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피의 요정

진지빨자면 탄피 하나 갖고 그런 심각한 일 안 일어남..
사격장에서 탄피 잃어버리면 중대장이 '제가 잃어버린 탄피는 확실히 탄피 입니다! 실탄이 아닙니다!' 이런 내용의 각서, 혹은 서약서 같은 것에 싸인을 함. 나중에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물론 그거 쓴 것 자체만으로 진급에 악영향을 끼치지. 근데 대부분 그런 것에 아무리 신경 많이 써도 대위에서 전역하게 되는 현실...
그런데도 탄피 하나갖고 개.지룰 발광들을 떠는 이유는 자기 진급 때문이지.
사격장 통제탑에서 통제하는 간부급은 기본 대위급 이상임. 그게 육군 법에도 해당됌. 내가 사격장 관리병이라 암.
대대급이면 니들 흔히 아는 중대장이오고 대급이면 (의무대, 헌병대, 항공대 (항공대대말고 기계화부대엔 항공대가 따로 있음)) 대위 단 작전과장이 옴.
가끔 사격장 관리일이라고 해갖고 금요일날은 원래 사격 안 하고선 사격장만 정비하는 날인데 우리 부대엔 그딴 거 거의 안 지켜졌었고 존/나게 사격 했었는데 운 좋게 사격장 정비하는 날이 돌아오면 제초같은 거 하다가 탄피 하나 찾곤 함. 존/나 오래 된 탄피임. 막 녹슬어갖고 색깔이 똥색으로 바란 것.
그거 꽁쳐놓고 있다가 우리 여단 중대장이 아무리 탄피 찾다가 찾다가 못 찾으면 난 사격장 통제탑에서 담배 한 대 후 폈다가 통제탑 올라와갖고 이젠 체념해서 사격 재개하려던 중대장한테 그런 탄피를 건냄. 그러면 그 날은 짜장면 먹는 날이여.

내가 중대 병기로 대필해서 대대 탄약반에 몇번 갔다내서 암

괜찮아 1945년 이후 순수한 아리아인은 더이상 태어나질 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