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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군대 미국에서 온 동기 썰.

군대에 있었을 때, 되게 인상이 강렬한 동기가 있었는데, 얘는 미국에서 군대 한 번 입대하겠다고

한국으로 온 녀석이었음. 특유의 아메리칸스러운 장난끼와 다제다능한 예체능(드럼, 기타, 노래, 축구).

 

그리고 무엇보다, 선임들한테 되게 이쁨받고 후임들한테는 존경받으면서 동기들한테도 친근한 놈이었음.

거기다가 자기 신념이 오지는 애라서 불의를 보면 참지도 못함.(선임한테도 대든적 있음.)

 

어쨌든 이런 녀석이 있었는데 얘는 특히나 제일 두드러졌던게 종교였는데, 얘는 부모님이

선교사인 뼛속까지 크리스찬이었음. 나랑 나이도 한 살차이 밖에 안나는데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었고(말출 때 결혼함) 이 여자친구도 독실한 크리스찬이다.


얘 역시 군대를 전역하면 부모님 뒤를 이어 선교사가 될 준비를 한다고 했었는데, 항상 중대

대대전술 훈련을 하면, 같은 소대라서 텐트를 같이 쓰게되면,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함.

 

근데 워낙에 말빨도 좋은데다가 종교관이 더럽게 자유로워서 자기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블록버스터 성경을 매일 밤마다 들려줌. 그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이 사람들이 전부 타락해서

남자도 여자도 똥1꼬가 남아나지 않았다는 이야기 였는데, 어쨌든 이렇게 군생활도, 종교도, 인간관계도

성실했던 되게 내가 본 사람중에서 제일이라 생각할 정도로 자기에게 충실한 사람이었음.

 

근데 하필 얘가 있었을 때, 중대장이, 정말로 배타적인 사람이었는데, 이미 평소에도 구르고 있었으니

그러려니 이게 한국 군대니, 하면서 보내다가 제대로 일이 터졌는데

 

일은, 우리 중대 영외 5km 뜀걸음이 끝난 뒤였음. 평소보다 빡세게 군가도 거의 쉬지않고 불러서

5km가 10km라 느껴질 만큼 힘들었었는데, 중대장이 지친 우리한테 또 뜬금없는 지ㅡ랄을 하기 시작함.

그 때, 동기중에 경호학과 다니던 인상이 좀 안 좋은 친구가 있었음.(물론 알고보니 되게 착했음)

근데 얘가 너무 힘들어서 표정이 매우 안 좋았는데, 중대장은 그걸 자기를 째려본다라고 생각하고

 

정말 한 순간에, 진짜 한 순간에 걔 눈을 찔러버렸음. 반응도 못한 동기는 그대로 의무실 갔고,

자기딴에는 당황했는지, "뭔 사내새ㅡ끼가 엄살이 심해!" 라는 조,또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며,

걔를 더 나무랐음.

 

그걸 본, 아까 그 미국에서 온 동기는 진짜 여태까지 참았던 울분이 터짐. 그래서 단체 서명문이

담긴 마음의 편지를 자필로 만들어서 군단장을 비롯한 헬프콜, 여단장 앞으로 넣음.

 

물론 제일 먼저 반응이 온건 헬프콜이고 보낸 지 일주일도 안 되서 수사를 하러 옴. 그 때

나도 물론 증언을 했었고, 가장 큰 증언을 한 게, 중대장 무전병이었던 동기였음.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 사람 수발(거짓말이 아님)을 들었던 걔는 구구절절 자기가 당했던

부조리를 전부 털어놓고, 그 얘기를 들은 헬프콜에서 나온 사람들하고 대대장은 충격을 먹었을 정도임.

 

결국, 중대장은 쓰레기통에 들어갔던, 서랍 속에 고이 간직한 소령 약장과 함께 이슬이 되버림.

(타대대 전출, 3개월 감봉, 결국 전역 준비한다 들음)

 

그런 사건을 겪고, 신임 중대장이 왔지만, 그 중대장은 자기 전임 중대장을 보내버린 우리를

피도 눈물도 없는 새ㅡ끼로 알아서 교류도 하려 하지 않았고, 무미건조한 훈련, 중대 일과가 계속됨.

 

그리고 어쩌다 나도 걔도 병장되었고, 병장 마지막 중대전술훈련 때, 두돈반 위에서 저 위에 사건

말고도 파란만장하게 군생활을 한 걔한테 물어봤음.

 

"입대할라고 한국 온 거 지금도 후회 안 하냐?" 라고 물어봤었는데

 

 

 

 

"씨@발 나는 그냥 미국인할 걸 그랬어."

댓글
  • 파페리 2018/07/25 09:11

    중대장이 리얼 개갞기였네

  • 펱로스 2018/07/25 09:36

    내가 만났던 중대장들은 나름 합리적이였는데, 어째 이런 썰이나 다른 사람들은 중대장 다 ㅈ 같다고 하는지.
    내가 운이 좋았던 듯.

  • 나릉나랑 2018/07/25 09:41

    내 후임도 독일인이였는데
    한국말은 잘하는데 한자어랑 욕을 하나도 모름
    그러던 애가 나 전역할때 씨. 발을 입에 달고살더라 ㅋㅋㅋㅋㅋ

  • 시그너스 커넬 2018/07/25 09:40

    무능하고 자질없는 간부가 국군을 망친다. 진짜 애국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간부들은 싸그리 쳐내야한다.

  • 안경곰돌이 2018/07/25 09:47

    근데 군대란 건 진짜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 남에게 아무리 군대가 뿅뿅같다는 걸 들어도 자기가 아는 뿅뿅같음 선에서 생각을 하거든.
    그리고 군대를 가면 그 뿅뿅같음 너머에 더 뿅뿅같은 영역이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 거지.

  • 파페리 2018/07/25 09:11

    중대장이 리얼 개갞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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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게111 2018/07/25 09:12

    길다~~~
    뭐 결론은 한국 군대 뭣같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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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아니 2018/07/25 09:12

    숭고하지만 현명하지는 않았던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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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곰돌이 2018/07/25 09:47

    근데 군대란 건 진짜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 남에게 아무리 군대가 뿅뿅같다는 걸 들어도 자기가 아는 뿅뿅같음 선에서 생각을 하거든.
    그리고 군대를 가면 그 뿅뿅같음 너머에 더 뿅뿅같은 영역이 있다는 걸 비로소 깨닫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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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펱로스 2018/07/25 09:36

    내가 만났던 중대장들은 나름 합리적이였는데, 어째 이런 썰이나 다른 사람들은 중대장 다 ㅈ 같다고 하는지.
    내가 운이 좋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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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0 2018/07/25 09:39

    이 글에서도 후임 중대장 정도면 그냥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거. 비슷하겠지. 일반 중대장이면 이렇게 썰도 안 풀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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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드미사일Mk2 2018/07/25 09:40

    별 병1신들 많음
    진급에 목매던 새끼 있었는데
    그렇게 지1랄해도 진급못하고 전역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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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펱로스 2018/07/25 09:42

    우리 대대 중대장들 알아서 다 진급하고 대사관 무관이나 유학갔었는데;;;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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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검류은혁 2018/07/25 09:43

    진급에 목말라있을수록 병사를 더욱 갈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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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펱로스 2018/07/25 09:44

    아... 나 해안이였지. 일명 꿀 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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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검류은혁 2018/07/25 09:47

    난 통신이었는데..묘하게 통신이 좀더 자유분방했음.옆중대 본부는.별의별 부조리로 중대장이 잘려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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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658615936 2018/07/25 09:48

    문제가 없다면 썰이 돌지 않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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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kid 2018/07/25 09:52

    사람은 권력을 가지면 이기적이 되어버림. 그나마 사회의 경우는 사회의 감시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군대는 고립된 장소에다가 독자적인 룰과 규칙으로 굴러가는 이세계다 보니 그게 더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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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eiric Leopard 2018/07/25 09:54

    진급에 목매는 이유는
    본인이 능력이 안되기 때문.
    본인의 능력이 안되니까
    부하들 갈궈서 부하실적으로 올라갈녀는거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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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발락 2018/07/25 09:58

    ㅈ같은 중대장썰이 재밌으니까 그런 글만 올라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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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KPP 2018/07/25 10:03

    보통 중대장(포대장)이 군생활 내내 같이 하기보단 한번 바뀌는 경우도 꽤 많을건데, 둘중 1명은 무조건 개쓰레기야.
    난 첫번째 중대장은 꽤 괜찮은 인물 같았는데 첫휴가 나가기도 전에 새 중대장으로 바꼈는데 이게 아주 쓰레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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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Strangeluv 2018/07/25 10:14

    ㄹㅇ 우리 중대장도 그럭저럭 같이 지낼만 했는데 저런놈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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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영수라 2018/07/25 10:15

    내가 만난 중대장은 진짜로 무슨 일만 있으면 전 중대원 한 생활관에 모이게해서 거의 30~40분정도 말하는데 좁아터지는 생활관에다 중대인원 다 모아놓고 말하니까 다리도 아프고 짜증드럽게 나던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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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어막 2018/07/25 09:39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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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너스 커넬 2018/07/25 09:40

    무능하고 자질없는 간부가 국군을 망친다. 진짜 애국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간부들은 싸그리 쳐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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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不知火舞 2018/07/25 10:00

    뭘 쳐내 군대니깐
    총살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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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phoria28 2018/07/25 09:41

    군대에서 제일 어려운게 그 어떤 훈련도 아님 좋은 간부와 같이 군생활 하는사람이 좋은사람인 경우 만나기 진짜 힘듬 로또 수준은 될듯 확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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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릉나랑 2018/07/25 09:41

    내 후임도 독일인이였는데
    한국말은 잘하는데 한자어랑 욕을 하나도 모름
    그러던 애가 나 전역할때 씨. 발을 입에 달고살더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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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릉나랑 2018/07/25 09:41

    심지어도 남동생도 있는데 입대할려고해서
    미치겠다고 고민상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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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솔러스 2018/07/25 09:41

    그래서 눈 찔린애는 어떻게 됐냐..실명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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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yrdl 2018/07/25 09:42

    ....왜 장교만 되면 다들 멍청해지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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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d][Night 2018/07/25 09:45

    진짜 중대장인성 케바케임 나 중대장 통신병할때 록스타 뒤에서 쳐자도 중대장이 무전받고 고만 쳐자라고 말만하고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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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0474872056 2018/07/25 09:57

    와 내가 있던 중대하고 거의 비슷한 일이 일어 났잖아......
    미국인이랑 (말출때 결혼 한 것) 경호학과 애랑 눈찌른거 마저 같네요. 5km, 10km는 기억이 안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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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0 2018/07/25 10:03

    그냥 같은 부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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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군 2018/07/25 10:06

    그정도면 그냥 우리중대 얘기네! 라고 생각해야되지 않을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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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0474872056 2018/07/25 10:11

    그렇긴 하네요 서랍속에 소령 약장이나(이건 동기한테 들은거고) 미국인 선교사 관련 마저 같으니 같은 부대였던 건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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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king 2018/07/25 10:11

    우리나라 대학진학율이 80퍼에 육박하고 그 중에서 맘만 먹으면 장교로 임관할 수 있으니 사실상 병사로 가나 장교로 가나 선택의 문제일뿐이고 군인으로서 자질과 인성은 오롯이 본인에게 달린건데 병사가 인성이 나쁘면 그 권한이 한정돼있어서 괜찮지만 장교는 초급장교도 군대안에서 최소한 병 상대로는 권한이 막강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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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군 2018/07/25 10:15

    맘만 먹으면 임관할수 있는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ROTC도 사람을 가려 뽑으니까요...
    대학 진학율이 80%라도 그 수준이 워낙 천지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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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imirich 2018/07/25 10:14

    저런놈에게 배타적이라는 표현을 달아주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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