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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때려치고 떠나고 싶습니다

나이들어갈수록 왜사나, 왜이리 사나 싶습니다
요즘젊은사람들 인생즐겁게 해외여행도 가고 꾸미며 사는데
전 자꾸 우울해져만 갑니다
가끔 유투브에 젊은애들 여행가서 노는것과 외국인과 대화하며 맛있어보이는 요리에 맥주한잔하는 모습보며 대리만족하지만
나는 한번뿐인 인생 결혼하고 그냥 이대로 죽어라 일만하며 살다 늙어죽는길 뿐인가 싶구요 거울속에 비친 제가봐도 참많이 늙었네요
또 결혼하고 일과삶에 찌들어 친구들과도 하나둘 멀어지고 일년에 한두번 명절때나 잠시잠깐 보는게 다네요
내 휴가는 애들 방학과 맞추고 애들하고 놀아주기 바쁘고 집에서는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한마디는 고사하고 밥챙겨 먹었냐는 말조차 들어본지 오래입니다
제 나이 갓 30대후반 결혼을 일찍해서 놀아본 경험도 없고 너무빨리 철이들었고 가진거 하나없이 결혼해 죽어라 일해서 겨우 먹고 살만해졌지만 마음속 공허함이 가득찹니다
노랫말가사처럼 회사에서는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고 책임감만 커지네요
징징대는모습으로 보일까봐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담담한척 살고있지만 주위 누구에게도 마음털어놓을곳이 없어 가끔 아 이게 우울증이구나 싶네요
얼마전 티비 다큐에서 남자가 늙고 퇴직후에 돈못벌고 집에 있는데 우연히 가족앨범 보다가 자기가 찍힌 사진이 거의 없더랍니다
자식들은 자기들과 놀아주고 같이했던 엄마와는 친구처럼 잘 지내는데 자신은 말 그대로 남처럼 대할때 서럽다던 그 늙은 노신사분이 하시는말씀에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도 토끼같은 자식들과 놀고 여행다니고 함께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자식들 먹고 입히고 공부시키려면 일할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족사진엔 내가 없는건데 가족사진에 내가 없는거보다 지금 가족들에게 지워진 존재가 된거 같아 눈물이 난다
이말에 티비속 어르신과 펑펑 같이 울었네요
압니다 이래 푸념해봤자 어차피 변하는게 없다는걸요
그저 지금 이순간 잠시 눈감고 물감으로 색칠한듯 파란하늘과 파란 바닷물.하얀 모래사장 위 야자수 그늘아래에 누워 시원한 맥주한잔하며 멍하니 바다 바라보며 잠드는 상상만 해봅니다
괜히 저로인해 날도더운데 우울하게 해드린건 아닌지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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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y4d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