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기념 - 제가 일본 우익 신사를 찾는 이유

"하지마!"
"왜?"
"그거 나뻐!"
"왜 나뻐?"
"..."
"나쁜 이유를 몰라?"
"그냥 나쁘니까 하지마..."
.
.
.
남들에게 하지 말라고 할 정도라면, 그 이유에 대해 최소한의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묻지말고 따지지도 말고... "하지마!"
역사를 떠나서 그런 자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신사를 더 유심히 들여다 봐야합니다.
작년에 방문했던 교토의 호국신사인 료젠고코쿠 신사입니다.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원조급이며, 일본 우익 정치세력의 성지인 죠슈번(현재의 야마구치현)의 이름을 따서 둘 다 "쵸슈신사"라고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요시다쇼인,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현재까지 이어오는 아베신조 일족까지... 모두 죠슈번 출신의 사무라이들입니다.
최상층에는 기도 다카요시의 묘가 있습니다. 기도는 유신3걸로 불리우는 인물중 한명이며, 정한론(한반도를 정복하자는 이론)의 대가인 요시다 쇼인의 수제자이며, 이토 히로부미의 직계선배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카모토 료마의 무덤이 있기도 한데요, 장수제한 때문에 간단하게 사진 몇장만 소개합니다.

전투기를 몰고 자살테러를 감행했던 카미가제를 기리는 비석입니다. 뒷면에는 카미가제 특공대원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아픈 과거를 차치하고라도... 개인 생명의 존엄보다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은 희생하라는 교훈입니다. 이는 과거의 역사를 넘어서, 현재를 살아가는 인민들의 존엄에 대한 도전이며 테러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거 나뻐" "그거 해"... 의 현재진행형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지는 일본 호국신사에 대한 감정은 단지 과거에 대한 분노만이 아닙니다. 민족주의도 아니고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호전적이며 전체주의적인 '우파적 교조주의'에 대한 분노가 더 큽니다. 이는 과거 역사의 기록을 넘어서, 현재와 미래의 삶을 피폐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벌인 전쟁에 참가했던 부대 깃발 - 군기를 모시는 표석입니다.

전쟁에 참가했던 군마를 기리는 기념비

자신들이 침략했던 피해국의 돌까지 가지고 와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거 홀딱 깨는 안내판입니다. 한국인, 중국인등도 많이 오기에 한국어와 중국어 안내도 친절하게 해 놓았는데요... 무려 대동아전쟁이라고 한국어와 중국어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대동아'라는 표현 자체가 얼마나 끔찍한 단어인지,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주변국 인민들이 희생되어야 했는지, 그들은 아직도 모르거나 모른체 하고 있습니다.

이 양반... 인도 사람 라다비노드 팔 (Radhabinod Pal)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정말 골때린 인물입니다.
일본 패망 후에 전범을 가리는 재판의 재판관으로 참여한 인물인데요, 전범들에게 호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수많은 면죄부를 남발한 인물입니다.
나름 공정한 사법적 잣대를 가졌기에 그랬다고 핑계를 대고 있고, 실제로 법학자들에게 그런 자세를 일부 인정받는 분위기도 있습니다만...
그러고 나서 이후에 일본을 몇번 방문하면서 국빈대접을 누린 인물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마웠던 인물인지... 교토의 료젠호국신사와 도쿄의 야스쿠니에 이 인물의 헌정비를 세워 놓았습니다.
더 많은 사진과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싶지만, 이만 줄입니다.
마지막으로...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들에 대한 분노는 단지 과거의 행적에만 향하면 안됩니다. 지금도 이어지는 호전적이고 극우적인 자세들이 더 문제입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도, 내 안에도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은지... 생각도 해봅니다.
따라서 '묻지마 나뻐'보다는 잘 알기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제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드리며, 광복적 기념 포스팅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