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697854

도를 아십니까 퇴치썰.

나는 24살 남자다. 무속인 다큐멘터리느 예능을 즐겨본다.
어릴때부터 기가 세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나는 그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생각하는것처럼 내가 만만해 조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도를 아십니까를 참 많이 만난다.
그들을 퇴치한 썰을 풀어보겠다.
1.젊은 여성분
교대역에 자취방이있던 20살 약속에 가야해서 가는길에 한 여성이 말을 걸어온다.
상대- 어머나~ 세상에....젊은 사람이 어깨에....
나- 네?
산대- 학생분 지금 어깨에 할아버지가 한분 메달려 계세요 얼른가서 기도 안드리면 아버님 하시는일이 쫄딱 망할거예요!!
나- 제 어깨에 붙은건 보이시면서 그쪽 다리에 메달린 애는 안보이시나봐요...
상대-네?? 애요??
나-네 이런일 할 사람이 아닌데.이러고 있으니 동자님이 화가 나셨네요. 다리 아프시죠? 얼른 가세요.
상대-저..저기...
나-얼른 그만두고 절에가서 기도를 하세요 그럼 싸구려 법당 말고.
절망적인 얼굴을 하고 나를 따라오는 여성분을 피해 약속 장소로 전력질주했다. 당연히 애는 안보였다. 굉장히 불편해 보이는 통굽을 신고 다니셔서 그냥 다리가 아파보였을뿐. 그리고 그저 티비에 나오는 무속신앙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았을뿐. 그렇게 까지 걱정을 끼칠 의도는 없었지만 그래도 쉽게 끝낸것 같다.
2.나이많은 이상한 남성분
이날은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길 약간 어둑할때였다.
이번엔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딱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책을 들고다니는 아저씨였다.
상대-저기.. 대학생이세요?
나-아니요(대학을 안다녔음)
상대-그럼 고등학생?
나- 아니요
상대- 아.. 그럼 중학생..?
나-아니요
상대- 그럼... 초...초등
나-아닌데여 안녕히계세요
저분은 이세상에 젊은이들은 무조건 학생이어야만 하는줄 아셨나 보다.
3.젊은 남성분
이 날은 장보러 가는 길이에 한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급하게 나를 불러세우며 길을 물어보셨다.
상대-저기요! 혹시 교대역이 어딘지 아세요?
나- 네 바로 저기요.(우리가 지금 교대역 맞은편 횡단보도이다)
상대- 아 그런데 혹시 기 세다는 말 안들어보셨어요?
나-네 조금요.
상대- 기가 너무 세신데 그 기를 조금 눌러주면 집안이 대박날거같은데 같이가서 기도해주시면 좋을거 같아서요ㅎㅎ
나-죄송하지만 저는 기가 센게 아니구요 제가 모시는 분께서 기운이 강하셔서 그런것 같습니다.
상대- 네? 모시는 분이요?
나- 네 장군님이신데 지금 귀에다 데고 그쪽 지금 교대쪽으로 가는 횡단보도 건너면 황천깅 건너신다네요.
산대-제가요..? 저기...
나-조심하세요 다음달 까지는 사람많은곳 가지마세요 낯선 사람만나서 얘기하지도 마시구요 그쪽은 기가 너무 허해요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얘기하면서 기가 다 그 사람들한테 갔네.
상대- 지금 뭔소리야....!
나-믿으셔도 되고 안믿으셔도 되요,황천길도 본인 의지가 있어야 건너니까요.
말을 마치고 나는 뒤돌아 다시한번 뛰었다.아마 저분은 그만두셨으리라 감히 예상 해본다.
지금은 조용란 지방으로 이사를 와서 도를 아십니까를 만날일이 없어서 조금 심심하다. 그래도 가끔씩 나이 많으신 분들이 '젊은놈이 말이야~~' 시전하시면 조상신이 붙으셨다고 하면 사색이되서 '저새끼 건들지마라' 라고 하신다.
고로 무속인 예능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면 한국에선 그어떤 마이웨이 보다 편하게 살수있다...!

댓글
  • 흥건적 2018/07/30 21:32

    전 그냥 얼굴로 다 퇴치합니다.

    (lHVrBs)

  • 정현 2018/07/30 21:33

    무속인 다큐는 흥미로울거같은데
    무속인 예능 다큐도 있어요? 괴담으로 웃기는 신장르인가여...
    찾아보게 재밌었던거 추천 좀 해주세요!

    (lHVrBs)

  • 이슬천사 2018/07/30 21:54

    오호~~
    좋은 방법 배워갑니다~~역시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HVrBs)

  • 안동찜닥 2018/07/30 22:32

    쌕쌕교를 믿어야죠!ㅎ

    (lHVrBs)

  • 러브핸들날개 2018/07/30 22:33

    하여간 요즘 늙은것들은 말이야~

    (lHVrBs)

  • 양념고양이 2018/07/30 22:46

    저도 잘 잡혀요. 서울만 가서 혼자 걷고 있으면 잡힘.
    최근에는 방통대 시험보러 고등학교 가서 잡힘..35살이였는데, "대학생이신가봐요" (방통대 다니는걸 아나??) 해서 장난해요? 이러고 휙!

    (lHVrBs)

  • 바바바바밥 2018/07/30 23:00

    저는 만만한 인상이라서 나갈때마다 저런 사람들 한둘은 꼭 붙어요. 말로 하면 제가 질 거 같아서 대꾸 안하고 몸 위아래로 훑어보고 시선 한 번 맞추고 그냥 가던 길 가는 게 최선이네용....ㅠㅠ

    (lHVrBs)

  • 참여하나 2018/07/30 23:03

    저는 남자든 여자든 술 한잔하면서 얘기하자 그러면 다 패스...
    제가 대학이란 곳을 다녔는데... 그 캠퍼스 큰 길 건너편에 대순진리회 건물 있었음.
    허구헌날 붙잡아서 어지간하면 뭐...
    독특한 대순씨(?)가 있었는데... 저랑 꼭 얘기하고 싶다고... 근데 자기는 지금 바쁘니까 누군가 저한테 조상님의 덕을 얘기하면 꼭 얘기 들어보라고 하면서 가버림.
    내가 먼저 차인 것 같아 분했음....

    (lHVrBs)

  • 주걱이운다 2018/07/31 00:32

    두번째 아저씨 이야기에서 터짐 ㅋㅋㅋㅋ

    (lHVrBs)

  • 란치 2018/07/31 00:48

    시간없어서 걍 무시가 최고 대꾸하기도 귀찮음

    (lHVrBs)

  • 백설공주부 2018/07/31 00:56

    길 알려주고나년 딴소리 시작 할때 배신감들어서 인상쓰고 혼잣말로 에이씨.. 하면 그냥 가던데...

    (lHVrBs)

  • 마리오넷 2018/07/31 00:57

    제 친형의 경우
    저런사람 만나면 죽일거마냥 쫒아갑니다 ㅎ
    재수없다고..
    죄송하다며 도망간다고 합니다 ㅎㅎ

    (lHVrBs)

  • 데이얀 2018/07/31 01:07

    인상 참 좋으세요~ 하고 말 걸길래
    “알아요” 하고 지나가니 안따라오더라구요!!
    그나저나 길치라 내비 보면서도 헤매는데 요즘 길 알려달라고 묻기가 참ㅠㅠ

    (lHVrBs)

  • 하니보이 2018/07/31 01:08

    수제비누나 물건 팔면서 말거는 사람들은 뭔가요?
    응대하기 귀찮았는데 그냥 예의상 말 해주다가
    갑자기 신상 물어보길래 저도 본능적으로 화나서
    "초면인데 무슨 통성명이야!" 버럭 소리질러서 저도 당황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느낌상 개신교 이단 같은데 어디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lHVrBs)

  • 꼬턍기 2018/07/31 01:19

    “저기요....혹시...못생겼다는 말 많이 들으시죠...기도하시면 마음만은 편해질거에요 같이 가요...”

    (lHVrBs)

  • 마운틴듀™ 2018/07/31 01:34

    저는 '아 그건 잘 모르겠고 내가 바쁘다'식으로 버립니다.
    ??? . 아 혹시 여기 vr 하는데 어딘지 아세요?
    네 저기에요
    ???아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학생이세요?
    네 제가 학생이라 조금 바빠서 ~ 고생하세요
    이렇게 그냥 제껴버림
    말 그 뒤에 수십개는 더 말하지만 '알겠고 내가 지금 바쁘다'라는것만 해주면 대부분은 넘기더라구요

    (lHVrBs)

  • 주비재규 2018/07/31 01:52

    황천길 드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박해 ㅋㅋㅋ

    (lHVrBs)

  • 독대갈 2018/07/31 02:30

    ㅎㅎ 재밌었겠네요.
    저는 사실... 저 분들을.. 좋아했었습니다 ㅎㅎ
    재밌었거든요. ㅎ 제가 명리나 강증산이나 소강절 학파 이런데 관심이 많았어서 ㅎㅎ
    근데 저 사람들이 잘 잡는 사람은 (제가 관찰할 바로는)
    천천히 걷거나, 두리번 거리면서 걷거나, 한가해 보이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 잘 걸어요 ㅎㅎ
    저는 언제나 주의가 산만해서 길 가면서도 여기 저기 둘러보고 관심도 보이고 그러니 거의 100% 말겁니다 ㅋㅋㅋ
    (약간 유도할 때도 있음, 다른 사람 말걸고 있으면 그 주위에 서성인다던가 ㅎㅎ)
    그럼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면, 그 사람 다~ 말하게 한다음에 간단한 지식논쟁을 합니다.
    (대순진리회쪽은 사실 강증산쪽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데 소강절학파쪽에서 많이 차용함)
    그렇게 대화의 주객이 바뀌면, 일장 설교에 들어갑니다.
    (제 주위 선후배, 친구들은 너무 지겨워해서 아무하고도 이런 대화를 할 수가 없거든요..ㅜㅜ)
    그럼.. 이 분들이.. 자꾸만 약속이 있다고 나중에 연락드리겠다며 연락처도 안물어 보고 가셔요..
    한번은, 저녁에 한가해서 술한잔 하고 싶은데 연락하는 친구들 족족 일들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황급히 학교 주변에 이런 애들을 찾아 다님 ㅋㅋ
    한명 찾아가지고 순진한척 막 하는 말에 놀라는 척하면서 흥미를 보이면 막 신나하며 얘기합니다.
    그럼 제가 고민이 있다고 술은 제가 살테니 술집가서 얘기하자고 꼬십니다.
    그렇게 안심심하게 같이 술을 마시며 (보통 걔들은 같이 안마시고 앉아서 얘기만 하더라구요.)
    즐깁니다 ㅎㅎㅎ 그들이 도망가기 전까지 ㅎ
    아~ 외국에 나와 있으니 좀 그립네요 대순진리회애들..
    번외로는 저런데 관심을 보여 따라간 지인들 빼내오는 일들을 즐겼습니다.
    한 후배는 한번 잘못 따라갔다가 집까지 들켜서 매일 같이 전화하고 집에 찾아오고 협박도 하고 그랬는데
    제가 직접 만나서 한방에 해결해줌... (근데 한방에 떨어져 나가서 좀 실망했어요.. 좀 더 길게 즐기고 싶었는데..)
    한 친구는 저한테 전화해서 여기 정말 '너랑 비슷한' 사람들 많다며 ㅎ 자기 과거 다 맞춘다고 그러더라구요.
    뭐 직감적으로 그런 애들이란걸 알고 옆사람 바꾸라고 해서 단체이름이 뭐냐니깐 자기네들은 이름이 없데요 ㅋ
    직접 사무실 찾아가니, 향내가 진동하고 안내한 방에는 버젖이 대순진리회에서 발행한 달력이 떡 ㅋ
    조금 기다리니 개량한복입은 중년의 남자가 들어와 마치 도력높은 수도자처럼 앉아서 저에게 설득 시작.
    저는 엄청 흘미롭게 들으며 매우 합당한 질문들을 중간중간에 투척. 4시간정도가 지나자 갑자기 그 분의 자신감 넘치고 미소를 띄던 표정은 사라지고
    점점 찡그리더니 책이 탁 덮으며 '당신은 들을 자세가 틀려 먹었소! 당장 여기서 나가시오!' 이 지랄함.
    뭐 저는 실실 쪼개며 왜 화를 내시냐며 더 듣고 싶다고 졸랐는데 계속 나가라고 떠밈.
    나오는데 친구 보고 잠깐 얘기하자고 하더니, 친구가 와서는 ㅎ
    '저 사람들이 너 기운이 안좋다고 가까이 하지 말래' ㅋㅋ
    '그러더니 치성을 드려야 하니 돈을 내라해서 500원밖에 없다고 하니 그거라도 주라고 해서 주고 왔데요 ㅎ'
    뭐 그 친구는 사실 저를 더 신봉? 하기 때문에 바로 나옴.
    암튼 그립네요 도를 아십니까 사람들 ㅎㅎ

    (lHVrBs)

  • 시그나뚜레 2018/07/31 02:49

    제경우엔요
    걍 주먹쥐고  저리가슈
    한마디면  상황끝이라능
    덩치에 키까지있으니
    말거는  사람도  거의  없다능

    (lHVrBs)

  • 세줄 2018/07/31 03:30

    난 에이씨! 소리치고 인상쓰고 죽일듯이 노려봄.
    갈때까지 눈으로 계속 갈굼.. 눈 피하면 지는거임. 단. 나처럼 생겨야 함...ㅠㅠ

    (lHVrBs)

  • ukari 2018/07/31 08:22

    전 잡으면 아 수고하세요 하고
    눈길도 안주고 그냥감.

    (lHVrBs)

  • 存奈齬廉耐 2018/07/31 09:39

    다들 저런 경험이 있는데 왜 난 안잡지? ㅠㅠ

    (lHVrBs)

  • 박하설탕 2018/07/31 09:58

    저도 생긴게 그분들의 취향인지(만만해보이고 혼자 다님) 인적 많은 곳만 다니면 걸리기 일수였는데 대신 저도 대충 훑어보면 그 분들인지 감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매우 활짝웃으며 저한테 달려들어도(진짜 그때는 좀비가 나한테 공격하는 줄 알았음) 시선을 돌리며 나는 대화할 마음이 없다라는 표정을 하죠. (실제로 말 붙여도 안들리는척 무시합니다) 그럼 시무룩해서 딴 사람 찾아가요.

    (lHVrBs)

  • 투투아 2018/07/31 11:31

    다른 글에서 본 퇴치 내용...
    얼굴 상이 좋으세요~ 라고 말거니 ' 내가 왕 이될 상인가?' 라고 이정재 목소리로 반문하였으니
    옆에 행인들이 웃더라.

    (lHVrBs)

(lHVr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