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서 저녁약속이 있어서 수원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어요.
수원택시들이 잘 안들어가려고 하기에 그냥 버스로 한거였죠.
일반버스를 탔다가 환승이 필요한 구간이라 마을버스를 기다려서 탔는데 만원이네요.
몇자리 되지도 않는 작은버스인지라 뒷쪽이 편할 거 같아 어슬렁거리며 갔지요.
물론 손잡이를 원숭이 나무 타듯이 하면서 말이죠.
맨뒤에 좌석과 바로 앞자리까지 여고생들이 빼곡히 앉았더군요. 맨뒤 4명, 바로 앞줄에 둘씩....
생긴 것과 달리 옷차림은 깔끔하게 정장인 제가 맨 뒷자리 쪽으로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데
갑자기 버스가 커브를 돌면서 덜컹까지 하는겁니다.
순간 손잡이 위의 봉을 잡으려던 손이 미끄러지면서 몸뚱이가 뒤로 자유낙하 하듯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어요.
"으엌억 어 ㅇ ㅓ ㅇ ㅓ~~~ "
그렇게 한참을 떨어지다 보니 그만 맨뒷자리 앞쪽에 앉은 여고생 위로 털썩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하하학생......미미밈안함미당....;;;"
순간 주변 여학생들은 빵 터졌고 심지어 맨뒷자리 여고생들은 울면서 웃더군요. 아.....
황급히 일어나려는데 버스가 다시 커브를 돕니다.
영화나 뭐 이런데서 나올 장면을 비루한 몸뚱이로 각본대로 열심히 연출하고 있었던거죠.
"하..하핳...학생들...다다다시 미(아주작은 소리로) 안해요..;;"
"으학ㅋ핰핰하카하카하하카ㅏ.....아저씨 뭐래는거에욧~~하핰ㅋ하하학학핰하카핰...."
애들이 난리가 났어요.
제 얼굴을 보더니 더 자지러지면서 웃더군요.
근데 그렇게 끝난 게 아니었어요.
하필이면 메고 있던 가방에서 화장품 샘플과 여성용청결제 등의 작은 샘플들이 우루룩 쏟아져서 바닥을 나뒹굴고 애들은
웃고 난리가 났는데 저는 어딜 잡아야 일어날 수 있는건지 판단도 흐려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더군요.
그렇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이야 몇 초 였겠지만 제게는 긴시간의 소란과 정신의 아득함이 상대적으로 지배하고 있었지요.
그래도 착한 학생들이네요. 제 가방에서 자유를 찾아 도망친 것들을 하나둘 주워서 저를 줍니다.
그런데...;;; 하필 여성청결제가.....ㅠㅠ
저는 그 학생들에게 뭐하는 사람이었을까요.
하.....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었어요.
서둘러 수습하고 그냥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애들은 뒤돌아 보면서까지 웃더군요.
하.....택시 탈 걸....왜 이런 망신을 당하나.....생각하다가도
오늘 이런 헤프닝에 애들이 배꼽잡고 웃었으니 됐다. 이렇게 생각하며 그냥 버스정류장에서 다음버스를 기다렸지요.
글을 쓰고보니 어제의 순간이 진짜 웃겼네요.
제가 생각해도 몸개그에 소질이 있는듯해요.
진작에 소질개발이나 할 걸 그랬네요.
https://cohabe.com/sisa/684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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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아니 진짜 뭐하시는 분인데 가방에 청결제랑 그런게 들어있어요? ㄷㄷㄷ
제가 취급하는 물건들이에요. 수출한다능....;;;
여성청결제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런거에요..;;
ㄷㄷㄷㄷㄷㄷ
착한 학생이어서 다행이지 시비걸리면 경찰서에서 자게질하고 있으셨을듯 ㄷㄷㄷ
하....그랬을 수도 있었겠네요. 앞으로 넘어간 게 아니라 천만다행인거죠?
기왕 망가진거 웃으면서
화장품 샘플 나눠 주셨으면 더 멋진 아재가 되셨을 텐데.... ^^;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하....그냥 그순간을 도망치고 싶었쥬ㅠ.....ㅠㅠ
"이상하게 보지마세요. 이 사업하는 사람임미다.."
라고 해주셨으면, 다음 버스탈때, 또 이상한 아저씨 만날까 두려워하지 않을듯요;
(웃고있지만 이상하게 생각했을지도 ㄷㄷ)
음....학생들 생각이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때의 상황은 누가봐도 제 몸개그였어요. 덜컹이면서 뒷좌석 학생들이 순간적으로 엉덩이가 뜰 정도여서 제거 뒤로 넘어갈때 그 학생들 얼굴 보면서 서로 눈이 마주쳤어요. 그 후에....꺅꺄 거리고 난리났죠. 아후 창피한데 애들은 신나서 옆에 애 때리면서 웃고....
한번 그런뒤론 평범하고 안전하게 이동합니다. ...그게 학생 때라 다행이었어요 ㄷㄷㄷㄷ
학생들이 아니고 직장 여성들이었다면 웃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었겠죠?
ㅋㅋㅋ베스트글이네요
여성청결제가 모에요?
삽입형으로 나온건데 예전에 쓰던 것들에서 탈피한 개념의 것이에요. 그냥 안으로 넣어서 소독하고 냄새 없애주고....상처부위 감염방지하고....그리고 중요한 일에는 더욱 민감하게 작용하는..''
학생들: 저아저씨 그걸로(청결제) 거기 씻나봐 까르르르 소곤소곤 ㄷ ㄷ ㄷ ㄷ
그 여학생이 이 청결제 구리다고 한마디를 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