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이전 여행경력 등 기타사항
태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혼자여행경력 有.
영어로는 하고싶은 말의 6~70%는 할 수 있음 (오픽 IH).
II. 중미 3개국 (멕시코, 과테말라, 쿠바)
1. 여행 시기, 여행 계기, 경비 등
2015년 7월 초 ~8월 말
강제 백수로 지내는 기간이 발생하였는데, 어차피 잉여롭게 보낼 해당 기간에 국내에 있기보다는 해외로 떠나보자는 생각이 들었음
항공권, 비자 등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멕시코시티로 가는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150만원) 큰맘먹고 지름.
여행비는 항공료 포함하여 400이 좀 안되게 든 것 같음.
2. 여정
악명높은 개나이티드 유나이티드 항공 이용. 나리타 - 샌프란시스코에서 환승함.
서울 - 나리타 갈때는 샌드위치 하나 던져주는데 빵 사이에 햄 한장 치즈 한장만 끼워져 있음.
나리타 - 샌프란시스코 구간에서는 밥을 두끼 줌. 맛있진 않는데 특별히 맛없지도 않음. 양은 충분함. 후식인 아이스크림은 맛있음. 장기노선인데 기내모니터 없음.
샌프란시스코 - 멕시코 구간은 국내선 터미널에 있음.
갈 때는 환승시간이 두시간에 불과하여 겁나 뛰어갔고 올때는 환승시간이 담날 아침이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노숙함.
노숙하기 좋은 공항은 아닌데, 와이파이는 있음.
우리나라보다 커피가 저렴했고, 내가 멕시코에 간다니까 반색을 하며 반가워하던 히스패닉 직원이 인상적이었음.
국내선 취급해서 그런지 네시간 반을 비행하는데 음료수랑 까까만 주고 밥 안줌. 돈받고 팜.
3. 중남미 공통
(1) 언어
멕시코시티의 첫번째 호스텔에 도착했을 때 만난 여행자들과 현지 직원들은 내가 스페인어를 한마디도 못하는걸 알고 너이제 좆됐다라는 표정을 지었음. 영어가 거의 '안' 통함. 얼마나 안통하냐면 멕시코시티에서 만난 중국 쿤밍에 사는 여행자가 자기 나라도 저것보다는 영어가 통한다고 증언함.
현지인들은 중미에 오는 사람은 당연히 스페인어를 알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며,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최소한의 영어 외에는 잘 못하는 경우가 많음.
그래도 내가 돈쓰며 돌아다니는게 여행인지라 스페인어를 못해도 여행은 할 수 있고,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위력도 좀 느꼈음.
다만, 그렇게 다니다 보면 여행의 깊이와 질이 떨어짐. 주요 관광지의 경우에도 영어설명이 지원되지 않거나 빈약한 경우도 많고, 현지 사람들이 친절하고 동양인에 대한 호기심이 많음에도 어울리는 데 한계가 있음.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하는 동남아(특히 마이너인 인도네시아나 미얀마)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잘 놀았던 것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밋밋한 여행이었음. 스페인어를 모르는 내가 혼자 다닐 때와, 우연히 스페인어를 잘하는 여행자를 만나 동행할 때에 느끼는 깊이가 완전히 달랐음.
여행 후반부에는 그래도 스페인어를 조금은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고 나니 또 느낌이 달랐는데 ... 슬프게도 집에 갈 시간이 되었음.
현재는 언젠가 남미를 여행할 때를 대비하여 스페인어를 배우는 중.
(2) 음주
술이 식사비 대비 저렴하고 그 퀼러티도 뛰어난... 여러모로 술처먹기 좋은 나라임.
근데 쿠바를 제외하면 밤늦게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일만한 치안이 안되는 나라들이라는게 문제.
그래서 많은 호스텔은 Bar를 겸함. 술마시는 방법은 여권 맡겨놓고 이름 달아둬가며 주문하기 -_-임.
혼자 투숙해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부어라 마셔라 술판을 벌이며 거덜나기 딱 좋은 시스템임.
칵테일이나 데킬라 샷잔은 1잔에 1$정도 했음.
쿠바에서는 현지인들이 가는 술집도 몇번 가봤는데...
이양반들은 무더위에 38도짜리 럼을 안주도 얼음도 없이 홀짝홀짝 잔에 따라 마심.
근데 호의인것 같지만 아재들과 할배들이 자꾸 술 사주려고 하고, 하나도 못알아듣는 스페인어로 툭툭 쳐가며
말을 엄청나게 많이 거는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몇번 가다가 안가게 됨.
3. 멕시코
(1) 이미지 and 치안
엄청나게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의외로 가보면 OECD 가입 국가 다운 행정력과 시스템이 느껴짐. 우리나라의 영혼의 짝으로 같이 꼴지를 다투지만,
멕시코는 엄청나게 넓은 나라로, 멕시코 전역이 미국 국경도시인 시우다드 후아레즈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님,
관광도시의 치안은 미국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상식적인 루트를 밟아 다닐 때는 위험하지 않은데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고 슬럼지역에 가지 말고 밤에 혼자돌아다니면 안되는 정도....
국내 관광객의 비중이 높은 나라로, 여행지 또한 국내 관광객 위주로 개발된 느낌이 들었음.
외국인 바가지가 심하지 않고 호객행위도 생각보다 심하지 않음.
(2) 소비
동남아 수준의 저렴함은 아니지만, 상당히 혜자혜자하다는 느낌임(아메리카 전체를 통틀어 가장 혜자한 물가라는 얘기도 있음)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 답게 먹을건 종류, 맛, 가성비 측면 모두 뛰어남.
초반에는 스페인어를 몰라서 메뉴델디아(오늘의 요리)만 주구장창 시켜먹음 (4천원~8천원 사이)
수프 - 샐러드 - 메인 - 디저트가 나옴. 배부르고 맛도 괜찮음.
견과류, 옥수수, 초콜렛, 과일 기타등등 간식의 구색도 빵빵하고, 빵도 맛있고, 맥주며 메즈깔이며 다 맛있어서 술처먹기도 좋음.
생과일주스 1리터가 1500원인가 했었음.
아시아 음식이 그립다면 중국음식부페도 5천원~8천원 사이의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음 -_-;;
현지인이 요리하는데 내가 먹는거 존나 진지하게 쳐다봄.
제일 맛있게 먹었던것 중 하나는 한개에 천원정도 했던걸로 기억하는 곱창 타코였는데 비싼 소곱창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타코에 올려 먹는게 천원이라는건 캐감동...
특히 음식의 지옥이라 할 수 있는 쿠바에 있다가 멕시코로 돌아오면 진짜 여긴 밥의 천국이구나 싶었음.
여러모로 개돼지 되기 상당히 좋음.
(3) 문화와 관광
공원과 박물관, 갤러리가 많은 나라고, 특히 박물관이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되게 잘되어 있는 경우가 많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모두 다양하고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며, 규모다 퀼러티 양면에서 압도적임.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강렬함과 내재된 다크함 양쪽이 잘 반영되어 있는 현대건축, 현대미술도 상당히 볼만함.
근데 본인이 갔을 땐 카리브해 망함.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데... 온갖 해초가 다 떠밀려 내려와 덮여 해변이 악취를 풍기고 있었음.
해초 없는 카리브해를 보고싶다면 네임드관광지답게 열심히 해초를 치워둔 칸쿤으로 가거나, 아니면 섬나라인 쿠바로 가는 수밖에 없음.
사람들은 친절하고 화통하고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미국을 싫어함 (가방에 캐나다 국기 달고 중남미 여행하는 미국인 실제로 봄).
공공장소 애정행각은 노골적이고 진하게 이루어짐 -_-.
똑같이 친절하지만 미묘하게 수줍음을 타고 소심한 동남아 사람들과는 또 다른 느낌임.
음주가무에 능한듯함. 다만 음주에 능한 멕시코인과 가무에 능한 멕시코인은 봤는데 음주 가무를 동시에 하는 멕시코인은 볼 기회가 없었음.
파리날리는 똘룸(칸쿤 근교로, 마야유적 and 해변이 있음. 역시 해초때문에 망함)의 한 식당에서, 라틴댄스를 좋아하는 당시 동행 미국언니의 부추김 때문에 현지인과 관광객이 섞인 즉석의 춤판이 벌어지는 것도 봤었음. 근데 음악과 춤은 쿠바가 갑...
(4) 기타
물갈이에 따른 설사할수 있음. 현지에서 약사먹으면 멎음.
난 스페인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바르는 모기약, 모기퇴치 스프레이, 설사약 다 사는데 성공 ㅋㅋㅋ
어떻게 했는지는 알아서 상상하기 바람.
핸드폰 소매치기 당함. 강력범죄가 많은 나라는 경범죄도 많으니까 알아서 조심해야함. 소중한거 잃어버린 사람 많이 만났음.
과테말라 쿠바는 다음에
ㅎㅎ 중미여행...평생에 한번 가볼수 있을런지
신자님 후기로 대신 합니다 ^^
오 마이갓. "중국 쿤밍에 사는 여행자가 자기 나라도 저것보다는 영어가 통한다고 증언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래요. 말 정말 안통함, 말 안통해도 여행하는 스킬이 중국이랑 중남미에서 늘었죠
그리고 정말 반가운 곱창타코!! ..... 2001년에 차끌고 멕시코에서 먹었던거니까 16년 지났네요... 아 땡긴다. ㅠㅠ
저는 볼리비아 우유니사막을 가고 싶어서 스페인어를 배운 뒤 가려고 일단 가기 쉬운 동남아와 우럽만 다니고 있어요..
남미... 정말 여행자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곳이에요.
저는 갈라파고스 섬도 가고 싶고, 그 곳에서 스쿠버도 하고파요. 거북이들과 함께 ㅎㅎ
카리브해에서도 스쿠버하고싶구요....
근데 남미를 가려면 못해도 2주는 잡아야하니....ㅠㅜ
직장인들은 화금연휴 때 아니고선 가기 힘드네요....ㅠㅜ
감사히 잘 봤습니다. 5년~10년 후 멕시코부터 파타고니아까지 반년 정도 일정으로 떠나는게 목푠데 이놈의 스페인어 공부는 맨날 미루기만 하네요 ㅎ
유학 및 취업으로 일년 지냈는데
재밌게 다녀오신것 같아 다행이네요.
멕시코시티는 밤되면 약국이나 편의점에 무장경찰이 다 있져
생각보단 안전하고...가지말란곳만 안가면 되여!
따꼬는 정말 강추!
거기에 리몬뿌려먹으면 꿀맛!
곱창타코는 taco tripa 혹은 tripita라고 하죠!
술도 엄청싸고 음료도 엄청싸서 먹고놀기 좋은 나라!
시티에서는 인류학 박물관이랑 해,달 피라미드 강추!!
마지막으로 멕시코 사람들은 영어를 정말 못합니다...
간혹 하는 사람들 있는데 발음이...스페인어식이라서 알아듣기 힘들죠!
저는 나중에 여유되면 남미 가고싶어여!
여성분들이 참 이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