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폭염, 전기요금 평균 만7천원 상승. 요금 폭탄 맞은 가구 1.4%. 4만원 내던 전기료, 이달 19만원. 정부에 뒤통수 맞았다.
중앙과 매경, 소위 보수지와 경제지가 일제히 전기요금 고지가 날아온 시점에 내놓은 기사 제목들입니다. 폭염, 폭탄이란 단어를 사용한 매경의 기사 내용은 전기요금 증가액은 정부가 발표한 누진제 한시 완화가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고, 한시 완화를 적용하면 전기 요금이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제목이 주는 효과와 실제 내용은 정반대입니다.
일부러 제목을 그렇게 단 거죠.
중앙은 지난달에 4만원이었는데, 이번 달에는 19만원이나 나왔다. 두 배 정도만 나올 줄 알았는데, 정부에 배신당했다. 누진제 없애야 한다.
이게 뭡니까. 어떻게 비교가 지난 달인가요.
지난 달에 비해 에어컨 사용량이 대폭 늘었을테니 요금이야 당연히 더 나오는 거겠죠. 비교를 하려면 더위가 시작되기 전이 아니라, 작년 같은 시기나 비슷한 기온의 다른 여름과 해야하는 거죠. 그리고 누진제 폐지를 위한 기사면 산업용 전기와 가정용 전기 소비량을 비교해서 그 가격 구조의 모순을 최소한이라도 지적하든지, 배신을 말하려면 실제로는 두 배가 나올 전기량밖에 안썼는데 깎아 준다더니 오히려 더 나왔다든지, 그냥 지난 달보다 두 배만 나오겠지 했는데 더 나왔다. 정부에 배신당했다. 이게 무슨 기사입니까.
경제는 망쳤고, 민생은 배신당했다. 이 프레임, 이거 만드느라고 이렇게 제목 달고, 이런 기사 쓰는 거 아닙니까.
작작 좀 합시다, 진짜.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