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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다녀온 후기..

이제 막 집에 도착했어요 힘들었지만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갈 때는 울산에서 srt를 타고 중간에 천안아산에서 환승 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쯤 집을 나서서 5시 20분쯤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를 탔네요
목포에는 9시쯤 도착했어요 목포역에서 목포터미널까지는 택시로 금방 갔고요 4000~5000원쯤 나와요 처음 와본 목포인데 터미널 구경 밖에 하질 못했네요 ㅎㅎ 진도 가는 버스 시간이 바로 있어서 25분쯤 대기 하다가 출발했어요 진도까지는 1시간 10분쯤 소요 되고 11시 안되서 진도 터미널에 도착!
여기서 버스를 타도 되는데 그리 많지 않아요 시간대가 맞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거 상관없이 바로 택시 탔어요 최대한 일찍가서 오래 머물다가 나오고 싶어서..
참고로 진도에는 카드택시가 2대 뿐이 없습니다 나머지는 단말기 자체가 없어요 그래서 진도 시민분들은 카드 택시를 이용 하려면 직접 연락을 취해서 이용 한다고 하시네요 이 두 분도 본인들이 자부담으로 단말기 설치 하셨대요
처음에는 타지 사람들도 그렇고 진도 시민들도 불평이 심했고 민원을 그렇게 넣었다네요 그래서 진도군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했고 올 설을 기점으로 전체적으로 카드 택시가 도입 될것이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ㅎㅎ
마치 선구자가 되신듯한 기분을 느끼셨겠죠? 저 또한 말씀을 들으면서 이 기사님의 결단과 실천력에 감사했어요 실제로 진도 시민분들도 만족하시고 늘어나는 카드 택시에 대해 시민들이 좋아할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팽목항까지는 요금이 2만 7천원 정도 나옵니다 드디어 도착..
저 멀리 빨간 등대가 보이고 가까운 곳에는 컨테이너로 된 분향소가 보였어요 그 옆에는 유가족분들의 숙소로 보이는 컨테이너가 있었고요 저는 등대로 먼저 가서 걸려있는 현수막과 카드문구들을 봤습니다 실제 유가족분들이 희생자인 학생들에게 보내는 문구도 많았고 지역별로 학생들이 보내는 메세지도 많았어요 유가족분들의 메세지를 볼 때마다 울컥울컥 눈물이 났네요..
실제로 우는 분들도 간혹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늘로 보내는 우체통에다가 편지도 적어서 보냈어요 여자 꼬마아이와 아버지가 거기서 편지를 보내시더라고요 아기가 적는걸 옆에서 아버지가 지켜보시는데 괜시리 뭉클했어요
돌아와서는 분향소에 들어가서 묵념도 하고 향도 피웠어요 희생자 분들께 보내는 한 줄 메세지도 적고 제 이름 석자를 적고 또 한번 적는 메세지에 글을 남겼어요 너무 늦게와서 미안하다고 다음 생에는 꼭 행복할거라고 적었어요
희생자분들의 영정이 눈 앞에 들어오는 순간 너무 참담했어요 옆쪽에 작은 화면에는 희생자분들의 얼굴이 한명씩 나오면서 슬픈 노래가 나왔고요 착잡했어요 그래도 참고 향 피우고 묵념하고 기도를 드렸어요 그 곳을 나와서는 노란 돌들이 쌓여있고 노란 리본이 달려있었는데 저도 하나 달았어요 그 곳에서 할 수 있는건 다 했어요 그거 말곤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었기 때문에..
팽목항은 바다가 바로 앞에 있죠 항이기 때문에요 보이는 바다의 색이 푸른데 너무 차가워 보였어요 바람이 불어서, 추워서 그런 기분이 든게 아니라 그냥 차가워 보였어요 그동안 잊고 살아왔어요 제 일이 아닌 남의 일이었고 저와 상관이 없었기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 저를 지금도 후회하고 후회해요
그분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사죄하고 싶었어요 이제라도 잊지않고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약속하고 왔어요 그곳에 가장 많이 보였던 글들이 '잊지 않을게' 라는 말이었어요 다시 돌아오는 길 내내 생각이 났고 또 나더라고요
오늘 저의 하루는 피곤하고 힘들었을지 몰라요 하지만 이건 피곤하고 힘든것도 아니라는걸 깨달았어요 희생자분들의 고통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아무것도 아닌 것' 이거든요 미안한 마음과 슬픔으로 가득찬 하루였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홀가분한 하루였어요
그리고 또 다짐 했어요 당장 내일 죽는한이 있더라도 부끄럽게 살지 말자 후회하며 살지 말자 그리고 꼭 행동하는 삶을 살자라고..
두서없이 막 쓴 글이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머거봤니 2017/01/08 23:18

    고생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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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우퍼 2017/01/08 23:18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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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판동 2017/01/08 23:19

    기회만 된다면
    이번주에 한번 다녀오고싶네요
    마음이 그래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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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릭스 2017/01/08 23:19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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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w 2017/01/08 23:19

    그나마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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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글레햄 2017/01/08 23:19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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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송공화국 2017/01/08 23:19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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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의꽃72 2017/01/08 23:20

    잘하셧네요
    저도 일정리되면 제일먼저 한번 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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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손 2017/01/08 23:21

    수고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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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트원 2017/01/08 23:22

    고맙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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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샤 2017/01/08 23:23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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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니아 2017/01/08 23:26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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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song 2017/01/08 23:28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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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사모이드 2017/01/08 23:40

    마음이 따듯한 분이실거 같아요
    글을 읽다보니
    저도 가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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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자지도 2017/01/08 23:53

    부끄럽게 살지 않겠습니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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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nezia 2017/01/09 00:12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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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맨틱청년 2017/01/09 01:13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꿈 꾸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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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과사람 2017/01/09 01:38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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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ncise 2017/01/09 01:53

    수고하셨음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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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파트너 2017/01/09 10:08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잘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글쓴이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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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nexen 2017/01/09 11:40

    잘 다녀오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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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중동마약 2017/01/09 12:31

    고생하셨어요. 나도 기회되면 한번 다녀 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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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cog 2017/01/09 13:10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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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라이언즈 2017/01/09 14:03

    댓글로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실제로 어제 많은 분들께서 다녀가셨어요 주로 가족 단위로 오셨었고 젊은 분들도, 어린 아이들도 있었고요 그 중에서 기억나는 한 꼬마 아이가 생각이 나는데요 ..
    본문에 적었던 그 아이 입니다 양쪽으로 카드문구와 현수막이 달려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등대쪽으로 들어갈때는 왼쪽에 있는 카드문구들을 먼저보고 돌아나올때 오른쪽의 현수막들을 보며 나왔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그 아이는 하늘로 보내는 우체통에서 마주쳤습니다 꼬마아이가 그림도 이렇게 막 그리고 글귀도 적더라구요 아버지는 옆에서 지켜보시고..아이는 정확한 의미를 잘 모르고 썼겠죠 하지만 너무 뭉클했어요
    저도 옆에서 같이 적다가 아버지와 아이가 먼저 출발 하는데 저는 뒤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이가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미수습자 9분의 사진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가리키며) "아빠 이 사람들은 누구야?" 아버지가 대답을 바로 안하시더라고요 저는 뒤따라가며 듣고있어서 왜 대답을 안하실까.. 아이가 재차 "아빠 아빠 누구야?" 라고 했는데도 답을 안하셨어요
    그제서야 저는 아이가 아닌 아버지를 쳐다봤더니 눈물을 훔치고 계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아버지께서 "응 이분들은 아직 바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라고 대답하시는것까지 듣고는 이후의 대화는 듣지 못했어요 저도 울컥하는 바람에 걷지를 못하고 가만히 서있다가 따라가질 못했거든요 ..
    많은걸 느꼈지만 아이를 데려오신 부모님과 가족이 많이 계셨어요 분향소 앞에서 아이 둘과 서울에서 왔다고 모르는 분과 대화를 나누는 어머니도 지나가며 봤었고요 저도 나이를 더 먹고 아이를 가지면 '저런 부모가 되어야겠다, 저런 엄마 아빠가 되어야겠다' 고 마음 먹었어요 ..
    마지막으로 저 잘했다고 해주신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일에 앞장서고 행동하며 모르는 남이라 할지라도 슬픈 일에는 같이 슬퍼하고 위로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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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강재 2017/01/09 14:04

    고생했어요..글만봐도 맘이 짠합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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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살로니카 2017/01/09 14:39

    님의 마믐씀에 고마움을 느낌니다ㅜㅠ
    빠른 시일내 저도 꼭 다녀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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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의열쇠 2017/01/09 15:34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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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21 2017/01/09 17:25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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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nz 2017/01/09 18:52

    추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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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쁜빵수니 2017/01/09 19:30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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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마른낙타 2017/01/09 20:14

    2014년 12월 말에 다녀왔습니다 제 전화기 바탕화면은 그 때 찍은 팽목항 사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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