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이 달라지면 내 생각도 바뀝니다." - John Maynard Keynes ]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즈(J. M. Keynes)를 싫어하는 어떤 사람이 그가 자주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비판에 대해 케인즈는 다음과 같이 응수했는데, 두고두고 인용되는 명언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달라지면 내 생각도 바뀝니다.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When the facts change, I change my mind. What do you do, sir?“
자신이 어떤 철석같은 신념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상황이 바뀌어 그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버려야 마땅한 일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잘못된 신념에 고집스레 집착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사고의 일관성보다는 유연성이 더욱 적절한 덕목이 될 테니까요.
이와 같은 사고의 유연성은 평범한 개인에게도 중요한 덕목일 테지만, 특히 정책 담당자에게는 더욱 필수적인 덕목입니다.
특정한 목표를 지향하고 도입된 제도가 실제로는 기대한 것과 다른 효과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와 다른 효과가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의 것일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그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일단 시행된 정책이라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지체없이 수정해 더 큰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케인즈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사고의 유연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내가 쓴 글 하나가 우리 사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임대주택등록제가 투기를 조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 지적이 정책에 영향을 미쳤나 봅니다.
정책 담당자가 내 글을 인용하며 임대주택등록제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난 그 제도가 언제 처음 도입되었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이명박근혜 정부 때도 그 정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주로 부자에게 유리한 정책을 밀어붙이던 정부였는지라, 임대주택등록제도 집 많이 갖고 있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가난한 세입자들을 위한 정책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부자들을 위한 정책임이 분명했습니다.
만약 진정으로 세입자들을 위한 정책을 생각했다면 단지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렇게 엄청난 세제상 혜택을 주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종합부동산세 문제도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 이명박근혜 정부는 늘 다주택자의 수호성자처럼 행동했고 임대주택등록제도 그런 틀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제도를 대폭 축소 내지 폐지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내 기대와는 달리 그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는 게 아닙니까?
최근 주택가격 급등이 문제가 되자 정부가 그 대응책으로 내놓은 것들 중에 이것도 포함되어 있더군요.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주택가격 급등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할 가능성이 있는 그 정책을 대응책이라고 제시하는 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내가 최근 문제된 그 글을 쓰게 된 배경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부가 뒤늦게 임대주택등록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정에 팔 걷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언론, 특히 보수언론이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을 들어 비판의 칼을 갈고 있네요.
물론 정부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잘못된 정책을 고집스레 밀고 나가는 것만큼 미련한 짓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정부는 이미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의 기득권은 인정하고 새로 등록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세제상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정부의 약속을 믿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 중에 손해를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셈인데 구태여 정책의 일관성을 들고 나올 필요가 어디 있는지 모를 일이군요.
정부가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나온다면 그때는 정책의 일관성이 문제될 수 있지만요.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내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락가락’이라는 표현이 정당화되려면 정부가 이렇게 고쳤다 저렇게 고쳤다 줏대없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단지 종래의 임대주택등록제에 문제가 있으니 시정하겠다는 건데, 뭐가 오락가락입니까?
‘내로남불’이란 말을 또다시 머리에 떠올리게 됩니다.
나는 임대주택등록제가 갖는 문제점을 미처 몰랐다고 고백한 정부의 용기에 오히려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웬만한 정부라면 이왕 그렇게 된 것 계속 밀고 나가자는 식의 만용을 부리기 십상이고, 그렇게 솔직한 고백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 없고 자신의 체면이나 지키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십상이니까요.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즈도 상황이 변화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임대주택등록제의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당연히 시정되어야 마땅하고, 그대로 묻어 버리는 게 오히려 졸렬한 일입니다.
새로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사람에게 적용대상을 한정시키겠다는 정부의 보완책은 정책의 일관성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전혀 없습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들먹거리면서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는 데까지 딴죽을 거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그 보완책을 하루라도 빨리 실천에 옮기라고 독려해야 마땅한 상황이라고 믿습니다.
https://jkl123.com/sub5_1.htm?table=board1&st=view&page=1&id=18402&limit=&keykind=&keyword=&bo_class=
진정한 학자...
쉽게 논리적으로 잘 풀어쓰네요
소득주도성장도 지금 바꿔야할때죠
장연//
장연 // 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소득주도성장이 올바른 정책이고 더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할 정책이라는 것을 내가 잘 알겠다.
저 분은 소득주도성장이고 경제고 그게 관심사가 아니라 뭐때문인지 이 정부에 한이 맺혀서
구천을 떠돌며 내다리 내놔, 부셔버릴거야 저주를 퍼붓는 귀신의 모습, 아예 차원이 다름
역시 아는만큼 보이네요.
교수님 글을 읽고 나니 저도 오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글이네요.
쩌네요 ..
동의합니다.
잘못된 정책은 하루빨리 바꿔야 하는 게 맞죠.
교수님 존경합니다.
이런분을 모셔야죠ㅜ 김수현 제발 나와라ㅜ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애초의 취지와 다르게 나타나니 수정한다는게 뭐가 문제인지.
제도나 정책이란게 시행결과를 점검해가면서
제대로된 방법으로 정착시키는거 아닙니까?
확실한 건,
보수지는 수정안해도 욕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정말 어려운거..정부에서 경제 환경변화에 따른 정책노선 변경하면, 국민들은 또 욕합니다. 일관성없다고.. 또, 정의당 이나 진보 지식이라는 사람들 바로 비난합니다. 우회전 한다고..
저는 문재인 정부가 솔직하게 현재 상황들을 이야기 하고, 정책기조 조금 수정한다고 해도 그용기를 지지합니다. 그게 정말 어려운걸 알기에..
ㅋㅋ 소득주도성장... 시작도 안 했어요... 했어야 까죠
굿
보수는 과거제도가 더 나았다는건지 지금제도가 더 나은지 못말할듯ㅋㅋㅋ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니
allesneu// 정확하심. 구천을 떠도는 ㅎㅎ
로트레아몽// 저런애는 그냥 무시하세요
망무새들에게는 안들릴듯
한국에 사시는 분이 한국현실을 모르시네
우리나라 전월세 태반이 소득신고 안합니다.
맞는말입니다
[리플수정]최고학부 교수님 출신답게 쉴드글도 나름 균형을 잡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이네요.. 좋은 글입니다.
역시 이준구 교수님
토론프로좀 자주 나와주십시요
기레기들 강력한 가짜뉴스법으로 조져야 함
글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최다추천에 올라온것 같은데 임대사업자에 대해 모른다고 스스로 인정하면서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무조건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 단정짓는건 교수로서 학자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임대사업자 정책의 긍정적인 부분은 받아들이고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개선해야겠죠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31&b=bullpen&id=201809060022760324&select=sct&query=부동산&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4a9Hl-AkhRRKfX@hlj9Rg-Y4hlq
임대사업자 정책에 대해 8.2대책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쉽게 풀어 설명한 글입니다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은 민간임대 시장안정에 기여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고 그부분은 인정해야합닏ㆍ
거기에 대한 대안책도 없이 임대등록한 다주택자들 종부세 배제 혜택 갑자기 없애 세금폭탄 때려 빌라 오피스텔 임대매물 쏟아져 나오면 월세공급은 누가 한답니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월세폭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리플수정]원래 매매가가 높은데 비해 전세가나 월세가 매매가 대비 현저히 낮아 (즉 수익률이 떨어져) 임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매매의 대상인 아파트가
단지 양도세 혜택을 받기위해 임대매물의 탈을 쓰고 시장에서 사라져 공급의 씨가 말라 아파트매매 거래자체가 없는 현상이 현 집값급등의 주요인입니다
[리플수정]8.2 대책전에는 고가아파트를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고가아파트소유 임대사업자 99%가 양도세 혜택을 받기위해 8.2 이후 임대사업 등록했습니다
근데 8.2 이전 임대사업등록한 순수임대용 매물을 가진 다주택자들까지 같이 조진다 이건 분명히 또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리플수정]오피스텔 빌라 수익률은 이미 역대 최저치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세금폭탄 때린다
거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누가 골치아프게 자기비용들여 임차인 괸리해가며 수익형 매물 보유할까요?
그돈빼서 은행에 묻고 정기예금 이자 타먹고 말지
[리플수정]보유세인상시 월세 세입자 전가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결국 수익률 좋은 즉 시세보다 높은 임대 매물만 시장에 남고
신규 임대업자는 거기에 맞춰 높은 임대료로 임대 시작하고 이런과정을 거쳐일어납니다
임대업자가 다 악인이라 기존 세입자한테 야 너 세금오른만큼 월세 더내 이렇게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추천합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