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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소니 둘 다 쓰는 입장에선 EOS R이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어요.

RF가 E 대비 플렌지백 차이가 2mm밖에 안되서 더 이상 렌즈 못 뺏어먹으니까요 ㄱ-
물론 이건 반쯤 농담으로 하는 얘기고 진지하게 얘기하자면 좋은 부분도 있고 그닥인 부분도 있다보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무덤덤 or 소니의 맞불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지영상이 아닌 동영상이 주인지라 동영상의 관점에서 말씀드릴게요.
일단 EOS R의 4K 촬영시 크롭 팩터는 문제인 게 맞습니다. 영미권 매체에서는 딜브레이커라고 하더군요.
1.8x면 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Super 35보다도 작은 사이즈에요. 1.5x 크롭 팩터로 억제하거나 1.8x를 보상할 만한 EF-RF 포컬 리듀서 어댑터를 내놓고 Super 35 모드를 지원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겠지만 현재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잘 아시는 것처럼 광각단의 사용을 봉쇄시킵니다. 16-35가 28.8-63이라는 표준줌에 가까운 화각으로 돌변하는데 어떻게 광각촬영을 하겠습니까. 특히 원핸드 짐벌에 올릴 경우 주로 광각으로 촬영하는 비중이 높은데 이 정도로 높은 크롭 팩터가 있다면 곤란하죠.
두번째 문제는 DR과 Log입니다.캐논 로그를 지원하는 건 좋은데 문제는 그게 답니다.
DxOMark에 따르면 현재 오막포랑 육두막의 DR은 각각 13.6 / 11.9 stops입니다. EOS R이 육두막급 DR을 갖는다면 별문제는 없겠지만, 오막포급 DR을 갖게 되면 문제가 됩니다.
캐논 로그 감마는 12 stops까지만 담을 수 있는 감마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Log촬영을 해도 센서의 DR을 온전히 살릴 수 없게 되죠. 또 UHD Phase A에서 정의하는 HDR 영상의 기준이 13 stops인 것을 감안하면 Canon Log는 HDR 영상을 제작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나소닉의 V-log L이 겪고 있는 문제를 Canon Log도 똑같이 겪고 있는 겁니다.
캐논 C시리즈의 경우 최대 15/14 stops까지 담을 수 있는 Canon Log 2 / 3를 내장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소니의 경우 컨슈머용 미러리스에도 14 stops까지 담을 수 있는 S-log 2/3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캐논이 소니와 동일한 수준으로 로그 감마를 제공하지 않은 점은 소니 유저 입장에선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또 다른 약점은 슬로우모션입니다. 슬로우모션은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이나 손떨림을 막기 힘든 핸드헬드 촬영에서 좋은 도구가 되죠. 오막포 수준인 FHD 60fps, HD 120fps를 지원하는데, 요즘 HD 쓰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니 사실상 60fps가 맥시멈입니다. 타사는 보통 FHD 120fps, 파나같은 경우 240fps까지 지원하니 분명히 뒤떨어진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BIS의 부재도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시네마 카메라에는 보통 IBIS는 안 들어가고 GH5s나 BMPCC 4k의 경우에도 IBIS가 없는 만큼 명확한 단점이라고까지 말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4k 10bit 422 output이 한 예입니다. 동영상에서 높은 비트 심도는 컬러 그레이딩의 관용도를 높여 보다 개성있는 룩을 만들 수 있게 합니다. 소니 미러리스도 8bit 422 output이 한계이므로 소니보다도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장 10bit가 되었다면 더 좋겠지만 현시점에서 컬러 그레이딩을 하는 작업자의 주류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동영상을 다루는 분들이 주이므로 크리티컬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쓰는 FS5조차도 FHD에서나 내장 10bit가 되고 4k는 SDI를 통해 RAW로 빼서 외장 레코더를 써야 10bit/12bit가 되니까 HDMI로도 4k 10bit를 뺄 수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FS5보다도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죠.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어댑터입니다. 일단 가변 ND가 들어간 어댑터 아주 마음에 듭니다. 영상에서 연출이나 이미지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노출을 조절하는 방법은 조명과 ND뿐이기에 더더욱 마음에 듭니다. 나중에는 다이얼이 아닌 바디가 전자적으로 통제하는 전자식 가변 ND를 내장한 모델도 생겼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장점은 코덱과 비트레이트입니다. H.264는 비록 ProRes나 DNxHR처럼 매개 코덱은 아니지만 범용적으로 쓰이고 있고, 종전까지 사용되었던 MJPEG보다 압축률이 좋죠. 비트레이트도 4k 인트라프레임에서 480mbps까지 올라갑니다. 높은 비트레이트와 압축률 좋은 코덱은 동적인 영상과 복잡한 패턴이 존재하는 동영상에서도 높은 이미지 품질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이죠.
동영상을 다루는 다른 분들은 저와 생각이 다르실 수도 있겠지만 캐논-소니 투바디를 다루는 입장에선 EOS R은 이 정도로 정리가 됩니다. 좋아진 점도 있고 기존 캐논 유저들에게는 몇몇 부분에서 가려웠던 곳을 긁어주는 기분도 들게 하겠지만, 소니에서 기변욕구까지 불러일으킬지는 개개인의 활용 목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며, 크롭 팩터 때문에 대체로 망설이실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댓글
  • 블루지니™ 2018/09/06 09:58

    그래서 집토끼는 잡겠다고들 하시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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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007 2018/09/06 10:01

    다음 카메라를 위해 아끼는거라고 봅니다. 마케팅이죠 뭐 ㅎ
    어쨋든 소니 유출자는 예전만큼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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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OS_R 2018/09/06 10:01

    상세한 스펙비교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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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세기소년 2018/09/06 10:04

    이런 글이 진짜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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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DMK4]테리우스 2018/09/06 10:10

    객관적인 글이네요
    소니와 비교시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스펙을 퉁쳐놓고 어떤게 우위다라고 말하긴 어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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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2018/09/06 10:12

    동영상 관점에서는 이렇게 싹싹 나뉘는군요. 서로 간의 장점을 판단하고 구입하는 게 정답이네요.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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