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별 병1신같은 일이라서 제목으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감도 안온다.
집에서 점심에 닭꼬치 먹다가 썰 생각나서 풀어봄.
요번에 일본여행 갔을때, 나고야에서 저녁에 혼자 야식을 먹으려고 숙소 근처 돌아다니고 있었음.
그러다 갑자기 꼬치(정확히는 쿠시카츠)가 엄청 땡겨서 근처에 꼬치집을 찾기 시작했다.
가게 찾고나니까 폰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꺼졌는데, 번역기 없으면 일본어를 읽진 못해도 말하고 들을순 있으니 괜찮다 생각하고 그냥 들어갔음.
이게 문제가 될준 몰랐다.
폰 배터리가 없어서 사진을 못찍은지라 대충 퍼왔는데, 대충 저런 가게였음. 규모는 좀더 작고.
근데 거기는 관광객보단 근처 회사원들 상대하는 곳인지, 간판이나 가게앞 메뉴판에도 영어 하나 없이 오직 일본어밖에 없더라.
그래도 대충 간판에 串 적혀있길래 꼬치파는곳이겠거니 하고 들어갔지. 점원은 사장님 내외가 전부였음.
들어가니까 손님들 거의 꽉차있었고, 대충 사람들이 이런저런 꼬치를 먹고 있었던지라 그냥 아 꼬치파는데 맞구나 하고 눈치껏 시키면 되는데
꼬치 먹을 생각에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공복 상태에서 꼬치 냄새를 맡고 미쳐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병1신같이 "아 사장님한테 여기 꼬치파는데 맞는지 물어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듬.
카운터석에 앉아있으니까 나이 지긋하신 사모님이 주문받으러 오셨음.
사모님한테 "여기 쿠시카츠 파는데 맞나요?" 하고 물어보려 하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쿠시카츠란 단어가 기억이 안남.
쪼그만한 가게에 나이드신 사장님 내외가 하는데다보니까 당연히 영어나 한국어가 통할리도 없지.
게다가 핸드폰 꺼져서 번역기도 없으니 맘은 급박하고 생각은 더 안나서 아 시1발 보디랭귀지라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듬
그래서 나는 꼬치를 표현하기 위해 왼손 두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고 오른손 검지 그거를 찔러서 꼬치를 표현했음.
일본어가 기억 안나니까 보디랭귀지하는 나 갱장해 또또캐 현명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가만보니까 내가 저꼴을 하고있었음
차이가 있다면 나는 병1신같이 꼬치먹을 생각에 실실 쪼개면서 저거 손가락을 더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거. 유게에 짤 올라오는 그거처럼.
사모님 얼굴 사색됨.
사장님 다찌쪽에서 내쪽보고 얼굴 굳음. 칼 들고있던 오른손도 같이 굳음.
바로 옆자리에 있던 직장인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나 혐오하듯이 쳐다봄.
나도 상황파악하고 굳음.
손가락도 아직 고리안에 들어간 상태로 굳음.
씨1발..
성추행으로 경찰서 끌려가거나 잘못하면 여기서 사장님한테 해체되서 꼬치구이로 인생 마감하겠구나 해서 대가리를 굴림.
한 3초쯤 두뇌 풀가동 하니까 가까스로 머릿속에서 쿠시카츠의 "쿠시" 까지 기억이 남
그래서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서 "쿠시!" "쿠시!" 라고 외치면서 손가락을 격하게 움직임.
아마 실제 발음은 "꾸쉬!!" "꾸쉬!!" 이랬겠지.
병1신같이.. 왠 젊은놈이 손가락으로 고리만든거 푹 푹 찌르면서 입으로 꾸쉬! 꾸쉬! 거리니까 사모님은 얼마나 기가 찼을까
내 살고싶다는 간절한 뜻이 전해졌는지, 다행이 사모님은 나한테 "쿠시카츠?" 하고 되물어보셨고
나는 전철타고 가다가 급똥맞은 상황에서 플랫폼 안 역 화장실을 본 것 마냥 기쁘게 "하이! 쿠시카츠! 쿠시카츠 아리마스까!" 이러면서 성공적으로 주문을 함.
그나마 거기서 쿠시라도 기억이 났으니 아직 말짱하게 유게를 하고있는거지,
그거마저 안떠올랐으면 난 지금쯤 나고야 교도서에 있었거나, 나고야 근처 바다에 공구리쳐져 있었겠지.
유게이들은 혹시 일본여행가서 핸드폰이 꺼지면 아무리 일본어를 할 줄 알아도 깝추지 말고 핸드폰을 충전하도록 하자.
그리고 가급적 꼬치집은 외국인 응대가 되는 곳으로 가자.
이거 말고도 이번 여행에서 만난 히스패닉계 친구랑 중국어로 점원 욕하다가 알고보니 점원이 중국인이라서 쫓겨난 썰도 있지만,
이게 제일 병1신같아서 올려봄.
쿠시쿠시
박제하기 좋게 글을 간추려봐
박제하기 좋게 글을 간추려봐
너무길다
이래서 항상 외국나갈때면 파파고든 구글번역기든 번역기 어플을 설치해놓고 다녀야합니다
쿠시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