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방학이네요... 부모님들이 아이와 함께 서울에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놀러 오기 좋은 시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몇 군데 추천합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준은 서울을 제외한 곳에서 이 퀄러티로 즐기기 쉽지 않은 메뉴로 선정해 봤습니다.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던 경리단길의 돈차를x
요새 지방에도 타코벨을 비롯해서 멕시칸 음식점이 많이 생겼지만 거기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 느낌이라면 이 곳은 수제햄버거처럼 수제 느낌이 잔뜩나는 멕시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입니다.
합정의 스피카나폴x
요새 지방에도 나폴리 피자 전문점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제대로 나폴리 피자 인증받은 곳이 그리 흔한 게 아니죠. 오븐은 화덕오븐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기오븐이고...
여긴 장작오븐인 데 그것만으로도 어쩌면 인상에 남을 수도 있습니다. 부x피자가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거긴 지점에 따라 퀄러티 차이가 있습니다. 제대로 만든 나폴리 피자가 어떤 느낌인지 그 기준을 정하는 데 좋을 듯 합니다.
신림 춘천x 닭갈비
간판없는 집으로 유명한 곳이죠. 올해 트렌드 중 하나가 숯불 닭갈비죠. 철판 닭갈비가 주류를 이루던 요식업계에서 이 스타일이 새롭게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적은 양과 잡내 때문에 살아남은 곳은 얼마 없죠.
춘천의 유명 가게들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고, 무엇보다 직접 구워주니 먹기 편합니다.
사당 티에리x
식사 이야기만 하니 지루하니 디저트도 추천하면 서울만큼 홍차 문화가 발전한 도시도 드물죠.
지방은 아직까지 홍차라고 하면 티백에 든 홍차가 전부인 줄 아는 분들이 있는 데 서울은 메이커별로 다양한 홍차를 즐길 수 있고, 가게마다 그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상하이에 홍차 투어를 다녀왔지만, 그 가격을 생각하면 차라리 서울에서 즐기는 게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괜찮은 홍차 전문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 중에서 이 곳은 정말 다양한 브랜드의 홍차를 구비하고 있고, 시즌별로 입맛에 맞는 홍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만일 여유가 된다면 홍차 투어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교대 미나x
역시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소바집이죠. 어쩌면 언급했던 음식점 중 가장 호불호가 나뉠 듯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소바를 제대로 하는 곳은 정말 찾기 힘듭니다.
메밀 함량을 고려하면 이게 소바라고 해야 할지, 밀가루 국수라고 해야 할 지, 애매한 곳도 있죠.
일본식 소바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면 추천합니다.
연희동의 더플x
지난 번에 어떤 분이 지방의 요식문화는 서울에 비하면 떨어진다고 이야길 했는 데, 최소한 디저트 문화는 서울이 지방 대비 우위에 있는 거 같습니다.
크림의 퀄러티, 디저트의 식감, 그리고 플레이팅...
다만 디저트 하나가 왠만한 밥값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여행왔다는 생각으로 지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방이동 봉피x
처음 먹으면 데려간 사람 멱살 잡고 싶은 그런 음식입니다. 수도권 이외에 평양냉면을 잘 하는 곳이 극히 드물고, 특히 부산에서 평양냉면은 정말 접하기 어려운 음식 중 하나죠.
아직도 많은 중노년층의 부산사람들은 평냉은 물이고, 함흥은 비빔으로 알기도 합니다.
경험삼아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육수에 무슨 짓을 해도 본인이 원하는 맛은 구연하지 못할 겁니다.
경리단길의 에클레x 바이 가루하x..
겨울에 특히 먹기 좋은 디저트죠. 기차에서 먹으면 왠지 모르게 더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림의 농후하면서도 깔끔함, 그리고 슈의 약간 씹히면서도 크림과 조화를 이룰 때의 목넘김이 괜찮습니다.
가격은 서울 디저트답게 꽤 고가입니다.
이외에도 초밥의 오마카세, 중국식 중식, 모던 한식, 수제버거, 딤섬, 다양한 커피와 홍차 문화, 그리고 독특한 디저트 가게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음식점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본인 입맛을 고려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유명해서 가 봐야 돈만 버리는 일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 지 따로 없다면 어떤 맛을 좋아하는 지-매운 맛, 짠 맛, 단 맛-를 고려해서 방문하시면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실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요식문화에 있어서는 서울이 지방보다 낫다는 전제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제대로 구현하는 곳이 서울에 좀 더 있을런지는 몰라도
마치 지방의 요식문화 자체가 서울에 비해 낙후되어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전반적인 서술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서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각 지방의 특색있는 식문화도 있고, 현지인이 아니면 잘 찾기 힘든 숨겨진 맛집도 있거든요.
저는 오히려 서울에서 식사를 하면서 지방과 다르게 실망했던 것이 있어요.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지방에 비해, 강남의 한 식당에서는 '와.. 옆테이블이랑 진짜 너무 가깝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테이블 배치에 놀란 적이 있었거든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려면 테이블 하나라도 더 들여야하고, 어떻게든 회전율을 높이려고 할 수 밖에 없겠구나..하고 넘겼던 기억이 있네요.
음...
개인적으로 확실히 서울이 지방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단연 '문화예술' 분야라고 생각해요.
전국의 몇 없는 상영관에만 걸리는 영화도 서울 어딘가에서는 볼 수 있고,
대학로를 필두로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그렇잖아요 ^^;
이런 이유로 서울에 정착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도권 가까이에서 자리잡고 살고싶어요 ㅎㅎ