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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사신다는분보세요. 전 신장 공여자입니다

제가 글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휴가기간중 잠결에 봤던걸로 기억합니다


대략 신장 수치가 아프셔서 당장에 투석을 하셔야하는데 비용적인면과 뭐 등등...


일단 제 이야기를 드리자면,

저희 아버님이 약 1995년쯤에, 1차로 신장이식을 받았습니다.


원인 불명으로 쓰러지셔서 몇달간 신장 투석을 하며 지내시다가,

저희 작은아버지께서 이식수술을 해주셨습니다.


그당시, 저희 저는 2~3살이고, 제 위로 누나 2이 있는데 다 초딩쯤 되었을거에요

그때 작은아버지가 저희어머니에게 신장가격으로 2천만원요구 했습니다...


처음엔 어머님이 좋은말로 하다가, 수술날짜를 잡으면 2번정도 펑크내서, 의사도 포기하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아버님이 극도로 위급할때가 와서 어머님이 2천만원 줄테니 수술하자고 하니 그 다음날 바로 튀어오더랩니다


결국, 저희집안은 안그래도 어려운데 풍비박산이 나고... 그 당시 수술비 3천만원 + 작은아빠2천만원 해서

총 5천의 빚을 지고 수술을 하게됩니다.


그 이후, 어머님은 아버님이 하시던 인테리어 일을 악착같이 하고 다니며, 일이 끝난후 병원에 들러 아버님 병간호를 한후,

또 집에 오셔서 저희를 챙겨주시고, 하루하루 악몽같던 날을 지내셨었습니다.

그로부터 2015년, 많은 시간이 지나고 저희 집안도 어느정도 일어섰을때쯤에,

아버님이 월 초부터 급격히 식사도 못하시고, 응급실도 몇번이나 갔지만 원인불명이라는... 


5월쯤 어느날 갑자기 아버님 친구분에 한 10년만에 집에 오셔서, 아빠가 차를 빼러간사이 갑자기 저희 작은누나에게 번호를 급하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그다음날 아버님친구분에 오셔서 전화로 다 이야기 해주셨네요.


사실은, 월 초부터 의사가 다시 이식수술을 받던, 아니면 투석을 하든 둘중 하나는 해야겠다고,

결국 이식받은 장기의 수명이 다된것이죠.

제가 나중에 들었을때, 저희 아버님이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이식후 오래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첫번째분이 20살때 이식받으셔서 50살 넘게 지금까지 쓰고계시다고...

저희 아버님이 21년간 쓰셨네요... 무튼


그래서 응급실도 몇번 가보시고, 근데 차마 저희 가족에게는 아무말도 못하신것이죠....

그 말을 듣고 일단 당장 하루가 다르게 안좋아지시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제가 막내지만 아들인데 나서야겠단 생각이들어서

그날 저녁에 가족들을 다 불러놓고 이야기를했더랩죠. (물론 아버님친구분 이야기는 비밀로하고...)


아버님의 건강이 날로 안좋아지고있는데... 아마 이식수술이 다시 필요할거같다고.....

그래서 누나들은 여자들이니깐, 아들인 내가 검사를 해서 내가 맞으면 수술을 해주겠다.

(친자식이더라도 수술이 불가능한경우가 허다하답니다)

내가 안될경우, 누나들도 검사를 해서 아버님을 살리도록 해보겠다.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누나들은 동의...)

어머님은 그날 아주 한없이 우시고..... 아버님도 뭐라 말씀은 못하시지만 제가 군대 입대할때보다 더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1차수술한 아산병원에 가서 재빨리 혈액검사를 했드랩죠....

한 1주일 후에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들으러 갔는데, 다행히 50%정도 일치하여 수술이 가능하다고.

이식 전문 간호사와 의사선생님께서 아버님같은 경우 재수술이라 위험할수도있고,


현재가 일단 위험한 상황이라 투석은 진행하여아 한다고 하여 아버님은 응급으로 입원후 투석을 진행하시고,

저는, 그 이후 2박3일 입원 후에 건강검진을 진행 후, 정밀검사를 통하여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 확인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병원에서 최종OK싸인이 나서, 처음 검사부터, 이식 수술날까지 딱 1달만에 초스피드로 끝났습니다.

아산병원에서 이렇게 빨리 수술이 진행된적은 없다고 하시네요. (저희가 재수술이기도 하고 하여 병원에서 엄청나게 신경써주셨습니다)

수술 전전날에, 마지막으로 저녁식사는 근처 신천에 있는 서가앤쿡가서 저,어머님,누나2,여친 총 5명이서 메뉴5개 시켜놓고 아주 오지게 엄청나게먹었네요. 먹고 들어오자마자 관장을 시작했지만.....

평생 아파도 병원도 잘 안가고 했는데 막상 병원에 입원했더니 좀 무섭더군요;;;


무튼 다 하고 수술 전날에, 혹여나 수술이 잘못되서 못일어나면 어쩌지, 아버님이 안괜찮아지시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함께 아주 짧게 잠이들었네요... 새벽5시에 일어나 마지막 관장후에, 5시40분쯤 저와 아버님 동시에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먼저 내려왔는데 수술실 들어가기전에 안오셔서 들어가서, 다시 휠체어타고 나와서 마지막으로 아버님 얼굴 뵙고...


내꺼 이식 잘 받고 건강하게 만나자 라고 말한게 아직도 기억이남네요...

말로는 걱정하지말라고 했었는데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내가 못일어나면 어쩌지 라는 복합적인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바로 수술대에 누워 산소 마스크 쓰니 정말 수술이라는게 실감이 나더군요... 저도 모르게눈물이ㅠㅠㅠ

그후 바로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저와, 제 아버님은 복도를 두고 서로 각각의 방에서,

제 신장을 축출하면, 아이스 박스 안에 넣어서 옆 아버님 방으로 옮겨 바로 수술을 진행한다더군요.


저는 6시간 반정도에 걸친 수술끝에 병실로 올라왔습니다.

정신없는 상태에서 비몽사몽으로 기억이 나긴 하는데... 그당시 모든 친척들과 가족들이 다 와서 걱정을 해주더군요..

어머님말로 아무한테도 말을 안했는데... 이모가 어떻게 수술전날 알게되어 다같이 헐레벌떡 오셨다합니다.


무튼 전 그렇게 한쪽 신장을 떼었고, 약 1주일정도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어, 무사히 퇴원을 하게 되었고, 집에서 재활을 통하여

체질이 많이 약해졌지만, 지금 3년이 지난 지금은 그냥 일반인과 다를바가 없네요.하하^^;


많은분들이 궁금해하시는게, 신장이 2개인데 하나여도 괜찮냐?

- 네, 괜찮습니다. 혹시 모를때를 대비해 2개가 있는것이라, 하나가 이상이 있어도 하나가 정상적이면 문제가없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술,담배 음주를 매우 조심해야한다더군요.

(전 술,담배는 매우 싫어해서 해당사항이없습니다)^^;


1995 첫 수술당시 저희집안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였습니다..

방2칸 반지하에서 겨우겨우 생활하며, 어머님은 하루종일 일 하시고, 저는 작은누나 손에 유치원가고... 그렇게 누나 손에서 자랐습니다. 물론 현재 23년정도 지난 지금은 다같이 노력하여 서울에 아파트도 장만하였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고있죠...


아차, 병원비는 검사비,건강검진비,수술비용, 등등 해서 2000만원정도 나왔습니다.

큰누나가 본인은 한게 없다며 병원비라도 결제하겠다고... 일시불로 결제한거 보고 깜짝놀라기도 했죠. (2천만원 현금영수증 해달라고했던 기억이....ㅋㅋ)


시한부인생 사신다는 회원님.

저희집도 약20년전에 포기할뻔했던 순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달려와 지금 이렇게 다같이 화목하게 지내고있습니다.

더군다나 댓글로 일면식도 없는분이 이식까지 해주신다는 글만 보더라도 쉽게 세상을 놓지 않으셨으면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솟아날 구멍은 있을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있구요.


투석을 하시더라도 힘드시겠지만, 끊을 놓지 마시고 열심히 사시면 언젠가 좋은날이 꼭 오실겁니다.

저는 이식수술 당시 25살, 현재 28살로서, 병원에서 근무하며 꾸준히 혈액검사를 통한 수치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심해야할 사항은 없습니다...


제가 도와드려야 할게 뭐 좀이라도 있으면 도와드리겠는데 이게 참 어렵네요ㅠㅠㅠ


아무쪼록, 제 이야기 들으시며 꼭 포기 하지 마시고 힘 내시면 좋겠습니다.


뭐...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들어주신 여러분에 감사하며...

막짤은 올해 업어온 제 애마 올리며 마치겠습니다^^

힘든 직장생활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놈입니다~

댓글
  • 중립은방관 2018/08/28 21:31

    전 어머니 간이식 하고 요양 중입니다
    17일 첫빠따 수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찢더군요 ㅠㅠ
    삼개월은 요양해야하네요 ㅠㅠ

  • 이카루스포에버 2018/08/28 22:54

    훌륭한 자식입니다.
    하지만 글 초반의 작은 아버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성인이 되고 중년을 넘어서면 형제간의 관계가 부모 자식 같을수도 있고 남보다 못할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 2천만원이면 현재의 에쿠스 가격보다 훤씬 저렴한 가격입니다. (아카디아가 4천만원대).
    자신의 신체를 부모자식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큰 용기입니다.
    이제는 작은 아버님에 대한 원망 보다는 고마움을 가지셨음 좋겠습니다.

  • 두섭이울었다 2018/08/28 21:24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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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털도사 2018/08/28 21:27

    효자네 효자야!!
    물론 저도 당연그랬겠지만요^-^
    쾌차하셔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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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모까라재드라곤 2018/08/28 21:28

    대단한 분, 대단한 가족이시군요.
    행복히 사실 자격이 넘치도록 있습니다요.
    훌륭한 글을 보아 제 기분이 다 좋아집니다.
    앞으로도 더 행복하시고 오래오래 잘 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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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전시 2018/08/28 21:28

    효자 시네요ㅎㅎ
    그래도 쉽지 않으셨을텐데..
    혹 아버님 건강은 어떠신지요?
    앞으로도 두분다 건강하고 행복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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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x240sx 2018/08/28 21:30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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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연가 2018/08/28 21:30

    효자십니다.
    근데 형이 아파서 떼 주는데 그 동생이 2천만원 요구한다는게 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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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동감독 2018/08/28 22:39

    그러게요..동생이 그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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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퐈르쉐 2018/08/28 22:42

    원래 집안 어른들 다 돌아가시면 형제가 남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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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립은방관 2018/08/28 21:31

    전 어머니 간이식 하고 요양 중입니다
    17일 첫빠따 수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찢더군요 ㅠㅠ
    삼개월은 요양해야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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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로하라고 2018/08/28 23:52

    간이식. 수술후 고통이 상상초월이셨을터인데..고생많으셨고 님 어머님도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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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토끼와거북이l 2018/08/28 21:37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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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구오너 2018/08/28 22:36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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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중해님 2018/08/28 22:44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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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보고싶어 2018/08/28 22:48

    가족모두 앞으론 더 많이 행복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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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부 2018/08/28 22:53

    신장을 기증하신다는 분도,
    그 글을 읽고 힘내라고 하시는 분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는데
    죽는다는 소리 하지말고
    다시 생명의 끈을잡고 싸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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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카루스포에버 2018/08/28 22:54

    훌륭한 자식입니다.
    하지만 글 초반의 작은 아버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성인이 되고 중년을 넘어서면 형제간의 관계가 부모 자식 같을수도 있고 남보다 못할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 2천만원이면 현재의 에쿠스 가격보다 훤씬 저렴한 가격입니다. (아카디아가 4천만원대).
    자신의 신체를 부모자식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 준다는 것은 큰 용기입니다.
    이제는 작은 아버님에 대한 원망 보다는 고마움을 가지셨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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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코타일 2018/08/28 22:56

    대단하새요~~^^
    행복하시고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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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HWEIZ 2018/08/28 22:57

    쵝오로 믓찐 횽님
    추천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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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nmmmm 2018/08/28 23:09

    추천합니다 ! 닉이 어디서봣다햇더만 티동분이시군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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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십장생 2018/08/28 23:09

    음..울컥 감동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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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크기 2018/08/28 23:25

    이야기가 많은 울림을 주네요. 그분 뿐 아니라 많은 보배분들도 용기를 얻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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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트너 2018/08/28 23:29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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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들 2018/08/28 23:50

    감동입니다 항상 행복한일만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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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고기다시마 2018/08/28 23:53

    그냥...
    고맙습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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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계24 2018/08/28 23:53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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