두하느라 룸에이트친구와도 대화가 많지 않았고
낮시간엔 촬영에 바빠 인증샷은 물론 놀아줄 시간이 없었으니 미안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 들은 그때 내가 사진작업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심각할정도로 몰입해있는줄 몰랐을테지만....
'뭐 별나다고 저러나'라는 눈총....그 생각만하면 약오르고 사진들을 돌아보기조차 싫었다.
더 하여.....돌이켜....
아니 에르메스버전에 딸린 35lux는 준광각임에도 M9에서 촛점이 내마음대로 되지 않아 쓸수도 없고 녹티보다 덜비싼 렌즈인데도 필름이고 에르메스라는것 때문에 말그대로 모실 수 밖에 없었기에 은근 부아가 치밀기 시작하면 지금도 맘이 아프다.
그래서....그리하여...녹티만 쓸 수 밖에 없는....여행중엔 그것밖에 쓸 수가 없었던것이다.
.
열흘넘게 죽도록 쓴 렌즈....50mm화각은 마스터 까지는 아니어도 어느새 편안한 화각이 되었다.
RF카메라의 백미는 포기를 일찍 터득하는것이다.
내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피사체만 담는것은 일단 컷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러모로 이득이다. 리뷰가 쉽다는 장점과 한컷 한컷 소중하게 살피고 저장해놓은뒤 보정도 한컷으로 어려가지로 해보는 일이다. 컷수가 많으면 내 경우는 힘이들었다.
.
그 시절의 이미지는 당연히 녹티 1.2밖에 없기에 요즘 주루룩 나오고 있는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ㅎ
사진보다 렌즈에만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 또한 약간의 설명을 하자면
이 렌즈는 명성이 자자하긴 하지만 매우 다루기 어렵기도하지만 또 익숙해지면 쉽기도하다...
왜냐면 의도보다 매우 재미있고 때로는 신선하고 신비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노예가 되간다고나할까?
그 후 아끼기위함도 살짝 있지만 내실력보다 렌즈실력이 탁월한것에 그냥 제습함에서 놀고 먹은것이 무려 5년넘어 6년이 되가는 렌즈....
.
사진포스팅할 때 카메라나 렌즈이름 꼭 밝혀야하냐고 딴지거시는분들도 있었다....과시욕을 탓하려함이겠지만....
근데요....굳이 숨겨야할 필요도 없기도하고 무슨카메라냐...무슨렌즈냐...그 질문 대답하는것 매우 귀찮을때를 위해 그냥 밝히는것이 편한것이고
더구나 FB의 그룹중에서 라이카를 쓰는 그룹들은 그것을 밝히는것이 의무기도 하답니다.
내가 포스팅하는 그룹은 거의 라이카를 쓰는 그룹들이기에 쓴김에 복사..붙이기 하는 것...
더도...덜도 아니고 그냥 아주 쉬운 이유라는것 알아주세요...
(글이 너무 길고 장황해서 다 읽으실분이 계시려나 모르겠어요..고맙습니다;;)
...........
페이스북에서 옮겨옴
https://cohabe.com/sisa/78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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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 읽었습니다 ㅎ
그런 어려움이 있으셨군요.
과시욕이라니요.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그렇지 않으신 분이라는 걸 제가 압니다.
그깟 렌즈 하나 과시하고자 포스팅하려하는 분이 아니시라는걸요.
쩜이 작례가 그리 많지 않은 포럼이기에 '감사히' 감상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ㅠㅠ
매번 '녹티'사진이 아닌 "민들레님"의 사진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민들레님이 렌즈자랑할려고 사진 올리시는 분 아니신 건 동민분들이라면 다 아실껍니다.
한 때는 나도 장난끼가 좀 있다보니 남 하는대로 뭐 하나 사면 막 자랑을 해대곤 했어요..
실은 내탓이 클것입니다만...
어느날 모 장소에서 심각하게 꼭 그거 써야하냐고 질문을 받았어요
라이카 못쓰는 사람이 많다면서요...ㅠㅠ
그냥 일축해버렸지만 마음에 여운같은것이 남아있었죠.
요즘 또 살짝 어떤이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묵은사진 폴더 풀어헤티다보니...^^;;
알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