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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프듀48] 저는 이가은 논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문주의)

1. 전제조건 : 프로듀스 48은 예능프로그램인가?



저는 반 예능 반 다큐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100% 예능이라면 악마의 편집을 하건, 기획사간에 사전협의가 있건, 조작을 하건 제작진 마음이지요.




그런데 프듀는 100% 예능이 아닙니다.


96명 출연자들의 자세한 프로필과 개인직캠, 홍보영상이 제공 되구요..


매주 손에 땀을쥐는 경연과 순위발표식이 방송됩니다.


시청자들은 ‘국민프로듀서’라는 이름으로 투표를 합니다.


[ 내 손으로 직접 뽑는 아이돌 ] 이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입니다.


당장 mnet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당신의 한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라는 말이 반겨줍니다.


시청자들은 몇달동안 프듀48이 제공하는 컨텐츠에 몰입 하면서 


마음이 가는 연습생을 위해 투표를 하고 커뮤니티에 영업도 하고 돈들여서 광고까지 합니다.


그래서 짜여진 대본이 있고 오로지 재미만을 추구하는 100% 예능 이라기 보다는


예측할수 없는 생생한 긴장감과, 실제 연습생에게 느끼는 매력을 통해서 깊은 감동을 이끌어내는 50%의 다큐멘터리로 봅니다.


그래서 과거 정글의 법칙이나 짝 처럼 리얼리티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은 


예능프로그램인데도 주작/시나리오 논란으로 비난을 받은바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로서 프로 스포츠랑도 비슷한 면이 있지요.


승부조작이 연루된 야구경기는 어떻습니까?


야구 팬들에게 있어서 매우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프듀48에 조작이 있다면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매우 매우 문제인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승부조작이랑 어떻게 같냐구요?


예전에 카라 프로젝트라고 출연자의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알려진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현재 프듀48 출연자들도 하나같이 절실하고 모든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시청자들도 정말 '내 아이' '내 아이' 하면서 응원하는 연습생을 위해 영업하고, 모금하고, 땡볕에 나가 홍보를 합니다.




프로야구는 누군가에게는 그깟 공놀이지만


여기계신 많은 분들에게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가족같은 것입니다.


프듀48도 누군가에게는 그깟 예능프로그램 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걸린 소중한 기회이며, 그런 그들을 진심으로 간절하게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프듀48은 예능이지만 최소한의 공정성을 담보해야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2. 악마의 편집이란 무엇인가?


-


최근 있었던 논란들… 크게는 사쿠라 푸쉬, 위스플 밀어주기가 있었죠.


자세하게 나열하면 논란이 되는 장면이 수십가지는 될것입니다.


이 모든것을 한마디로 말해서 ‘악마의 편집’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좁은 의미로는 시즌1 허찬미의 경우처럼 출연자가 부정적으로 보이도록 편집한 것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있었던 사실을 있는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다양한 기법으로 가공해서 방송하는 행위를 총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연순서를 바꾼다던가, 출연자의 분량을 극단적으로 줄인다던가, 짜깁기해서 예고편을 만든다던가,


출연자의 인터뷰와 표정을 원래 맥락이 아닌 엉뚱한 상황에 보여준다던가, 순위표를 속보 물음표 등 변칙적으로 공개한다던가


정말 다양하죠. (안준영 어그로는 월드클래스…)




그런데 이것들은 예능 pd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방송시간은 제한되고, 시청률은 최대한 올려야하는 상황에서 


악마의 편집은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프듀48은 하나의 드라마입니다.


1화부터 4화까지의 서사를 연결해보면 일본 현역 아이돌들의 좌절과 눈물, 그리고 극복 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실제로 이때문에 한연생들을 주로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왜 일본애들만 밀어주느냐는 불만이 나오죠.)


이렇게 결과적으로 프듀48의 “모든 장면은 악마의 편집이다” 라고 할수 있는 것이죠.






3. 이가은 무엇이 문제인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악마의 편집은 항상 존재합니다.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1번 전제조건에서 말씀드렸듯이


프듀48은 반은 다큐(리얼리티)입니다.


따라서 수인 한도를 넘었을때 시청자들은 분노하게 됩니다.


시즌1에서 사람들이 예능처럼 편집된줄 모르고 서사를 따라가다가,


허찬미의 경우처럼 너무 과한 편집인 사실이 드러났을때 비로소 


“악마의 편집이다!” 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사쿠라 푸쉬, 위스플 밀어주기 등도 결국에는 예능과 다큐 사이에서 


악마의 편집이 너무 티가 나다 보니 발생한 논란이죠…




그런데 이번 이가은 논란은 그 수인한도를 많이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이 되는 장면은 이것입니다.


바로 1화에서 애프터스쿨 가희와 이가은이 대면한 장면입니다.


한때는 최고의 아이돌을 목표로 같은 그룹에 있었던 언니와 동생.


지금은 심사위원과 백수로 만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현실.


어색하게 웃지만 한때 잘나갔던 애프터스쿨과 5년동안의 공백기, 


연습생의 신분으로 까마득한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겹쳐지며 


오만가지 감정이 느껴집니다.. 


시청자들도 기구한 이가은의 인생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 투표를 해야 합니다.


12명 연습생을 뽑아야 하는데.. 이가은이 눈에 밟혀서 한자리를 주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알고보니 가희가 굳이 이가은을 심사하러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연습생을 평가하기라도 했다면 그중에 한명 이가은이 포함된 것이니 최소한 개연성이라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희는 당시 만삭의 임산부라 컨디션 문제로 이가은을 포함해 일부만 심사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컨디션을 배려해 부르지 말았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런데 굳이 이가은과 만나서 인간극장을 찍고 돌아갔습니다.




1화 분량과 임팩트에 선점효과가 매우 큰 프듀 특성상 이가은의 인간극장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분량 몰아주기 정도가 아니라 데뷔를 확정시키는 사실상의 내정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냥 분량 편중 문제 였다면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욕하면서도 열심히 시청 했을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최소한 출연진들의 행동 범위 내에서 악마의 편집이 작용했던것과 다르게,


출연진들의 행동 범위 밖에서 즉 프로그램 외부의 의지로 악마의 편집이 작용한 것입니다.





어제오늘 뜨거운 이가은 직캠 영상 악플논란을 보면


주로 사용되는 래퍼토리가 소유와 이홍기의 짧은 대화입니다.




이가은의 퍼포먼스를 보며 


트레이너 소유가 “그래! 가은아 내가 말한게 이거였어!” 라고 하자,


이홍기가 소유를 돌아보며 “뭔데?” 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어제 그 드립들은 많은 시청자들이 이홍기처럼 프로그램을 향해 '뭔데?' 라고 되묻는 것입니다.


물론 인신공격을 일삼는 어그로들의 저질스런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논란이 되는 본질은 이가은 개인의 자격논란이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행태를 비꼬는 것입니다.





어떤 상품에 문제가 있을때 소비자는 보이콧, 불매운동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생필품이라면 욕하면서도 쓸수밖에 없지요.


프듀48 제작진의 행태가 불만이지만,


이미 다른 출연자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시청자들은 할수있는게 그저 열심히 투표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제작진이 분량을 몰아준 연습생들은 압도적인 대다수의 대중들이 선택할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지금 불펜에서도 대다수 분들이 이가은 논란에 대해서 


악플이 불쌍하니 픽하겠다고 하시죠.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다른 연습생들을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뭔가 아닌거 같아서 


평소에 거의 눈팅만 하는데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써서 


제 생각을 올려봅니다.





# 정리


프로듀스 48은 예능이지만 한편으로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예능이기 때문에 악마의 편집이 허용되긴 하지만, 최소한의 공정성과 사실성을 담보하는 리얼리티의 한계를 지켜야 합니다.


이가은/가희 특별심사는 그 한계를 벗어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는 연습생들을 위해서 프로그램 자체를 보이콧할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가은에 대한 (인신공격을 제외한) 논란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 대팔불패 2018/07/25 14:41

    이것은 기존 씨즌에 있을법한 분량 및 푸쉬 많은 출연자 Vs 분량 및 푸쉬 적은 출연자의 구도군요..
    이번 씨즌은 문제가 전혀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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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스미제발 2018/07/25 14:41

    저도 님 말에 동의하는데 지금 문제는 가은양 자체에 대해 공격이 들어가고 있어서죠. 가은양 영상 댓글은 보니 오늘안으로 10만플 넘어가겠더군요.
    본인이야 어찌되었던 열심히 하고 있는데 쳐맞아야 하는건 피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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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가최고 2018/07/25 14:42

    공정성 따윈 개나 줘버린 프로그램입니다.애초부터
    그리고 인터넷에서 까든 빠든 반응오면 더 활활 불타라고 먹잇감 던저주는 피디놈이 편집하고 있구요.
    시즌1 2보면 안가놈이 왜 이딴짓 하는지 뻔히 보입니다.시청률은 한계가 있어서 화제성 올려야 하는데 그럴러면 쌈 붙이는게 최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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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cn201 2018/07/25 14:42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명문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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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허자 2018/07/25 14:43

    [리플수정]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어그로와 악편이 논란이 될수록 시청률만 올라가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건 프로그램의 본질을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죠. 무분별한 인신공격은 물론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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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뇌피셜 2018/07/25 14:48

    매우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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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지나 2018/07/25 14:50

    좋은글이네요 본문내용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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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록 2018/07/25 14:52

    지금 이가은 까는 글들이
    님 말처럼 제작자의 행태를 비꼬는게 아니라 이가은 개인의 자격을 문제 삼으니 논란이되는겁니다
    편집은 피디가 하는데 왜 욕은 이가은이 먹어야하는거죠?
    이가은도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한소녀에 불과합니다
    가희건을 인간극장 스토리로 만든건. 제작진입니다
    제작진이 시청률에 도움이 되겠다싶으니 써먹은거구요
    긍데 왜 욕은 다 이가은 몫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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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하하하하 2018/07/25 14:53

    아무튼 모든 논란은 피디가 젤 쓰레기입니다 굳이 가희를 섭외할 필요도 없었고 문제가 되는 분량 몰빵도 피디가 한 짓입니다. 그저 열심히 미션에 임하는 연습생들이 분량이 많던 적든 피디 손에서 놀아나면서 비난의 화살이 연습생한테 돌아가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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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드림요 2018/07/25 14:55

    지금 너무 과열되고 이가은이 과도하게 욕먹는건 문제가 있는 상황이지만
    본문내용 자체는 공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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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허자 2018/07/25 14:59

    류록// 싸움으로 번질까봐 본문에는 안썼는데.. 이것은 뭐랄까 출연자들의 숙명이랄까요? 안준영이 악마의 편집 시전 -> 출연자 A는 이득을 보고 / 출연자 B는 피해를 입습니다 -> B의 팬덤에서는 A를 욕합니다 -> A의 팬덤도 가만히 있을수 없죠 -> 싸웁니다 -> 코어결집 -> 시청률 상승 // 이런 구조가 되버리는거죠.. // 이가은이 욕먹는게 어쩔수 없다.. 라는건 아닙니다. 모든 시청자들이 엠넷을 지적하면 개선이 있겠죠.. 하지만 그러지 않고 대중들은 뻔한 패턴으로 흘러가기 떄문에 환기하자는 취지로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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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nyhny 2018/07/25 15:02

    별로 공감 못하겠네요. 팩트가 아닌 내용도 있고...
    이가은 자격논란은 또 무엇인지 의문이고...
    제작진과 이가은을 동일시 하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듯한 느낌도 드네요
    이가은 직캠에 가서 댓글로 뭔데 뭔데 거리는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인지...
    그리고 뭔데만 하는 게 아니죠. 온갖 잡소리 다 늘어놓고 있는데 그게 정당하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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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dlesshon 2018/07/25 15:09

    그렇게 이가은, 안준영 욕하는 애들이 1~4회 사쿠라듀스할 때는 "준영이 하고 싶은 거 다해" "준영아 벌써 재밌다" 하던 애들이라는 거. "나 믿고 사쿠라 A 보내자"는 피의 쉴드치던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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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허자 2018/07/25 15:09

    fnyhny// fnyhny//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프로그램 애청자라 저도 편견이 많이 씌어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이가은 개인에 대한 비난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가은 본인이 편집하는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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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팔불패 2018/07/25 15:18

    이번 씨즌은 국가전에 그동안 숨어있던 괴팬덤이 들어와 아사리판이 된게 결정타인데 이전 씨즌의 현상들만 쓰셨으니...
    물론 본문에 쓰신 것들도 여전히 어느정도야 포함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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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허자 2018/07/25 15:32

    대팔불패// 아이돌 팬덤의 문제는 따로 다루어야할 주제일것 같습니다.. 제가 근데 이쪽은 건드릴 엄두가 안나네요ㄷㄷ 조금만 들여다 봐도 컬쳐쇼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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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짜웃자 2018/07/25 16:17

    이가은팬들이 이정도의 글도 수용을 못하니
    이가은이 점점 더 몰리는거라는걸 왜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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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갱이국밥 2018/07/26 05:35

    글쓴이 말씀에 전체적으로 공감합니다. 여담이지만, 애초에 무려 100여 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출연시키고 단 5회만에 떨구는데 공정이라는게 가능할 수가 없죠. 공정성을 바라면 처음부터 보면 안 되는 프로였습니다. 사실 지금 나오는 논란들도 이미 다 시즌1때부터 반복되어 오던 거거든요. 다만 이번 시즌은 여기에 특정 기획사가 처음부터 공식적으로 개입을 하고, 한일합작이라는 또 다른 프레임까지 덧붙여져 혼모노니 일ㅃ이니 하는 옵션이 더 장착된 것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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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갱이국밥 2018/07/26 05:40

    제가 가슴아픈 건 딱 하나입니다. 글쓴이께서도 언급하신 연생들의 인생.. 카메라 한 번 못받은 애들도 누구보다 간절하게 준비해왔을텐데..
    솔직히 이런 얘기 하기 그렇지만, 전 이 프로 보면서 그런 생각 했습니다. '안준영 이인간 무슨 큰 사건(언급하신 그..) 하나 나지 않는 이상 이 버릇 못 고치겠구나..'라고.
    꼭 안준영까지 안 가더라도 엠넷은 이미 전력이 너무 많아요. 당장에 이전 아이돌학교만 해도 보세요. 이해인 논란 때 시청자들이 그렇게나 반발했는데도 해명 하나 없이 그냥 쌩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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