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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름 강원도 #16 - 가리왕산 임도 라이딩

영상이랑 같이 올리려다가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마지막 포스팅을 올립니다.
강원도 여행 3일째 되는 날, 가장 큼직한 도전을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리왕산 임도 37km 라이딩이었습니다.
나름 큰 돈을 들여 장만한 자전거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고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임도가 완만하게 잘 나 있어서 경사가 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워낙 코스가 길어서 힘들었습니다.
오르막 16km, 내리막 21km였는데, 초행길이어서 시행착오를 조금 했습니다.
정상(마항치)을 찍기만 하면 무조건 내리막이 연속 될 것으로 예상을 했던 것이죠.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힘들었습니다.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이 조금씩 있었고, 무엇보다 잡풀 제거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서
늪 속을 달리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가장 큰 실수는....
물 2리터 외에 아무런 식량도 들고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고, 서로가 부스럭거리며 뭔가를 챙기는 모습에
상대방이 챙겼겠거니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아침으로 김치와 누룽지를 먹었고, 8시간 반 동안 산길을 라이딩 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괜찮았는데, 동행인은 두 번을 울었고,
한 번은 살짝 필름이 끊겨서 낭떠러지 쪽으로 향하는 것을 뒤편에서 제가 큰 소리로 불러 세웠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일까요, 아찔한 기억일까요.
저희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크나 큰 교훈도 얻었습니다.
담은 기종은 역시 Konica 현장감독이고, 필름은 Portra400, 자가스캔 Opticfilm120 입니다.
가리왕산 휴양림에서 새벽녘에 눈을 떴습니다.
현장감독28(22_23일)리사이즈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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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2인분입니다. 이것만 먹고 살인적인 스케쥴을 버틸 수밖에 없었다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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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멈춰서 담은 계곡. 이 때까지만 해도 룰루랄라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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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도 가리왕산은 참 시원했습니다.
하지만 등산객도, 자전거를 타는 이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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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산은 '청옥산'입니다.
이틀 전에 저 곳에서 밤을 보내고 이 산으로 옮겨 온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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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항치로 올라가는 길.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길은 참 좋습니다. 관리도 잘 되어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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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마항치를 찍고 동편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풀과, 간혹 나타나는 오르막이 정말 사람을 지치게 만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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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쯤 내려왔더니 등산로 갈림길이 나왔고, 너른 바위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너무 배가 고프고 힘드니, 통나무처럼 잠이 들었습니다.
혹시 못 일어날까봐 알람을 맞춰두었습니다.
현장감독28(22_23일)리사이즈_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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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좋은 곳이 나와, 한 컷.
현장감독28(22_23일)리사이즈_1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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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내려왔을 때 나타난 숲.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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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내리막은 포장 상태가 좋지 않고 경사가 심해서
동행인은 끌고 내려오더군요.
침수된 필름이라, 끝으로 갈 수록 점점 물자국이 심해지네요~~
현장감독28(22_23일)리사이즈_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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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보금자리인 휴양림으로 돌아왔습니다.
오전 8시 반에 출발하여 오후 5시 반에 도착했네요. ㄷㄷㄷ
현장감독28(22_23일)리사이즈_25.jpg
이번 강원도 여행을 대표할 만한 고행길 스토리를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ㅎㅎ
액션캠 영상이 완성되면 유투브 링크로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댓글
  • @zegna 2018/09/18 10:43

    정말 진정한 아웃도어라이프를 즐기십니다..
    캠핑의 계절이 왔네요..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갈수 있겠지요..저는 오토캠핑족이라..

    (TPwYVG)

  • 수술 2018/09/18 11:02

    무척이나 힘드셨겠지만 그래서 더욱 뼈저리게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작품들에서 거친 숨소리와
    푸르른 공기의 향기가 느껴지네요...

    (TPwYVG)

  • 만수동생 2018/09/18 11:29

    정말 대~~~~단하십니다!!! ㄷㄷㄷ
    저걸 같이 해주는 여친이 있으셔서 더욱 좋았겠습니다.
    근데 산에서는 라면에 고기 궈 먹어야하는데~~~ㅋ

    (TPwYVG)

  • 行人 2018/09/18 11:41

    필름이 상당히 물먹은거 치곤 잘 나왔군요.결과물도 참 좋습니다^^

    (TPwYVG)

  • Azure78 2018/09/18 12:38

    우와~~ 고행있어지만 이런게 정말 기억나는 추억이 아니었을가요?
    살도 쪽쪽 빠지셨겠어요 ㅠㅠ
    이렇게 두분 함께시니 앞으로의 더욱 험난한길도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
    행복하세요~

    (TPwY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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