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부끄럽지만, 법정구속된 사람으로서

저도 몇년전 9월에 법정구속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지만

각설하고 궁금하실만한 부분들

1. 초범, 전과가 전혀 없는데 법정구속이 가능한가?

가능은 합니다만 정말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은 이상 힘듭니다.

비율로 따지면 그날 한 법정에서 3~40명 재판받으면

그중에 0~1명 정도 법정구속이 됩니다.

그만큼 확실할때 법정구속이라는게 되고 

마지막으로 할말하고 법정구속 판사가 선언하면, 

옆 문 안쪽에 있는 교도관들이 끌고 들어갑니다.

2. 법정구속이 안될사건도 법정모독으로 법정구속이 된다?

불가능합니다. 이 사람이 법정구속이 될지 안될지는 미리 정해져있습니다.

서류도 미리 다 나와있구요.

법정구속, 집행유예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리에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런 예외는 있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않는 경우. 

피의자가 구속이 되어버리면 돈을 받을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피해자가 판사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경우. 

유예기간을 주는 경우를 딱 한번 직접 봤습니다.

3. 법정구속이 되면?

가장 먼저 들어가서 핸드폰과 물건들을 다 압수하고

연락이 갈 연락처를 적습니다.

보통 가족에게 적죠.

저같은 경우도 부끄럽지만 법정구속이 될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회사 하루 연차 휴가내고 왔었는데

그대로 법정구속이 되어 버렸습니다.

다음날 부모님이 오셔서 눈물 펑펑 흘렀습니다.

그 이후에 회사 직원들도 찾아오고 아무튼...

포송줄, 수갑에 바로 묶입니다.

재판받으러 온 죄수들도 주르륵 앉아있습니다.

법정구속된 사람들은 잠시동안 따로 분리가 됩니다.

오늘 법구 몇이야?

법구 (법정구속) 둘. 법구 둘.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얼마나 있어야 되는지

여긴 도대체 어딘지

물어봐도 답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잠시동안 법원내 유치장에 대기하다가 

그리고 그 법정동에서 재판이 다 끝나면

굴비처럼 다라락 묶여서 다같이

지하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날 재판받고 확정된 사람들이 다 모이면

구치소로 버스타고 출발합니다.

그 이후부터 지옥이 시작되는거죠.

4. 최소한 3개월

재판은 계속해서 밀려있고

특정인을 위해 재판이 앞당겨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 적어도 3개월이 지나야지 나온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바로 항소한다고 하더라도

심리 , 2심 재판까지 빠르면 3개월입니다.

아마 남편분께서는 3개월동안은 꼼짝없이 있어야 합니다.

동영상만 봤을때는 정말 억울하지만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정해진 절차대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원심을 파기할 확실한 합의나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5. 억울한 사람이 있나?

보석은 그야말로 신이주신 선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3개월동안 보석으로 딱 한명 나갔고

그것도 판사가 보석 검토해보라고 직접 검사에게 말한 후

무죄로 나간 사람입니다.

그 외에는 다 죄가 있습니다.

제가 있던 방이 그나마 착한(?) 경제사범 초범 방이었는데

다 이유가 있어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아 억울했던 사람한명 있군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시간이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6. 종합해서 보면

전과는 없을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에

뭔가가 더 있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왠만한 성범죄들은 사회봉사나 벌금형으로 1심에서 마무리 됩니다.

그 뭔가가 뭔지 굉장히 궁금하지만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고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